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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부터 있는 아름다움

여기서부터 있는 아름다움

  • 박용하
  • |
  • 달아실
  • |
  • 2023-01-31 출간
  • |
  • 108페이지
  • |
  • 144 X 210mm
  • |
  • ISBN 9791191668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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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인문과 철학을 담고 있는 최초의 동시집
- 박용하 동시집 『여기서부터 있는 아름다움』

박용하 시인이 등단 34년 만에 첫 동시집(『여기서부터 있는 아름다움』)을 펴냈다.

이번에 나온 박용하 시인의 『여기서부터 있는 아름다움』은 기존의 동시집과는 여러 면에서 기존의 통념을 깬 동시집이다. 동시집에 들어가는 천편일률적인 삽화 대신 시인 자신이 폴더폰으로 직접 찍은 사진을 실었고, 동심(童心)을 살피기보다 오히려 인문적이고 철학적인 시선을 함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우리나라 동시사(童詩史)에 유례를 찾기 힘든, 유니크한 동시집이라고 하겠다.

박용하 시인은 이번 동시집에 대해 “마흔이 넘어 하나 둘 쓰기 시작한 것을 이제야 한 권의 시집으로 묶게 되었다. 사진이 마땅한 게 없어 빼놓은 시편도 여럿 된다”며 “어른들은 누구나 다 처음엔 어린아이(생텍쥐페리, 『어린왕자』)”였던 것처럼 “내 속에 남아 있는 아이에게 말을 걸듯이 언젠가 나 같은 어른들에게 말 거는 동시를 써 보고 싶었다”고 밝혔다.

동시집에 삽화 대신 사진을 넣은 것에 대해서는 이렇게 얘기했다.

“우선 내 동시와 만나 시너지 효과를 내는 삽화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한 가지 이유가 되겠고, 일이 이렇게 되려고 그랬는지 후배가 택배로 폰을 보내온 게 결정적인 이유라면 이유겠다. 나는 시계 차는 것만 거추장스러워하는 게 아니라 반지 끼는 걸 싫어하고, 겨울날 목도리 두르는 것도 성가셔 해 그 폰이 폴더폰이 아닌 스마트폰이었으면 거추장스러워 누구한테 줬던가 아니면 서랍에 처박았지 싶다. 사진은 일부를 빼곤 우리 집 처마에 둥지를 튼 제비, 11년째 같이 살고 있는 반려견 동동이, 수시로 팔려 가는 이웃집 개들, 산책길에서 만나는 풀과 나무와 꽃과 머리카락 위의 하늘과 구름처럼 내 생활 근처에서 찍은 것들이 대부분이다. 우리가 순간순간 마주하는 모든 순간은 삶의 순간처럼 영영 다시 돌아오지 않기에 영원의 순간이고, (이제는 누구나 하는 흔한 일이긴 하지만) 사진을 찍는다는 건 영원의 순간/순간의 영원을 찍는 것이라고 봐야 한다. 내가 풍경과 사물에게 말 걸 수 있듯이 풍경과 사물도 나에게 말을 걸어온다. 세계와 우주가 지천에 널려 있다. 세계와 우주가 우리를 뒤덮고 있다.”

지금까지 써온 박용하의 시는 불편하다. 그 불편함을 견뎌내면 마침내 이 불순하고 불온한 세상을 통찰하게 된다. 그가 세상에 처음으로 내놓는 이번 동시집도 그만의 시선과 호흡으로 개성 강한 시세계를 구현한다. 어떤 이에게는 박용하의 시만큼이나 읽기에 불편할 수도 있겠다.

사자는
누 잡아먹고

늑대는
순록 잡아먹고

호랑이는
사슴 잡아먹고

잡아먹히는
누와 순록과 사슴은
풀 뜯어먹고

나중에 모두
풀 위로 쓰러진다
- 「풀」 전문

참새는 아름답다
참새는 아름다운 새다
이 흔한 새가 아름다운 새라고
말하기까지 육십 년이 걸렸다

참새는 솔개처럼 날지 않아서 아름답고
갈매기처럼 날지 않아서 또 아름답다

참새의 비행술-
숱한 새들이 따라 하지 못한다

참새가 인간의 눈에 아름답게 보인다
작은 새가 아름답다
-「육십 세」 전문

하품은
거품이 없다

하품은 하품이다

누가 하품에 거품을 넣는단 말인가
- 「하품과 거품」 전문


누구도 눈길 줄 것 같지 않은 골목길 한쪽 구석에 엉덩이 반쯤 치켜들고 흙 속에 얼굴 파묻은 돌멩이 곁에 노란 민들레와 흰 민들레가 사이좋게 꽃을 터트리고 있다. 그 곁에서 고양이는 낮잠을 오므린다.
- 「골목길」 전문


