불안정하고 변덕스러워도 그 나름의 매력이 넘치는 또래 친구.
친구는 그 어떤 약보다 최고의 특효약!
쿵쿵 쿵쿵쿵 작은 음악 소리에도 세희는 숨쉬기조차 힘들다. 왜 이렇게 되었는지 어른들은 알고 있지만 말해 주지 않는다. 세희가 너무 힘들어서 자신도 모르게 지운 기억이니 억지로 꺼내려 하지 말라고 한다. 그러면서 힘들면 학교를 쉬라고만 한다. 하지만 세희는 자신을 걱정하고 다정하게 불러 주던 친구들의 목소리 때문에 학교를 포기하지 못한다. 그런데 이렇게 힘들게 다니고 있는 학교에서 벌어지는 ‘썰물 게임’으로 세희는 점점 힘들어지기만 한다. 스트레스 해소용으로 시작된 썰물 게임은 어느새 차원이 다른 폭력성을 띠며 세희와 세희 반 아이들 모두를 괴롭히기 시작한다. 떠오르지 않는 기억과 싸우는 것만으로도 벅찬 세희에게 썰물 게임은 세희를 더욱더 벼랑 끝으로 내몰고, 세희는 자신이 얼마나 더 버틸지 겁이 나고 불안하기만 하다. 그 어떤 약보다 친구가 최고의 특효약이라고 믿어서 학교를 포기하지 않았던 세희의 선택은 옳은 선택이었을까?
혼자라면 힘들 것 같은 일도 누군가 옆에 있다면 해낼 수 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믿음과 용기뿐!
세희는 떠오르지 않는 기억과 싸우면서 기억이 남긴 소소한 파편들에 짓눌려 과민 반응을 하는 사람으로 평생 살게 될까 봐 두렵기만 하다. 엄마, 아빠 모두 세희를 응원했지만, 응원보다는 걱정이 더 컸다. 그런 엄마 아빠를 보며 세희는 자신이 쓸모없는 인간이라는 자책에 빠지기도 했다. 다행히 전학 온 다인과 가까워지면서 세희는 자신이 바라던 학교생활을 하게 되었다. 같이 밥을 먹고, 화장실에 가고, 하교 이후에도 연락할 친구가 있는 삶. 소소하고 별것 아닌 생활이지만, 세희가 그토록 바라던 생활을 말이다. 하지만 반에서 일어나고 있는 썰물 게임으로 이 행복도 곧 깨질 것만 같았고, 더는 학교생활을 버텨 낼 자신이 없었다. 그런데도 세희는 학교를 그만두더라도 썰물 게임의 주동자인 싸킹을 찾아서, 자신의 반을 썰물 게임 이전의 상태로 되돌린 후에 그만두리라 결심한다. 그러던 어느 날 다인이 세희에게 “만약에 너한테 무슨 일이 생기면 난 발 벗고 도울 거야. 이 학교에 전학 왔을 때 처음 사귄 친구, 내 짝, 알 수 없음으로 숨어 있지만 싸킹을 쫓는 추적자. 네가 얼마나 멋진 녀석인지 너만 모르지?”라고 한 말에 세희는 가슴이 짜르르 떨리는 전율을 느낀다. 쓸모없다고 생각한 자신이 어쩌면 정말 괜찮을 사람일 수도 있다는 긍정 신호가 마음 한구석에서부터 올라왔기 때문이다. 다인을 시작으로 더 많은 친구가 싸킹을 찾기 위해 세희와 함께했다. 혼자라면 포기할 수도 있었을지 모르지만, 이제 자신을 믿어 주고, 멋있다고 말해 주고, 함께하겠다는 친구들이 있어서 세희는 뭐든 끝까지 해낼 수 있을 것 같았다. 아니 해내고 싶었다. 세희와 친구들은 썰물 게임을 끝내고 다시 평온한 일상으로 되돌아갈 수 있을까? 또, 세희를 끝없이 괴롭히는 공황 증세도 멈추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