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의 아름다움은 삶의 의지에 있다.
품위 있는 존재감, 나무의 방식
“강력한 생장, 품위 있는 존재감, 강렬한 형태, 주변에 내뿜는 힘찬 기운이 참나무의 모든 힘을 보여준다. 참나무는 의지력을 내뿜는다. 바람은 그 의지력을 몸으로 감지하고 저절로 허리를 숙인다. 흔들리는 참나무잎의 속삭임에는, 보리수의 부드러운 울림, 자작나무의 대담한 바스락거림, 너도밤나무의 시끄러운 포효가 없다. 참나무는 무언의 언어로, 존재하려는 강렬한 욕망과 무조건적인 삶의 의지를 이야기한다. 쇼펜하우어에 따르면, 모든 사물, 모든 풀, 모든 꽃, 모든 돌에 삶의 의지가 깃들어 있다. 참나무에서 그 의지가 가장 명료하게 드러나는 것 같다. 수백 살이 된 우람한 참나무보다 더 강렬하고 단호한 것이 또 있을까? 강렬한 기운이 원래의 윤곽을 훌쩍 넘어 주변을 결정한다. 삶에 대한 무조건적인 ‘긍정’! 이 나무는 살기 위해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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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버드나무종은 한 가지 공통점을 갖는다. 누구도 그들에게서 삶을 빼앗을 수 없다. 강력한 생명력과 채워지지 않은 삶의 욕구로, 버드나무는 우연히 땅에 꽂힌 가지에서도 뿌리가 생겨 새로운 나무가 된다. 강풍에 뿌리가 뽑힌 버드나무조차 수관에서 다시 뿌리가 나와 새롭게 시작할 수 있다. 버드나무는 결코 삶을 포기하지 않는다.”
이 책은 나무를 배우고 따라하고 교훈을 찾는 책이 아니라 나무의 아름다움과 생명의 의지를 발견하고 사랑하며 경탄하게 하는 책이다. 우리 눈에 비슷비슷해 보이는 나무들이 실은 얼마나 다채롭고 독특한 이야기를 품고 있는지, 나무의 아름다움은 꽃의 아름다움과 어떻게 다른지, 그저 평온해보이지만 나무가 자신을 지키고 주어진 수명을 다하기 위해 얼마나 치열하게 분투하는지 발견하고 감탄하게 된다. 또한 어떤 나무는 우리를 쉬게 하고, 어떤 나무는 영감을 주고, 어떤 나무는 기도하게 하는, 그 나무를 그 나무이게 하는 저마다 다른 가치와 존재감은 어디에서 오는 것인지, 느끼고 음미하는 책이다. 이 책이 들려주는 나무의 세계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우리는 생명이 있는 모든 존재에 대한 경외와 어떤 삶이든 어떤 방식이든 애쓰며 분투하는 모든 삶의 의지에 대한 고귀함이 우리 내면에 조용히 밀려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