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그냥 달리기도 아니고 ‘천천히’ 달리기일까?
100년 건강은 몸의 산소 사용 능력에 달렸다!
쉽게 지치지 않고 오래도록 활력을 유지하는 몸을 만들기 위해서는 심폐지구력을 키우는 것이 필수적이다. 심폐지구력은 우리 몸이 얼마나 더 많은 산소를 얼마나 오래 사용할 수 있는지에 따라 좌우된다. 즉, 산소를 사용하는 능력이 곧 체력의 지표라고 말할 수 있다. 100년 가는 체력을 갖기 위해서는 몸 안에 산소를 더 많이 유입시키고 받아들인 산소를 잘 쓸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핵심이다.
천천히 달리기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러닝과 달리 옆 사람과 대화를 나눌 수 있을 정도로 아주 느리고 편안한 강도의 운동이다. 산소를 사용하는 유산소 운동 중에서도 특히 이렇게 낮은 강도의 운동을 할 때 몸은 산소를 사용할 시간적인 여유를 갖게 된다. 몸에 산소가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산소를 사용하는 능력이 증진된다.
그렇다면 만약 우리 몸이 산소를 충분히 사용하지 못하면 어떻게 될까? 유산소 운동을 할 때 우리의 몸은 지방과 탄수화물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데, 산소를 충분히 사용하지 못하면 탄수화물에서만 급하게 에너지를 얻게 된다. 탄수화물은 몸속 주요 기관들의 주된 에너지원이기 때문에 이를 과하게 사용하면 몸이 금세 지치고 면역력이 약해질 수 있으며 지방을 태우는 양도 상대적으로 줄어든다. 또한, 몸에 산소가 충분하지 않은 저산소 환경에서는 악성 종양의 성장과 확산이 촉진되기도 한다. 특히 암은 산소가 없을수록 활발해지는 세포이기 때문에 암 등의 질병을 억제하기 위해서도 산소를 잘 사용하는 몸을 만드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거북이처럼 장수하는 비결은 무엇일까?
그 해답은 천천히 뛰는 심장에 있다!
몸을 움직이지 않고 편안히 누워있을 때의 심장 박동 수를 안정 시 심박수라고 한다. 분당 안정 시 심박수가 180~350회인 토끼의 평균 수명은 10년이고, 60~80회인 인간의 평균 수명은 83년이다. 이에 비해 1분에 20회가량 심장이 뛰는 거북이는 평균 수명이 100년이다. 거북이 중에서도 170년에 달하는 수명으로 유독 장수하는 종이라고 알려진 갈라파고스 거북이는 분당 심박수가 6회밖에 되지 않는다.
이 책에서 저자가 말하는 천천히 달리기의 가장 큰 효과는 바로 심장의 강화이다. 심장의 크기가 커지면 심장이 한 번 뛸 때마다 더 많은 양의 혈액을 몸에 공급할 수 있어 불필요하게 빨리 뛸 필요가 없어진다. 또한, 전신에 산소가 빠르게 공급되기 때문에 강도 높은 신체 활동을 하더라도 금세 안정된 심박수로 돌아올 수 있고 체력 회복에 걸리는 시간도 줄어든다. 실제로 지구력 훈련이 잘된 선수들의 경우에는 안정 시 심박수가 약 40회 정도로 일반인에 비해 낮다. 천천히 달리기를 통한 심장의 강화는 심장 건강과 직결되는 심혈관계 질환의 예방에 도움을 주는 것은 물론, 앞서 이야기한 거북이의 예시처럼 오래도록 건강한 삶을 살 수 있게 해 준다.
일상의 활력과 여유,
건강한 몸과 마음을 위한
천천히 달리기 처방전
피로 감소, 체중 조절, 심장 강화, 정신 건강 증진 등의 이로운 효과에도 불구하고 천천히 달리기라는 저강도 유산소 운동법은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힘들지 않으면 운동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편견도 이에 한몫한다. 그러나 실내에서 앉아 있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많아 약해진 대다수 현대인의 몸에 갑작스러운 고강도의 운동은 건강상의 부담을 줄 뿐만 아니라 운동 의욕을 빠르게 상실하게 만드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관절이 약하거나 질환이 있는 사람, 근력 운동을 주로 해 왔기 때문에 유산소 운동이 낯선 사람에게도 마찬가지이다.
이 책은 천천히 달리기를 처음 접하는 이들에게 운동생리학적 연구 및 분석과 다양한 건강 상태의 사람들이 직접 경험한 바를 정리한 임상적 결과를 통해 천천히 달리기의 효과를 쉽게 설명한다. 이와 더불어 내 몸에 꼭 맞는 속도로 부담 없이 천천히 달리기를 시작할 수 있도록 운동 강도와 패턴을 설정하는 방법은 물론, 올바른 자세, 팁과 주의사항까지 상세하고 친절하게 알려 준다. 또한, 발-발목-무릎-고관절-코어에 이르기까지 달리기에 사용되는 근육들이 다치지 않도록 달리기 전후로 활용도가 높은 여러 맨손 운동을 동작 사진과 함께 수록하여 독자의 편의를 높였다.
건강은 최고의 자산이다. 내 몸에 맞지 않는 운동은 나를 힘들게 하지만 내 몸에 딱 맞춘 운동은 새로운 인생을 여는 활력소가 된다. 더 많은 이들이 천천히 달리기를 만나 질병 없이 오래도록 몸과 마음이 건강한 삶을 살게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