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시대의 절약
요즘 시대에 저축이란 스마트폰 금융 앱을 통해 터치 몇 번만 하면 가입할 수 있는 간단한 재테크 방법이다. 나 같은 X세대가 어릴 때 처음 마주했던 저축과는 약간 다르다. 어렸을 때 저축의 시작은 돼지저금통에 동전을 넣는 것이었다. 하루하루 돼지저금통에 동전을 넣는 순간이면 신났고, 매일 돼지를 흔들어볼 때마다 묵직해지는 기분도 흐뭇했다. 돼지저금통이 마침내 동전으로 가득 차는 날이 오면 의기양양한 표정을 지으며 돼지저금통을 들고 집 근처 은행에 갔다.
─ 본문 중에서
과거에는 저축하기 위해선 돼지저금통이 가득 찰 때까지 차곡차곡 모은 뒤 은행에 직접 가야 가능했지만 요새 저축은 다르다. 스마트폰 터치만으로 금융 앱을 이용해 가능할 만큼 아주 손쉽지만, 동시에 저축에 성공하기가 힘들어졌다. 언제 어디서든 유혹에 흔들릴 순간이 생길 때마다 손쉽게 해지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절약은 저축과는 또 다르다. ‘저축 통장 해지’라는 유혹에 매번 실험당하는 마당에, 절약하기는 더 힘들어진 것이다. 재미를 얻을 거리는 널려 있지만, 취향을 충족해줄 거리는 많고 많지만, 그 재미와 취향을 얻기 위해서는 돈을 써야만 하는 시대다. 게다가 돈을 벌러 직장에 나가지만 사회생활을 해야 하고, 사람도 만나야 하는 와중에 돈을 절약하기란 쉽지 않다. 돈을 절약하기 위해선 귀찮거나 불편하거나, 둘 중 하나라도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절약해야 저축을 할 텐데, 저축의 단계까지 가기도 만만치가 않다.
돈은 모으고 싶은데 돈이 모이지 않는 인생들을 위한 ‘한달살이’ 탈출기!
그러나 적은 월급으로 한 달 벌어 한 달 먹고사는 ‘한달살이’ 인생, 조기 은퇴를 목표로 살고 심지어는 그 목표를 달성하는 ‘파이어족’까지 있는 마당에, 더 이상 이렇게 한 달 살다가 죽을 것처럼 돈에 쫓기며 살 수만은 없다. 그렇다면 무엇부터 해야 할까? 경제 유튜버의 영상 보기? 모두가 전망이 좋다는 회사 주식에 뛰어들기? 그것도 아니면 복권이나 부동산 투자? 아니면 지옥의 N잡러가 되어야 하는 걸까? 우선 이 월급으로는 부자가 되기엔 글렀으니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부터 때려치워야 할 것 같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지금까지 얘기한 그 무엇도 정답이 아니다.
부동산, 주식, N잡 등 모두 돈을 벌기 위한 중요한 재테크이지만 당장 돈부터 모아야 하는 우리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다름 아닌 ‘절약’이다. 가장 쉬워 보이지만 사실은 가장 어려운 일이다. 우리는 모여 있는 돈을 쓰는 일엔 자신 있지만, 돈을 모으는 일엔 영 자신도 없고 흥미까지 없기 때문이다.
이 책은 아무리 모아도 부자가 될 수 없을 것 같은 월급으로, 왜 굳이 ‘절약’해야 하는지 얘기해주고 있다. 그 이야기가 60일, 두 달 동안 100만 원을 모을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 당장 부자가 될 수 있는 방법은 세상에 없다. 그렇지만 부자가 되는 첫걸음을 뗄 수는 있다. 이 책은 두 달 동안 60가지의 이야기를 통해 확실한 절약 습관을 만들어줄 것이다.
행복하기 위한 ‘안전판’을 만드는 일
의식주 비용처럼 꼭 써야 할 곳에는 당연히 써야 한다. 하지만 나도 모르는 사이에 자본주의의 노예가 됐다면 곤란하다. 자본주의에 끌려갈 게 아니라 삶을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어야 한다. 우리가 아끼고 불편을 감수하며 돈을 모으려는 것은 행복하기 위해서다. 우리의 목표는 적당한 수준에서 잘 모아서 나와 가족, 친구가 함께 행복을 지킬 수 있는 안전판을 만드는 것이어야 한다. 이를 위한 첫걸음이 바로 이 책의 60일, 두 달간 100만 원 목돈 만들기 챌린지라는 것을 꼭 염두에 두자.
─ 본문 중에서
우리가 ‘파이어족’과 같은 삶을 꿈꾸게 된 데는 별다를 게 없다. 절약은 돈에 얽매이는 일처럼 보이지만 반대로 돈에 얽매이고 싶지 않기 때문에 시작하는 일이다. 언제 잘릴지 모르는 불안한 마음으로 계속 회사에 다니거나, 억울한 일을 당해도 생활비 걱정으로 직장을 그만두고 나오지 못하는 일들에 얽매이고 싶지 않기 때문에, 우리는 돈에서 해방되기를 원한다. 결국 우리가 재테크에 바라는 것은 나의 ‘행복’을 지켜주는 일일지도 모르겠다. 돈이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이 사회에서 나의 ‘안전판’을 만드는 것. 재테크를 도전할 수 있도록 절약 습관 만들기를 함께 시작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