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의 슈바이처’ 이일선 목사 탄생 100주년을 맞아 그의 생애와 사역을 다룬 『등에는 십자가 입에는 노래』가 출간되었다. 목회자로서, 의사로서 평생을 가난하고 병든 이들을 위해 헌신한 이일선 목사는 한국교회사에 귀감이 될 만한 인물이지만 안타깝게도 그동안 감추어져 있었다. 1945년 장로교회가 분열될 당시 자신이 세운 신일교회와 함께 어느 교단에도 소속되지 않은 채 27년간 중립을 지켰기 때문이고, 또한 한창 목회를 꽃 피울 무렵 울릉도에 들어가 18년간 사역을 했기 때문이다. 이 책은 한국교회사의 ‘감추어진 보배’ 이일선 목사의 생애와 목회를 최초로 다루었다는 점에서, 그리고 그의 삶이 오늘의 그리스도인들에게 큰 도전을 준다는 점에서 의의를 찾을 수 있다.
어린 시절부터 극심한 가난에 시달렸던 이일선 목사는 고학하던 중학생 시절 ‘아프리카의 성자’ 슈바이처 박사의 전기를 읽고 감명을 받아 자신에게 주어진 십자가를 지고 낮은 자리에서 헌신하기로 결심한다. 그 결심대로 이일선 목사는 한국전쟁 중에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에 입학, 의사가 되어 나병환자들을 위해 평생을 바쳤다. 그는 1958년 아프리카 가봉 랑바레네로 가서 인생의 롤 모델 슈바이처 박사와 만나 3개월간 동역하기도 했으며, 귀국한 뒤 서울에서의 목회를 접고 의사가 없는 척박한 섬 울릉도로 가족과 함께 이주한다. 이일선 목사는 18년간 울릉도에서 놀라운 사역을 펼쳤다. 그는 목회와 의료 사역뿐 아니라 울릉도의 물질적인 환경을 개선하는 등 개인 구원과 사회 구원 양쪽에 관심을 기울인 ‘온전한 복음주의자’였으며, 자신의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어려운 현실과 싸운 ‘현실적인 이상주의자’였다. 이 책에는 그렇게 살아온 이일선 목사의 삶이 풍부한 기록물과 사진 자료들, 실감 나는 글로 재구성되어 있다.
이 책의 제목은 한 인터뷰에서 자신의 삶을 고백한 이일선 목사의 말에서 따 왔다. “등에는 십자가가 있다. 그러나 입에는 노래가 있다.” 이일선 목사는 교단의 분열, 6·25전쟁, 척박한 울릉도의 환경, 육체의 고통, 허황된 소문과 오해 등 숱한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그 고통을 주님을 향한 노래로 승화하며 살아갔다. 저자 배요한 목사는 “한국교회의 위상이 추락해가고 사회에 미치는 선한 영향력이 감소해가는 지금, 이일선 목사님은 한국교회에 반드시 소개해야 할 귀한 분”이라고 밝혔다. 예수님을 복음의 중심으로 삼고, 주님이 주신 이상을 실현하려는 의지를 가지고 한 걸음 한 걸음 내디딘 이일선 목사의 삶은 한국교회와 그리스도인들에게 큰 울림과 감동을 전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