톨스토이는 자신에게 물었다
나는 누구이며,
내 삶의 목적은 무엇인가?
예수의 삶은 누구나 알고 있다. 하지만 예수가 어떤 가르침을 남겼고, 우리에게 어떤 의미일까? 《톨스토이의 예수》(원제 The gospel in brief)는 세계적인 문호 톨스토이가 예수의 가르침을 이야기체로 엮은 책이다.
세계적인 작가로 명성을 얻고 있던 톨스토이는 자신에게 물었다. 나는 누구이며, 내 삶의 목적은 무엇인가? 나라는 존재는 원자들의 우연한 결합에 불과할까? 그렇다면 나는 아무 의미 없이, 나고 죽는 존재에 불과할 뿐이다. 그런 톨스토이에게 길을 열어준 것은 예수였다.
톨스토이는 해답을 성경 안에서 찾았다. 4대 복음서인 마태복음, 마가복음, 누가복음, 요한복음을 거듭 읽으며 예수님의 가르침이 지닌 진정한 의미와 소중함을 깨달았다.
“이 책이 복음서를 성령이 보내신 신성한 책으로 삼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것들을 단순히 종교 문학의 역사적 기념물로만 여기는 것도 아니라는 사실을 잊지 말기 바란다. 복음서의 신학적, 역사적 의미에 대해서는 나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 다만 그것들과 다른 관점에서 읽어야 한다. 이 시대의 학식 있는 사람들이 흔히 갖는 신학적, 역사적 견해나 그 외에 그가 전혀 동조하지 않는 견해들에 의해 오도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기 때문이다. 나는 기독교 정신을 순수한 계시로 보거나 단순한 역사의 한 대목으로 보지 않는다. 내가 생각하는 기독교의 교리는 삶에 의미를 부여하는 가르침이다.”
삶의 깨달음을 얻는 사람은
그 믿음을 통해 빛과 같아지는
기회를 얻는다
이 책은 톨스토이의 정신적인 방황과 함께 사회적 배경과도 맞물려 있다. 톨스토이는 위선에 찬 러시아 귀족사회와 기성 종교에 회의를 느껴 초기 기독교 사상에 몰두했다. 그 안에서 발견한 것은 물질에 집착하는 삶이나 율법에 얽매이는 종교가 아니라 예수가 그토록 강조한 ‘사랑’이었다. 이것은 4대 복음서 전체를 관통하는 정신이기도 하다. 사랑만이 모든 것을 한데 포용할 수 있으며, 사랑을 잃어버린 교회를 허울에 불과하다고 보았다.
이런 깨달음은 톨스토이의 작품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전쟁과 평화》 《안나 카레니나》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으나 정신적 방황에 시달리던 톨스토이는 성경을 읽으며 예수가 세상에 남긴 가르침을 되새겼고, 이 깨달음은 이후 《부활》과 《이반 일리치의 죽음》 등의 작품에 녹아 있다. 특히 《부활》에서 당대 러시아의 불합리한 사회 구조에 비판하면서도 악이나 죄에서 우리를 끌어올려 주는 것은 ‘부활’ 같은 사랑이며, 우리가 추구해야 할 가장 높은 행복 역시 사랑이라고 보았다.
이처럼 톨스토이는 이러한 개인적 깨달음을 세계적인 소설로 승화했으며, 예수가 이 세상에 남긴 가르침의 의미를 누구보다 고민하고 절실하게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가 찾은 예수의 가르침은 지금 우리가 잊고 있던 진정한 삶의 의미이기도 할 것이다. 그래서 《톨스토이의 예수》는 단지 예수의 가르침에 그치지 않고, 나는 누구이며,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지 우리 자신에게 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