엄마 잃은 아이는
어떻게 살까

아빠 잃은 아이는
어떻게 살까

둘 다 잃은 아이는
어떻게 살까
- 「저녁」 전문

구름바다에 비행기 떠간다
구름바다에 눈동자 떠간다

구름의 일은
구름의 일

인간의 일은
인간의 일

구름은
구름 아래의 일을 모른다
- 「구름」 전문


고양이와 잘 지내는 사람을
신기한 마음으로 바라본다

나는 고양이보다는 개여서 그런지
길고양이에게 밥 주는 사람을 놀라운 심장으로 대한다

그들은 똑같은 사람인데 나와는 전혀 다른 사람이어서
십 초라도 나를 생각하게 만든다
나를 더듬게 한다

파충류와 동고동락하는 사람도 있지
생긴 게 그렇지
인간처럼 거짓말을 합니까
배신을 때립니까
그러면서
여러 마리가 몸을 감고 있는데도 태연히 독서를 하는 그 사람

돼지와 한 방에서 지내는 사람도 있지
그건 차라리 시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

제자리서 점프해 담장 위를 훌쩍 뛰어오르거나
날아오르는 참새를 공중에서 낚아채는 광경도 가끔 목격한다

고양이는 이미 신비
꼬리와 털과 걸음걸이에 들어 있는 신비가 백이라면
그 눈동자에 들어 있는 신비는 이백

동물한테 함부로 안 하는 사람은
사람한테도 함부로 안 한다
사실일까?

사람한테 함부로 안 하는 사람은
동물한테도 함부로 안 한다
진실일까?

동물이 식물이라면
식물은 동물이었고
인간은 동식물이었다

고양이의 세계에서 고양이와의 세계로
돌멩이의 우주에서 돌멩이와의 우주로
개의 나라에서 개와의 나라로
- 「동물의 힘」 전문

여기서부터 있는 울음소리
여기서부터 있는 개 울음소리
여기서부터 있는 슬픔
여기서부터 있는 근심 걱정과 두려움
여기서부터 있는 공포와 불안
여기서부터 있는 나무와 땅
여기서부터 있는 행성
여기서부터 있는 숙제
여기서부터 있는 해와 달과 별
여기서부터 있는 죽음
여기서부터 있는 고양이와 참새의 죽음
여기서부터 있는 여행
여기서부터 있는 노래

여기서부터 있는 아름다움
여기서부터 있는 지금 이 순간의 아름다움

여기서부터 있는 유한
여기서부터 있는 무한
- 「여기서부터」 전문

동시집에 실린 시편들 중 몇 편만 살펴봐도 동시에 관한 그 동안의 통념을 여지없이 깨고 있다. 어쩌면 동심(童心)이 과연 무엇인가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는 것일 수도 있고, 또 어쩌면 그동안 우리가 구축한 어른의 세계에 균열을 내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이 독특하고 새로운 형식과 내용을 담은 동시집이 과연 어떤 파문과 파장을 일으키게 될지 사뭇 궁금하다.

목차

여는 시


시인의 말

1부. 공중을 헤엄치며

제비꽃
부추꽃
돌과 나
제비
팔월의 나팔꽃
호박꽃
우리는
공중 파도
소속
구름
오월 열하루
봄날
너와 나
죽은 새의 깃털이 바람에 날린다
육십 세

2부. 개 있는 인생
골목
동동이
개 있는 인생
강아지의 힘
동물의 힘
하품과 거품
2미터
대낮
망고
골목길
감정의 동물

3부. 누가 입김을 밟고 갔나요
저녁
첫 기차
옛집
밤눈
얼굴
먹었다오
마음
한 아이는
돈과 돌
인간의 손길
밤 오월

4부. 하늘바다
파도와 나
바다
동해
헬리콥터
거울
하늘
쉬운 숙제
문명교본
이사

새로 여는 시
여기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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