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보다 스토리텔링은 콘텐츠 현장에서 그 중요성이 강조되고는 있지만 대부분 당위적 차원의 요구 수준일뿐 그것의 구현을 위한 구체적이고 전략적인 차원의 실천적인 탐구는 부족한 분야였다. 이런 까닭에 문화콘텐츠를 전공하는 학생에게 스토리텔링에 대한 현장 중심적인 안목과 구현 가능한 실천력은 더욱 중요한 역량이 아닐 수 없다. 우리의 문제의식은 여기서 출발했다.
‘지금 이곳’ 문화콘텐츠 스토리텔링 부분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지점은 무엇인가, 그것을 실현하기 위한 전략은 무엇인가를 실천적으로 탐구해보기로 한 것이다. 최근 콘텐츠 업계의 가장 중요한 화두인 IP(Intellectual Property)에 주목하고 그것의 효과적인 구현 전략을 사례 중심으로 탐구하고 싶었다. 이런 맥락에서 웹툰을 기반으로 한 원천 IP 개발, 평가 기준, 콘텐츠의 가치를 극대화하고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을 구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론으로서의 전환(adaptation)에 주목했다. 비교적 최근 웹툰의 원천 IP를 발굴하여 대중성을 검증하고, 거점 콘텐츠로 전환하여 성공한 작품들을 학생 스스로 선별하고, 원천 IP로서의 가치를 탐구한 후, 양질의 원천 IP를 선별하는 기준을 나름 모색해보고, 전환 사례를 중심으로 그것의 핵심 전략을 분석해보기 위한 것이었다. 성공적인 분석이라면 그 자체로 훌륭한 성취가 될 것이고 그렇지 못하다면 소중한 경험이 될 수 있다는 믿음으로, 비록 거칠고 무모할지라도 도전해보기로 한 것이다.
최근 OTT의 급부상으로 인하여 한국 콘텐츠에 대한 주목과 주목 이상의 성취에 모두들 환호하고 있다. 문제는 그것을 지속가능한 형태로 시스템화할 수 있을 때 콘텐츠로서의 기대하는 성과를 거둘 수 있으며, 그것이 지속될 수 있을 때 우리는 비로소 차별적인 문화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다. 한류를 이야기하지만 그것의 개념이나 실체가 무엇인지, 어디를 지향해야 되는지 쉽게 이야기하지 못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문화 앞에 국가명을 붙이는 것은 그 기저에 국가중심적인 인정투쟁이 있다는 비판을 굳이 하지 않더라도, 한류를 통해 우리는 어떤 문화를 이야기할 수 있는지 반드시 되물어야 할 것이다. 백보 양보하더라도 콘텐츠 연구자로서 우려스러운 것은 기대를 부풀리며 성과에는 환호하지만 어떻게 해야 그것을 성취할 수 있는지에 대한 실천적 탐구가 매우 부족하다는 점이다. 각종 보고서나 언론 보도만 보아도 그것들의 경제적 효과를 강조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을 뿐, 그것의 성공 요인이 무엇이며, 앞으로 어떻게 그 성과를 이어가며 확장해갈 것인지, 어떻게 지속 가능한 형태로 만들지는 누구도 언급하지 않는다. 같은 맥락에서 콘텐츠의 글로벌 경쟁으로 인하여 콘텐츠 제작이 요구하는 엄청난 자본에도 불구하고, 콘텐츠의 근간이라는 스토리텔링에 대한 섬세하고 전략적인 접근이 없다는 것은 늘 모래 위에 집을 짓는 것과 같이 우려되는 지점이다. 이런 맥락에서 이 책의 시도와 성취는 주목되어야 할 것이다. 이 책의 성취 그 자체로서도 의미가 있겠지만 그것이 스토리텔링에 대한 구체적이고 전략적인 접근을 위한 출발로서의 의미도 결코 놓치지 말아야 할 부분이다.
콘텐츠는 매우 다양한 역량이 결집되어 수많은 변수를 극복할 수 있을 때 성공 가능하다는 점에서 섣불리 이야기할 수 없다. 같은 이유로 콘텐츠 스토리텔링의 성공 요인을 분석하여 전략적 시사점을 도출하는 일은 더욱 어려울 수밖에 없다. 그래서 스토리텔링을 전칭(全稱)하여 논의하는 것은 어리석거나 무모하다. 이 책에서는 해당 콘텐츠의 스토리텔링 전략 전체를 언급하는 유혹을 떨치고 원천 IP로서의 가치, 선별 기준, 전환 전략을 스토리텔링 관점에서 바라보려 노력했다. 스토리텔링 전체를 규명하려는 시도보다 구체화된 접근이며 예각화한 시도라 평가할 수 있다.(서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