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난 도일이 창조한 희대의 캐릭터, 셜록 홈스
상상을 초월하는 그만의 압도적 추리세계
이렇다 할 과학적인 수사마저도 존재하지 않았던 1800년대, 의사였던 코난 도일은 마치 자신이 탐정이라도 된 것처럼 치밀하게 차곡차곡 증거를 수집해가며 누명을 쓴 한 사람을 변호해 판사가 무죄를 선고할 수밖에 없게끔 만들기도 했던 보기 드문 인물이었다.
이랬던 도일이, 감히 평범한 사람은 범접할 수 없는 차원의 그야말로 상상을 뛰어넘는 수준의 관찰력과, 주변 인물과 상황을 철두철미하게 파악하고 이성과 감성까지 철저히 조절해가며 그 이상을 바랄 수 있을까 싶을 정도의 냉철하기 그지없는 판단력을 겸비한 셜록 홈스라는, 한마디로 ‘명탐정의 대명사’를 탄생시킨 것은, 어쩌면 도일 자신이 그 같은 희대의 명탐정이 되어 당시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천태만상의 사건들을 유쾌 통쾌 상쾌하게 해결하고픈 갈망이 무척이나 컸기 때문이리라.
코난 도일의 탐정이라는 직업에 대한 이러한 엄청난 관심과 열의는, 급기야 오직 탐정 생활이 인생의 전부라 할, 그러면서도 너무나 매혹적이고 매력적인 아우라를 지닌 셜록 홈스라는 캐릭터를 완성시키기에 이르렀다. 셜록 홈스는 1887년에 등장한 이래 10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단 한 번의 흔들림도 없이 세계 최고의 명탐정으로서 그 이름을 떨치고 있다. 추리소설 마니아가 아니더라도 [셜록 홈스]는 어른 아이 구분할 것 없이 누구나 함께 즐기는 명작으로 세계인의 변함없는 사랑을 받고 있다.
런던 베이커 가 221B가에서 평생을 독신으로 살았고 23년간 탐정생활을 하면서 아무리 많은 돈을 조건으로 사건을 의뢰해 오더라도 내용이 시시하면 냉정하게 거절한 뼛속까지 사설탐정인 홈스, 자신의 친구이자 조수인 왓슨의 슬리퍼만 보고도 그가 감기에 걸렸음을 증명해내는 천재탐정 홈스. “관찰과 추리로 어떤 비밀이라도 밝혀낼 수 있다”는 그는 베일에 싸인 어떤 범죄라도 관찰과 추리로 해결할 수 있으며 세계의 어떤 비밀조차도 이성과 논리로 모두 벗겨낼 수 있다고 단언한다.
그러면서도 투철한 비판의식과 뜨거운 정의감, 따뜻한 마음씨까지 갖춘 매력적인 인물이 바로 셜록 홈스이다. 홈스는 말한다. “나에게 문제를 던져 주게. 가장 난해한 암호, 가장 복잡한 분석 과제를 던져 주게. 나는 무미건조한 일상을 혐오하네.” 사건 해결 과정이 곧 인생의 즐거움 그 자체인 셜록 홈스.
[셜록 홈스 베스트 장편선 2]는 요즘 말로 스웨그(swag, 다른 사람과 달리 자신만이 낼 수 있는 특정한 멋이나 분위기) 넘치는 이 홈스라는 캐릭터의 진면목을 만날 수 있는, 신기한 사건과 기발한 추리로 호기심을 유발하고 긴장감을 고조하는 수작 2편을 묶어 새로이 단장해낸 책이다.
미국 하드보일드물의 영향을 받은 [공포의 계곡]
가장 독특하면서 가장 섬뜩한 [바스커빌 가의 개]
유려한 번역과 클래식한 삽화로 재탄생하다
[공포의 계곡]은 1915년에 발표된 [셜록 홈스] 마지막 장편으로, 미국 하드보일드물의 영향을 받아 폭력성과 잔혹성이 부각되어 있다. 1901년에 발표된 [바스커빌 가의 개]는 당시 30만 부라는 경이적인 발행 부수를 기록한 작품으로, 셜록 홈스 시리즈 중 가장 사랑받은 이야기이자 가장 섬뜩한 이야기로 평가된다. [바스커빌 가의 개]는 또한 [셜록 홈스] 시리즈 중에서도 가장 독특한 작품으로 손꼽힌다.
〈셜록 홈스 베스트 장편선 2〉의 편역자는 어렸을 적 만화방 한구석에서 홈스에 심취해 어른이 되면 탐정이 돼야 할지 추리소설을 써야 할지 고민했던 열혈 독자이자, 현재는 영국에 거주하며 여전히 추리소설을 즐겨 읽으며 추리문학의 수작을 소개하고 싶어하는 추리문학 마니아이다. 이런 그의 추리소설에 대한 각별한 애정에 버금가는 유려한 번역은 100년도 더 지난 영문 고전을 오늘날에도 여전히 흥미진진하게 몰입하여 읽을 수 있게 해준다.
1800년대의 분위기를 그대로 불러온 듯한 클래식한 삽화는 각 작품의 주요 장면을 쉽게 연상케 하며 더욱더 사건 속으로 빠져들게 한다. 이번에 공들여 새롭게 디자인한 표지는 셜록 홈스의 그림자가 보여주는 그 특유의 멋을, 과거 영국 시내로 돌아간 듯 묘사한 클래식한 삽화를 배경으로 더욱 감각적이고 세련되게 표현하여 소장하기에도 손색이 없어 보인다.
이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흠뻑 빠져들게 되는 〈셜록 홈스 베스트 장편선 2〉를 통해 셜록 홈스의 긴장 백배 흥미 백배, 기상천외 추리세계에 동참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