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은 기억이다. 우리가 공간을 떠올릴 때, 우리는 그 공간이 가지고 있는 냄새를 맡을 수 있고, 그 공간에 대한 감정을 느낄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병원이라는 공간은 확실히 불리하다. 좋은 냄새보다는 그렇지 않은 냄새가, 좋은 기억보다는 그렇지 않은 기억이 훨씬 많은 공간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그 병원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의 치장 없는 이야기들을 실제 기도문을 통해 들려주고 있다. 유쾌한 이야기보다는 아픔의 이야기들이 많고, 기쁨이라는 단어보다는 아픔이라는 단어가 절대적으로 많이 등장한다.

하지만 우리는 경험하게 될 것이다. 환우들의 한숨이, 눈물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사가 기도가 되는 순간들을.
비로소 우리는 발견하게 될 것이다.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지극히 당연한 일상들이 누군가에게는 매일 간절히 기도해야 하는 기적인 것을.

그들과 함께 기도하는 동안 우리는 ‘지금’의 가치를 깨닫게 될 것이다. 또한 그들의 기도가 어느 순간 나의 기도가 되어 그들의 간절함이 나의 간절함이 되어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그 순간이 바로 당신의 아픔이 우리의 기도가 되는, 드디어 기도가 완성되는 때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