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그래스, 아인슈타인에 답하다』는 과학기술이 지배하는 이 시대를 살아가면서 신앙의 역할이 무엇인지(더불어 과학의 역할이 무엇인지) 이해하고자 하는 모든 사람을 위한 책이다.
오늘날 과학과 기술은 우리의 삶과 생각이 따라잡을 수 없을 만큼 놀라운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그야말로 과학의 시대이다! 과학이 모든 것의 옳고 그름을 결정하는 시금석이 되었다. 과학으로 해석한 세계만이 참된 세계요, 보편적이고 공적인 세계요, 모두가 따라야 하는 세계이다. 그렇지 않은(과학으로 해석되지 않는) 세계는 가짜 세계요, 특수하고 사적인 세계요, 개인이 은밀히 행해야 하는 세계이다. 이러한 과학의 시대에 과연 종교 또는 신앙이, 특히 기독교 또는 기독교 신앙이 발붙일 곳이 있을까?
아인슈타인은 오늘날 과학의 시대에서 가장 사랑받는 과학자이자 동시에 가장 권위 있는 과학자이다. 따라서 그런 그에게서 그가 평생 추구했던 ‘큰 그림’, 곧 ‘중요한 모든 것의 이론’에 관하여, 그리고 과학과 종교(신)에 관하여 이야기를 듣는 것은 과학의 시대에 과학과 종교가 각각 어떤 특징과 한계를 지니며, 우리의 삶과 생각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를 살피는 데 큰 유익을 줄 것이다.
사실 아인슈타인은 우리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들에 관해 사려 깊은 통찰을 보여주었다. 따라서 만일 우리가 아래와 같은 중요한 질문들에 관해 진지하고 고민한다면, 인류 최고의 지성으로 일컬어지는 아인슈타인의 말에 귀기울일만한 가치가 있다.
첫째, 과학은 우리가 던지는 모든 질문에 답할 수 있을까?
둘째, 인생에서 종교가 왜 중요할까?
셋째, 과학과 신앙을 어떤 식으로 조화롭게 엮을 수 있을까?
알리스터 맥그래스는 21세기 최고의 복음주의 신학자로서, 옥스퍼드 대학교의 ‘과학과 종교’ 석좌교수로 수많은 강연과 저술 활동을 통해 과학과 신학 사이의 대화를 이끌고 있다. 그런 그가 이 책에서 아인슈타인의 삶과 그가 과학 분야에서 남긴 업적을 재조명하는 동시에 아인슈타인이 남긴 과학적 성취가 왜 중요한지 그리고 과학과 종교, 삶의 의미에 관하여 아인슈타인이 믿었던 것과 믿지 않았던 것이 무엇인지를 탁월한 시선으로 고찰한다. 뿐만 아니라 맥그래스는 아인슈타인이 미처 해결하지 못했던 질문(우월한 정신, 큰 그림, 모든 것의 이론 등)에 대해 나름의 답변을 제시하고 있다.
아래는 〈옮긴이의 글〉 중에서 일부를 발췌한 것이다.
“과학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고는 하지만 과연 우리가 ‘과학’이라는 ‘인간의 활동’에 대하여 잘 이해하고 있는지, 과학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이 혹 편협한 것은 아닌지를 반성적으로 돌아보게 되는 것도 이 책이 우리에게 제공하는 소중한 기회라고 본다. 사실 교회 안에도 과학을 나쁜 것으로 간주한다든지, 이성적인 근거가 분명히 있음에도 불구하고 신앙이라는 이름으로 무조건 배제하는 식의 반(反)지성주의가 은밀히 퍼져있다. 또 성경의 모든 내용을 과학적으로 변증할 수 있다고 믿는 잘못된 지성주의도 존재한다. 교회 밖도 마찬가지다. 오로지 자연과학적 방법에 따라 검증된 지식만이 실재에 대한 온전한 지식이라고 믿는 소위 ‘과학주의(scientism)’를 ‘과학(science)’과 동일시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도 위험한 지성주의의 한 예라고 볼 수 있다.
어쩌면 우리 모두는 지성주의와 반지성주의라는 두 괴물 사이에서 충분히 정립되지 않은 불완전한 시각을 가지고 과학의 시대를 위태롭게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 책을 통해서 기독교인이든 무신론자든 혹은 그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 독자라도 과학에 대하여 저마다 확신하고 있던 것들에 대해서 진지하게 되돌아보는 기회를 가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이 책을 번역했다. 더 나아가 과학과 신앙이 서로 풍성한 대화를 할 수 있도록 이 작은 책이 귀한 마중물이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