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이 더 높이, 가장 큰 빵이 되고 싶었던 핫케이크
핫케이크는 층층이 쌓아 올려 과일이나 시럽으로 장식하는 빵입니다. 핫케이크의 소원은 지금보다 더 커지는 것이었어요. 찹쌀도넛보다는 크지만, 아직 바게트보다는 작은 핫케이크는 부지런히 키를 키워서 누구보다 큰 빵이 되고 싶었지요.
핫케이크는 어느 날 결혼식 케이크를 만났어요. 그런데 화려한 케이크의 일부는 진짜가 아닌 모형이었던 거예요. 핫케이크는 자신도 빵 모형을 구해서 금세 키를 키울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가짜 빵을 끼워 넣어 높이높이 올라간 핫케이크는 초코시럽과 크림, 과일까지 잔뜩 쌓아 올렸지요.
드디어 핫케이크는 소원대로 가장 큰 빵이 되었습니다. 이제 핫케이크보다 키가 큰 친구는 없었어요. 아래쪽에서 친구들이 하는 말이 잘 들리지도 않을 정도였지요. 그제야 만족을 느꼈지만, 동시에 불편함도 찾아왔어요. 기다란 몸을 감당하지 못하고 늘 휘청거려야 했거든요. 하지만 욕심은 줄어들지 않았습니다.
하늘 높이 올라가서야 핫케이크는 자신이 너무 먼 곳까지 왔다는 걸 깨달았어요. 커다란 키에 감탄해 줄 친구도, 흘러내리는 시럽에 불평해 줄 친구도 없었거든요. 핫케이크는 혼자였습니다. 그러다가 어디선가 불어오는 바람에 중심을 잃고 휘청거리던 핫케이크는 ‘쿵’ 소리와 함께 무너져 내리고 말았죠.
본래의 밋밋한 모습과 적당한 크기로 되돌아온 핫케이크는 이제 가짜 조각을 사용하지 않겠다고 결심합니다. 그건 진짜 자기 모습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되었거든요.
진짜 내 모습에서 나오는 ‘단단한 자존감’을 기르기 위해서
누구나 커지고 싶은 욕망이 있습니다. 그것은 큰 키나 몸집에 대한 욕망일 수도 있고, 높은 지위나 권위에 대한 욕망일 수도 있습니다. 가짜 조각을 구해서 키를 키우는 핫케이크의 모습에서 키높이 신발을 신고 단 몇 센티미터라도 커지려고 애쓰는 사람들의 모습이 겹쳐 보입니다. 더 높은 곳에 올라서기 위해 정당하지 않은 수단을 쓰는 사람들의 모습도요. 그래서 얻는 결과를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이야기 속 핫케이크처럼 친구를 잃고, 진짜가 아닌 자신을 감당하지 못하고, 결국 무너지지요.
다행히 핫케이크는 크게 다치지 않았고, 빵 친구들은 변함없이 핫케이크를 걱정해 주고, 반겨 줍니다. 그래서 핫케이크는 너무 크지도, 너무 작지도 않은 자신의 진짜 모습을 사랑하게 되지요.
그림책을 좋아하는 현직 초등 교사들의 모임 ‘좋아서하는그림책연구회’ 대표를 맡고 있는 이현아 교사는 이 책의 주인공 핫케이크에서 어린이들의 모습을 발견했습니다. 어린이들도 때로는 바게트처럼 키가 훌쩍 큰 친구, 케이크처럼 인기 많은 친구 앞에서 평범하고 작게만 느껴질 때가 있는 법이지요. 이현아 교사는 이 책의 추천사에서, 그렇게 주눅 든 어린이에게 “지금으로 충분하다고, 더 커지지 않아도 괜찮다고” 말해 주라고 합니다. 그러고 나서 《하늘 높이 핫케이크》를 함께 읽는다면, 분명 “휘청거리지 않고 중심을 잡는 단단한 자존감”을 기를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