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위기는 변화의 씨앗을 내포하고 있다”
또다시 찾아온 경제 위기에 맞서기 위한 ‘버블의 역사’라는 거울
되풀이되는 경제 상황과 소름 돋게 닮은 ‘글로벌 금융 위기’ 분석서2020년 팬데믹 이후 2022년까지 이어진 인플레이션과 이에 따른 금리 인상으로 부동산과 금융시장은 침체되었고, 많은 국내외 기관이 2023년 국내 경제 전망을 비관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특히, 전문가들은 규모가 커진 부동산 PF 시장의 부실이 야기할 금융기관 건전성 악화가 경제 시스템의 연쇄적 붕괴로 이어질 리스크를 경계하고 있다. 다양한 요인으로 국내 경제 침체가 장기화될 것이 우려되는 가운데, 고금리와 부동산 가치 하락, 금융 시장의 불안정성 등 지금의 상황이 2008년의 글로벌 금융 위기와 흡사하다고 주장하는 전문가들도 등장하고 있다. 국내 상황뿐만 아니라 미국 부동산 시장도 급등 끝에 하락세로 전환되어 이 책의 저자인 로버트 실러 교수는 2008년 사태와의 유사성을 생각해 부동산 가격 폭락을 우려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로버트 쉴러 교수의 《버블 경제학》(원제:The Subprime Solution)은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가 본격화되기 직전에 출간되었던, 2007년 미국 주택시장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에 대한 분석서이다. 저자는 당시 서브프라임 위기의 원인으로 지적되었던, 주택대출업체들의 부정직함, 금융기관들의 탐욕,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오판 등은 위기의 근본적인 원인이 아니라고 지적한다. 서브프라임 위기는 부동산 시장의 버블에서 기인한 사건이고, 버블의 원인으로 지목받아 온 이런 요인들은 사실 버블의 결과라는 것이 쉴러 교수의 주장이다. 이 책은 서브프라임 사태라는 현황에 대한 이와 같은 분석들을 토대로, 버블의 근본적인 원인을 파악하고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저자는 “현재 우리 경제는 침몰하고 있다. 우리는 무엇보다 이 위기에서 한시라도 빨리 벗어나야 한다”고 이야기하면서도, 경제 위기 속에 숨은 변화의 기회를 붙잡아 궁극적으로는 금융 민주주의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쉴러 교수가 제시하는 장단기 대책들 속에 담긴 생각들은, 다시금 반복되고 있는 경제 위기 상황을 헤쳐 나가는 데 유효한 통찰이 되어줄 것이다.
“다가올 그 기회를 잘 활용해야 할 것이다”
경제 위기 예측의 전문가
‘닥터 둠’ 김영익 교수 추천사 수록
과거와 유사한 경제 위기의 도래에 발맞춰 출간하는 《버블 경제학》 개정판에는 서강대 경제대학원 김영익 교수의 추천의 글이 수록되었다. 경제 위기 예측과 관련한 이론들로 한국의 ‘닥터 둠’으로 불리는 김영익 교수는 이번 책의 추천사에서 한국과 미국의 채권, 주식, 부동산 시장에서 버블이 어떻게 발생하고 붕괴하였는지를 분석하고 있다. 과거 부의 격차를 확대시켰던 버블이 다시 시장에서 붕괴하기 시작하였다. 김영익 교수는 이 위기를 로버트 쉴러 교수가 이야기하는 ‘금융 민주주의’로 나아갈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부의 기회를 놓치지 않는 법
경제 위기를 넘어 모두를 위한 금융의 시대로
“낙관적인 시각이 팽배해 있는 상황에서 사람들은 반락 가능성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방법을 모색하기보다, 호황인 경제 상황을 온전히 이용할 방법을 찾는 경향이 있다.”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지 않을 것이라는 신화적인 믿음은 사람들이 부동산 버블의 위험에서 눈을 돌리고 ‘눈부신’ 미래에 모든 걸 걸도록 만들었다. 글로벌 금융 위기의 시작점이었던 부동산 버블의 붕괴, 그리고 그 근저에 뿌리내린 이러한 낙관적인 믿음은 미완성된 금융 인프라에서 기인한 비극이었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지금, 금리 인상과 부동산 가치 하락, 그리고 이로 인한 금융 시장의 불안정 등 우리 사회는 다시금 경제 위기의 목전에 서 있다. 과거의 역경이 마련해준 기반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금융은 아직 충분히 준비되지 않았다.
5장과 6장에 걸쳐 저자가 제시하는 방안들은 분명 과거에 일어난 경제 위기에 대한 대책이다. 당시의 상황과 비교하면 미국은 모기지 관련 파생상품의 규모가 감소하였고, 국내는 은행들의 금융 기반이 안정되었기 때문에 과거 글로벌 금융 위기 수준의 사태가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존재한다. 그러나 쉴러 교수가 제시하는 장기적 대책들이 목표로 삼는 ‘금융 민주주의’는 아직도 먼 이야기이다. 저자가 이야기한 것처럼 우리는 부자를 탄생시킨 ‘금융’이라는 기술을 벌하기보다, 금융이 모두를 부자로 만들어줄 수단이 되도록 만들어 나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