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호의 첫 글은 철학자 김용석 교수의 「인간의 과제, 환대 Hospitality 에 관하여」이다. 그는 이 글에서, 현실에서 나타나는 환대의 문제가 거의 공동체의 문제임을 밝히고 적대라는 ‘악’보다 환대라는 ‘선’을 실천하기 어려운 이유와 무조건적 환대의 당연함을 역설한다.
「『맹자』 환대의 공간, 환대의 미학」에서 송철호 교수는 맹자의 사상을 통해, 「역사로서의 환대: ‘역사 없는 사람들’의 역사를 위하여」에서 전진성 교수는 소수자, 약자, 이방인 등 ‘인권’에 대한 문제를 통해 환대를 바라본다.
이 외에도 얼마 전 퇴임한 독일 메르켈 전 총리가 보여준 ‘과학적’ 환대의 정치를 다룬 정치철학자 김만권 교수의 「환대의 정치 메르켈」 , 이방인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에 대한 문제를 데리다부터 파졸리니의 영화 〈테오레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텍스트를 통해 짚어본 사회학자 신지은 교수의 「이방인, 무조건적 환대, 일본인들이 타자의 시선을 의식하며 보이는 수용과 거절의 딜레마를 다룬 류영진 교수의 「일본의 환대:수용과 거절의 딜레마」 , 해월 최시형 선생의 사상으로 환대를 에세이 형식으로 풀어쓴 문학평론가 정훈의 「해월의 마음」 , 얼마 전 세상을 떠난 뮤지션 양병집의 생애와 음악 세계를 통해 환대의 의미를 되새겨본 음악평론가 고종석의 「환대받지 못했으나, 세상을 환대한 뮤지션」 , 반려묘와의 에피소드를 통해 공존의 길을 모색하는 박형준 교수의 「불편해도 괜찮아」 등 다양한 관점과 소재로 환대의 인문적 의미를 살펴보았다.
매호 고정으로 싣고 있는 어원 꼭지의 「‘차가운 세계’를 ‘따스한 집’으로」 (장현정), 건축 꼭지의 「‘환대’받지 못하는 건축」(차윤석)과 「위기의 시대, 환대의 해양건축」(이한석), 미술 꼭지의 「타자의 환대, 그림 속 타자의 이미지와 환대의 문제」 (김종기), 영화 꼭지의 「환대의 조건을 질문하며」 (조재휘), 전통 꼭지의 「서사의 내용과 방향을 좌우하는 환대」 (심상교) 등을 통해서도 환대에 대한 신선한 접근을 만나볼 수 있다.
이번 호에 실린 19편의 글을 통해 독자들은 ‘환대’에 대해 다시금 성찰하고 한 걸음 옆으로 옮겨 바라볼 수 있게 될 것이다.
ㆍ 머리로 하는 인문학이 아닌 가슴을 움직이는 인문학,
그리하여 살아 움직이는 ‘실천의 인문학’을 지향하며
인문무크지 ‘아크 ARCH-’는 가벼운 일회성의 텍스트들로 둘러싸인 채 질주하는 세계에서 보다 단단한 호흡을 견지하며 여러 전문가와 함께 매호 정해진 주제를 중심으로 인간과 세계의 지금 현재를 톺아본다. 건축의 기본이 터를 다지는 일인 것처럼, 유행에 상관없이 우리 사회의 현실과 인문 담론을 환기하고 넉넉하고도 단단하게 인간과 세계의 기본을 다지려 한다.
인문무크지 아크는, archive, architecture, archi 와 같은 단어가 공유하는 인간과 세계의 근원에 대한 성찰을 창간 취지로 삼아 만들어진 이름이다. 문학, 역사, 철학을 기반으로 예술, 공간, 도시, 건축, 미디어, 일상생활 등 다양한 이야기를 소개함으로써 우리 사회의 인문적 고양에 이바지하고자 한다. 서체 디자이너 한동훈이 디자인한 ‘아크 ARCH-’ 제호의 로고타입은 아크가 가진 모던하면서도 진중한 인상을 표현한다. 특정한 유행이나 흐름에 치우치지 않은, 속 공간을 꽉 채운 얇은 고딕을 기본으로 아크만의 독특함을 담은 서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