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탄, 포천, 〈안을 포(抱)〉
“어떤 동네는 아무것도 붙지 않는다.”
“하지만, 어떤 동네는 무언가 붙는다.”
여러분이 사는 곳을 떠올리면, 무엇을 가장 먼저 소개하게 되나요?
어떤 도시는 이름 그 자체로 소개가 필요 없습니다. 서울, 뉴욕, 런던, 파리, 도쿄…
하지만 어떤 도시는 그 뒤에 무언가를 붙여야 하죠.
[안을 포]는 포천 이동 막걸리, 이동 갈비로 유명한, 하지만 그렇게 소개해야 하는게 싫은
주인공이 다시 포천으로 돌아오면서 겪게 되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그렇게 진절머리 치며 떠나고 싶어했던 곳, 서울 이야기를 하면 항상 ‘뭐가 없는지’ 이야기하게 되는 고향.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나고 자란 곳이기도 하죠. 고향이라는 말은.
영원히 그곳에 있을 줄 알았지만 그렇지 않게 된 곳. 나의 어린 시절을 기억하고 있는 곳.
그러면서, 나를 숨막히게 하는 곳. 사람들은 자꾸 ‘더 큰 물에서 놀라’고 하고,
여기서 벗어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처럼 굽니다.
[안을 포]를 그린 란탄 작가는 [화의 방향], 네이버웹툰 단편.zip에서 [성숙의 지표], [슬리퍼 인형극] 등
다양한 작품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란탄 작가의 만화는 칸 안에서뿐 아니라 칸 밖의 우리까지 참여하면서
완성됩니다. 그 과정에서 란탄 작가의 탐구는 ‘정체성’으로 이어지죠.
자, 작가는 [안을 포]라는 질문을 던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