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피스빌딩의 고유한 특성과 자원에 대한 새로운 지평,
분쟁 지역에서의 피스빌딩에 관한 실질적 지침
‘가톨릭교회는 왜 피스빌딩에 관심을 두어야 하며, 어떤 방식으로 피스빌딩에 접근해야 하는가.’ 「피스빌딩」의 모든 내용은 이 질문과 관련된 대화의 연장선에 있다. 이 책은 가톨릭교회의 소명으로서 피스빌딩 과제를 학문과 실천을 연결하는 학제 간 접근법으로 검토하며, 피스빌딩 과정에 교회가 기여한 독특한 자원, 개념, 실천 행위를 탐구했다. 이 책의 필자들은 신학자, 역사학자, 평화학자, 사회윤리학자이자 피스빌딩 활동가들로, 콜롬비아, 필리핀, 아프리카, 인도네시아, 남아프리카를 비롯한 세계 곳곳의 분쟁에서 교회가 수행한 피스빌딩 경험에서 얻은 폭넓은 통찰을 신학적, 윤리적으로 연결하고 재구성했다.
「피스빌딩」은 두 챕터로 구성되는데, 1부에서는 가톨릭교회의 피스빌딩 행위자와 기관의 활동을 문서화하고 이론화하며, 가톨릭 관점에서 피스빌딩을 이해하고 수행하는 방법에 대해 제안했다. 2부는 전쟁과 평화의 윤리에 대한 가톨릭의 전통적인 접근법을 보완하고 피스빌딩 신학을 발전시켜야 한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6개의 글로 구성되었다.
가톨릭교회의 피스빌딩 자원의 유용성
존 폴 레더락(2장)은 가톨릭교회가 피스빌딩 활동에 기여한 자원 중 하나로, 교회가 ‘세상 어디에나 있는 존재(Ubiquitous presence)’라는 점을 말한다. 가톨릭 피스빌딩 행위자는 세계적이면서도 촘촘한 네트워크에 연결되어 있는데, 이를 통해 가톨릭의 통찰력과 실천의 많은 부분이 다른 그리스도교 교단과 공유된다. 또한, 교회는 사회의 다양한 수준(최상위, 중간, 풀뿌리 수준)에서 기능하고 있으며, 평화를 건설하기 위한 노력으로 정치, 시민, 종교 문화적 역할을 동시에 담당한다. 이 책의 장 구성 역시 이 삼중의 패러다임이 반영되어 있다.
평화를 건설하기 위한 노력에서는 정치, 시민 사회, 종교 문화적 역할이 동시에 필요하다. 예컨대 교회는 정치 영역에서 협상을 중재하고, 인권 침해를 감시하며, 회복적 정의 과정으로 안내한다. 시민 사회 영역에서 교회의 역할은 시민 사회 활동가로서 정의로운 평화라는 원칙을 통합시키며, 교회 자체의 기관을 통해 활동한다. 예컨대 가톨릭 구제회는 미국 가톨릭 주교회의 산하 기관으로, 정책과 프로젝트에 가톨릭 사회교리를 직접적으로 반영하며, 피스빌딩 프로그램의 기본 틀을 통합적 인간 발전, 인권, 화해를 토대로 구성했다. 한편, 종교와 문화는 갈등과 갈등 이후의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해 사람들이 사용하는 사회적 상상력의 상당 부분을 구성한다. 이 책 8장에서 로버트 슈라이트는 가톨릭 사회적 상상의 도구로서 의식, 성사, 영성에 대해 탐구했다. 그중 의식은 사회에서 ‘표현할 수 없는’ 것을 표현하는 방법을 제공한다. 의식을 통해 잃어버린 과거를 회복하고 되살리기 위해 시간을 거슬러 올라갈 수도 있다. 의식은 또 미래로의 관문 역할을 한다. 어떤 활동을 함께 한다고 해서 모든 적대감이 사라졌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무언가 함께하는 것은 과거가 미래를 통제하지 않으리라는 희망을 보여줄 수는 있다.
가톨릭 피스빌딩과 현대 피스빌딩 이론 사이의 반성과 공명
「피스빌딩」 2부에는 전쟁과 평화에 관한 교회의 전통적인 접근과 현대 피스빌딩 이론 사이의 반성과 공명이 담겨 있다. 예를 들어 케네스 하임즈(10장)는 국가 내 분쟁이나 침략이 합법적인 자기 방어와 쉽사리 구분될 수 없는 때에 정당한 전쟁 원리를 제기하는 것이 과연 적절한가와 같이, 현대 전쟁의 성격으로 인해 가톨릭 신자들이 마주하게 되는 어려운 질문들을 제기한다. 또한 리사 케이힐(11장)은 현대 전쟁에서의 여성의 경험을, 정확하게는 신학적이고 그리스도론적인 자산으로써 더 깊이 헤아리도록 교회를 초대한다. 피터 판(12장)은 가톨릭 신자들이 가톨릭의 종교적 전통, 그리고 인간 조건을 바라보는 가톨릭 전통의 통찰력과, 특히 평화와 전쟁의 의미에 대해 다른 (종교) 전통 속에서 발견되는 깊은 지혜 사이를 때로는 너무 단호하고 빠르게 구분지어 버린다는 점에 의문을 제기한다.
함께 피스메이커가 되라는 소명
피스빌딩에 대한 가톨릭 전망과 가톨릭 사회교리의 원리가 일부 전략적 피스빌더들에게는 정책과 사업으로 전환하기 곤란한 너무 일반적인 원리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일반성이야말로 갈등 상황이라는 당면한 싸움에 가려 보이지 않는 보다 초월적인 원천을 반영한다는 것이다. 교회는 인류 가족의 일치, 공동체적 유대, 상호 보완관계, 믿음과 선의로써 평화를 적극적 임무로 표현한다. 진정한 발전을 촉진하는 인류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매력적인 평화 구축 프로그램을 제안하며 피스빌딩 파트너의 손을 잡을 준비가 되어 있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가톨릭 피스빌딩의 고유한 특성과 자원이라는 심오한 닻에 탄탄히 고정된 피스빌딩의 미래를 그릴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