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한번쯤 논어를 읽어볼 생각을 갖습니다. 그러나 막상 책을 펼쳐보면 당황하곤 합니다. 여러 문장이 산만하게 흩어져있기 때문입니다. 흔히 논어를 ‘공자와 제자들의 대화’라고 소개하기는 하나 어떤 제자가 있는지 소개하는 책은 찾기 힘듭니다. 공자와 함께한 제자를 소개하고 이들을 중심으로 논어 문장을 정리하여 논어를 보다 친절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고자 이 책을 엮었습니다. 공자가 꼽은 열 명의 제자에, 후대 큰 영향을 끼치는 자장과 증삼을 더해 총 12명의 제자를 소개합니다. 각 인물의 특징에 주목해 현실감있게 논어 문장을 해석할 수 있게 돕고자 했습니다.
〈논어〉에는 다양한 목소리가 층층이 뒤섞여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논어’라는 이름은 꽤 잘 지은 제목입니다. 〈논어〉 속의 여러 목소리들이 우리를 토론의 현장으로 초대합니다. 후대 사람들은 주석과 번역으로 이 토론에 참여했습니다. 우리도 〈논어〉를 읽으며 그 시끌벅적한 토론의 현장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논어〉에서 공인된 으뜸가는 제자는 안연입니다. 한편 훗날 주희는 증삼을 공자의 후계자로 꼽기도 했습니다. 자공, 자유, 자하, 자장 등 공자 사후 곳곳에서 명성을 떨치며 학파를 이끈 제자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들보다는 자로가 가장 사랑스럽습니다. 다른 누구보다 솔직하고 순박한 면이 있는 까닭입니다. 자로는 거친 성품으로 공자에게 늘 꾸중을 듣습니다. 그래도 좌절하는 법이 없습니다. 그의 활기찬 모습, 생생하게 펄떡이는 생동감있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제 마음에 들지 않으면 스승 공자 앞에서도 싫은 내색을 감추지 않기도 합니다. 입바른 소리만 하며 스승의 마음에 드는 말을 골라 하지 않습니다. 논어에서 성인 공자가 아닌 인간 공자의 다양한 면모를 발견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자로와 같은 제자가 있기 때문입니다. 자로 덕택에 논어는 담백하고 소박한 책이 되었습니다.
고전 공부에 막연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는 독자를 위한 책입니다. 고전이라 하면 난해하고 심오한 책이라 생각하지만, 그 역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입니다. 오늘과 비슷한, 그러나 나름의 통찰을 주는 책으로 고전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아울러 논어를 읽다 포기한 독자, 논어를 처음 읽고자 하는 독자에게 좋은 길잡이가 될 것입니다. 책을 읽으며 등장인물과 친해지는 방법도 있지만, 거꾸로 인물을 먼저 이해할 때 책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책을 길잡이 삼아 논어를 더 친숙하게 읽을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