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른들이 만든 빡센 세상에서
고민하고 분투하는 중학생들의 삶을 조명하다
우리는 중학생에 대해 어디까지 알고 어디까지 이해하고 있을까
이 책은 Part 1과 Part 2로 이루어져 있다. 그중 Part 1에서는 중학생의 삶과 문화에 대해 알아본다. 새 학기를 맞이한 중학생들이 관계의 물꼬를 트기 위해 가장 먼저 하는 것은 서로의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아이디를 묻는 일이다. 오프라인에서의 관계를 온라인에서 이어가기 위함도 있지만, 이들은 상대가 어떤 사람인지 파악하기 위해 SNS 계정을 살피기도 했다. 이를테면 SNS 계정은 남들에게 내가 어떤 사람인지 보여 주는 명함인 것이다. 나의 일상을 ‘보여 주는 것’이 유행처럼 번져 가면서, 오늘날 중학생의 관심은 자연스레 눈에 보이는 관계나 겉모습에 쏠린다.
저자가 만난 중학생들은 더 없이 솔직하고 진지하다. 끊임없이 시행착오를 경험하고,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엔 낯을 가리지 않는 모습. 학교 폭력 피해자를 돕기 위해 선뜻 힘을 보태는 모습에서 우리는 그들이 그들 나름대로 삶에 녹아들기 위해 애쓰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난해하다’고 일컬었던 중학생의 행동들은 어쩌면 기성세대가 만든 빡센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한 시도들이었는지도 모른다.
저자는 “중학생을 이해하는 것은 기성세대인 우리 자신을 이해하는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중학생과 무관하게 살아온 사람일지라도 이 시기를 저마다의 방식으로 통과해 왔기 때문이다. 이미 중학생을 지나왔거나, 지나는 중이거나, 지날 예정인 사람들에게 중학생의 이야기를 듣는 시간이 스스로를 들여다보고 이해하는 과정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중학생들만을 탓할 수는 없습니다. 중학생들이 외모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명품을 동경하게 된 데는 어른들의 세계에서 이러한 것들이 권력 관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걸 일찍이 깨달았기 때문이니까요. 중학생들이 어떤 질서를 만들어 내는지,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어떤 사람을 선망하며 닮고 싶어 하는지 등을 살펴보면서 이들이 생각하는 어른들의 세계를 짐작할 수 있는 것이죠. 바로 이것이 우리가 중학생 문화를 탐구하는 이유입니다. _본문에서
아이들을 다정하게 바라볼 수 있는 넉넉한 품은 아이들에게서 ‘완성형 인간’의 모습을 기대하는 어른들의 과도한 욕심을 내려놓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그리고 그런 따뜻한 시선으로 아이들을 바라본다면 아이들은 자신을 사랑하고 귀하게 여길 줄 아는 어른으로 성장할 것입니다. _‘글을 마치며’에서
■ “중학생 아이와 어떻게 얘기를 나눠 보면 좋을지 모르겠어요”
세대 간의 거리를 좁히는, 마음을 끄덕이게 하는 대화
Part 2에서는 학습, 정체성, 관계 맺기를 중심으로 중학생들을 살펴본다. 어린 시절부터 디지털 환경에서 자란 오늘날 중학생들은 디지털 기기로 무언가를 배우거나 타인과 관계를 맺는 일이 익숙하다. 그러나 익숙하기만 할 뿐이지 이들에겐 아직 정보를 해석하고 판단하는 능력이 부족했다. 진로와 학업과 관련해서 자신이 가고자 하는 방향이 올바른 것인지 궁금해했고, 또래 관계 안에서 소속감을 느끼고 싶지만 방법을 몰라 헤매는 경우도 있었다. 친구와 다투었을 때도 화해하는 방법을 찾기보다 상처받지 않는 데에 급급해 회피하는 방법을 찾았다. 아는 정보가 많아도 아직은 그것을 해석하거나 활용하는 것이 어려워 보였다. 부모와 교사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아이의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접근해야 할까. 아이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면 어떻게 말해야 할까. 지금 이 순간 중학생에게 필요한 어른의 역할은 무엇일까. 각 질문들을 모아 ‘교사와 부모를 위한 안내’를 장마다 제시하였다. 문제의 원인을 찾아보면서 어른으로서 우리가 갖추어야 할 태도와 마음가짐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를 통해 우리는 각 세대를 아우르는 것이 결국 공감과 소통임을 깨닫는다. 다음 세대 아이들을 위해 어떤 세상을 만들어 가야 할까. 이 책이 세대 간의 관계를 회복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