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으로 즐기는 맛과 몰입감을 한층 업그레이드한『인생의 허무를 어떻게 할 것인가』의 이미지 확장판!
김영민 교수의 산문집 『인생의 허무를 어떻게 할 것인가』의 자매편이자 이미지 확장판인 『인생의 허무를 보다』가 출간되었다. 이 책은 『인생의 허무를 어떻게 할 것인가』와 동일한 텍스트를 기반으로 하지만, 기존 책보다 두 배 이상 큰 판형에 관련 이미지를 다섯 배 이상 수록한 확장판이다.
『인생의 허무를 어떻게 할 것인가』에도 동서고금을 넘나드는 회화와 벽화, 판화, 벽지, 도자기, 그림책, 영화, 설치작품 등 허무 이미지가 다양하게 실려 있지만, 지면상의 문제로 못다 실은 이미지가 많았다. 『인생의 허무를 보다』는 저자 김영민이 수집한 수많은 허무 이미지들을 새로운 판본으로 선보인 것으로, 텍스트와 더불어 이미지를 통해 허무를 직관하고 오롯이 응시할 수 있게 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총 316컷의 이미지를 커다란 판형에 시원하게 배치하여 눈으로 즐기는 맛과 몰입감을 한층 업그레이드했다. 수록된 이미지마다 저자의 해설을 덧붙이고 있어, 저자가 각 글마다 왜 이 그림을 수록했는지 궁금했던 독자들에게 가뭄의 단비 같은 해갈을 제공한다.
깊고 넓은 문화의 바다를 유영하는
‘문화적 양서류’를 위한 안내서
왜 굳이 이미지 확장판을 출간한 것인가에 대해 저자 김영민은 인간은 ‘문화적 양서류’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인간은 메마른 문화의 사막에서는 살아갈 수 없으며, 앞선 이들이 축적해온 문화 속을 유영하면서 비로소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으며, 인간이 풍요롭게 산다는 것은 곧 깊고 넓은 문화의 바다를 자유롭게 헤엄치며 사는 것을 의미한다. 저자는 이러한 인간의 특성을 ‘문화적 양서류’라 표현한다.
저자는 앞선 『인생의 허무를 어떻게 할 것인가』에서는 공간적 제약 때문에 채 싣지 못했던 도판과 해설을 이 책에 마음껏 실으면서 바다로 돌아가는 양서류 인간처럼 희열을 느꼈다고 말한다. 그는 이 책을 읽는 이들이 풍부한 상징과 기호와 이미지의 바다에서 헤엄치기를 기원하면서 “천천히 삶의 욕조에 물을 채우는 기분”으로 그림과 텍스트를 고르고 선정했다. 이렇게 탄생한 『인생의 허무를 보다』는 ‘문화적 양서류’인 우리를 위한 저자 김영민의 특별한 선물이자 친절한 안내서라 하겠다.
저자의 통찰력 있는 해석으로 가득한
소식의 「적벽부」 해설
이 책에는 『인생의 허무를 어떻게 할 것인가』를 집필하는 데 모티프가 되었던 북송시대 문장가 소식의 「적벽부」의 원문과 번역문뿐 아니라 특별히 저자의 상세하고 전문적인 해설을 싣고 있다. 「적벽부」를 통해 소식의 자연관, 정치관, 인생관을 꿰뚫는 저자의 통찰력 있는 해석으로 가득한 해설은 단연 이 책의 백미다. 이 글을 읽는 순간 독자들은 소식과 「적벽부」에 대한 이해를 넘어 저자 김영민이 「적벽부」에서 어떤 영감을 얻어 『인생의 허무를 어떻게 할 것인가』를 집필하게 되었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또한 8개의 장으로 구성된 본문이 ‘「적벽부」에 대한 유연한 주석’으로 새롭게 읽히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이와 더불어 오랜 세월 수많은 화가에 의해 다양한 형태로 탄생한 ‘적벽도(赤壁圖)’의 세계를 접하게 됨으로써, 이 그림들이 단순한 풍경화 또는 산수화가 아니라 거대한 자연을 마주한 인간이 어떻게 자신을 정의할 것인가 하는 문제와 연동되어 있음을 깨닫게 된다. 소식의 「적벽부」에 대한 깊이 있는 해석과 관련 그림들은 『인생의 허무를 보다』를 소장해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를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