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의 눈으로 위험에 빠진 사람을 더 잘 찾아내고,
예민한 귀로 작은 신음 소리도 더 잘 듣고,
힘 있는 손으로 멈췄던 심장을 더 열심히 깨우고,
재빠른 발로 사람들을 더 신속하게 대피시키는 게 소방관의 할 일!
위험에 처한 사람들에게 손길을 내밀어 구하는 일보다 더 뿌듯하고 보람있는 일이 있을까요?
세상에 꼭 필요한 직업, 사람의 생명을 지키는 고귀한 직업,
대한민국 소방관의 세계로 어린이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우리나라 소방의 역사는?
우리나라에 최초로 독자적인 소방전문 조직이 만들어진 건 조선시대 세종대왕 때였어요. 세종대왕은 금화도감을 만들고 그 아래 금화군을 두었어요. 금화군이 우리나라 최초의 소방관인 셈이죠. 금화군은 나중에 멸화군으로 불리다가 임진왜란 이후에 없어졌어요. 금화군의 일은 포도청이 담당하고 지방의 경우는 자발적으로 소방조직을 만들어 활용했고요.
소방이라는 단어가 처음 사용된 때는 일본에서 근대 소방 제도가 들어온 1895년이었어요. 경찰 업무를 맡은 경무청에서 소방 업무도 맡게 되었죠. 1925년에는 최초의 소방서인 경성소방소가 만들어졌고요.
-생활안전활동이란
화재진압이나 응급구조 말고 시민이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활동하는 소방관들을 생활안전대라고 해요. 생활안전대는 매우 다양한 활동을 하는데요. 벌집이나 고드름을 제거하고, 뱀이나 멧돼지, 고라니 등 사람에게 위험한 동물들을 포획하고, 고양이나 강아지 등 위험에 처한 반려동물을 구하는 일을 하고, 평상시에는 도시에서 일어날 수 있는 위험요소 들을 사전에 제거하기 위해 순찰 활동도 해요. 다른 분야보다 쉬운 것 같지만 그렇지 않아요. 특히 벌집을 제거하는 일은 굉장히 위험하죠.
-현장의 매뉴얼을 익히고 꼭 지켜야!
소방관이 현장에 나가서 하는 일에는 모두 매뉴얼(일의 절차 등을 써 놓은 설명서라는 뜻. 순서를 지켜서 해야 하는 일 따위를 말함)이 있어요. 어떤 현장이냐에 따라 소방관이 입어야 하는 옷도 다르고, 갖춰야 할 장비도 다르고, 해야 하는 일도 달라요. 또 현장 상황에 따라 순서를 지켜서 해야 하는 일도 있고 하지 말아야 하는 일도 있고요. 소방관이 출동한 현장은 늘 위험하고 혼란스러워요. 이때 당황하거나 뭘 해야 할지 몰라 머뭇거리면 더 위험한 상황이 되지요.
-장비는 소방관의 생명!
용환: 소방서에는 크고 작은 장비가 수백 가지 넘게 있어요. 모두 국민의 생명을 구하고 소방관의 생명을 보호하는 장비들이라 철저하게 관리하는 게 중요해요. 그래서 소방관들은 매일 아침 저녁으로 모든 장비를 점검하는 시간을 가져요. 오늘 사용해야 할 장비, 매일 써야 하는 공기호흡기나 기동장비, 소방차에 실려있는 장비 등이 이상이 없는지, 개수는 맞는지 확인하죠. 운전하는 대원은 차에 시동도 걸어보고 기름이 있는지, 물은 채워져 있는지도 점검하고요.
-운동으로 체력을 길러요
예전에 화학단지가 있는 지방에서 화학구조대원을 모집했는데 지원자들이 모두 체력시험에 떨어져서 한 명도 채용하지 못한 경우가 있었어요. 소방공무원이 되려면 체력이 좋아야 하니까 어려서부터 운동을 취미로 하면 좋겠어요.
-한 가정을 지켜냈다는 뿌듯함
“50대 남성 심정지 발생”이라는 출동지령서(출동하라는 명령이 담긴 문서)를 보고 마음이 급해졌어요. 빠른 심폐소생술만이 환자를 살릴 수 있거든요. 사이렌을 울리며 도착한 집에는 학생으로 보이는 아들이 아버지 가슴을 누르고 있었어요. 우리는 자동심장충격기로 심장에 전기충격을 주고 심폐소생술을 계속하며 병원으로 이동했어요. 얼마 후 환자가 회복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죠.
구급대가 도착한 것을 보고 땀으로 범벅이 된 아들의 얼굴에 떠오른 안도하는 표정이 아직도 기억나요. TV를 보다가 아버지가 갑자기 쓰러졌으니 얼마나 놀랐겠어요. 우리가 구한 건 한 사람이 아니라 한 가족이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정말 기쁘고 뿌듯했죠.
- 『소방관은 어때?』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