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름답고 미친 세상에서,
삶의 빛나는 반전은 찾아올 수 있을까?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가 사회초년생인 주인공이 냉혹한 사회의 현실과 마주하며 성장해나가는 모습을 그려냈다면 이 작품은 커리어로 이미 정점을 찍어본 세 주인공의 삶과 욕망을 솔직하고 섬세하게 그려 보인다. 저마다의 상황도 그에 따른 관심사도 완전히 다른 세 사람은 여전히 어딘가 불안정하고 부족한 것도 많으며, 잃을 것이 늘어난 만큼 두려운 것도 많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순간 찾아온 절체절명의 위기 앞에서 이들은 옆에 있는 사람의 손을 잡는 법을 배우고, 우정의 힘을 믿고 나아가며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게 무엇인지를 깨닫게 된다.
흥미진진하고 속도감 있는 전개와 함께 독자들을 사로잡는 또하나의 요소는 도발적이고 트렌디한 동시대의 문화다. 핫한 팝스타의 펜트하우스, 초호화 신생아 파티와 한밤의 섹스토이 파티를 훔쳐보다보면 어느새 사막 한복판의 프라이빗 호텔로 향하는 로드트립이 시작된다. 이곳에서 오늘 아침 뉴스는 이미 지난 뉴스이며, SNS만 있다면 옆 테이블 낯선 사람의 약혼자가 누구인지 정도는 금세 알아낼 수 있다. 와이스버거는 이처럼 화려한 시대의 초상 속에 현대사회의 기이한 단면을 놓치지 않고 담아내 이야기에 현실감을 더한다. 눈을 뗄 수 없을 만큼 아찔하고 환상적인 ‘룰루레몬’ 세상 속에 포착된, 때로는 조금도 낯설지 않아 섬뜩하기까지 한 이 현실의 면면은 서늘한 쾌감을 안길 것이다.
삐걱거리면서도 잘 굴러가는 세 여자의 우정과 통쾌한 복수를 향해 나아가는 여정을 바라보고 있자면 공감과 응원의 웃음이 터진다. 지금 바로 이런 에너지와 용기가 필요한 사람이라면, 담대한 친구가 필요한 사람이라면, 무엇보다 ‘진짜 웃음’이 필요한 사람이라면 당신에게 건네는 이 ‘룰루레몬’을 받아보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