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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뿌리

인간의 뿌리

  • 이연철
  • |
  • 옛길
  • |
  • 2014-09-10 출간
  • |
  • 308페이지
  • |
  • 129 X 188 X 19 mm /436g
  • |
  • ISBN 9791195278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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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작가의 말

1984년 요한 바오로 2세가 교황으로서는 처음으로 방한했다. 마침 103위 성인에 관한 책을 출판한 한 시인으로부터 조선에 천주교가 소개되던 당시의 이야기를 비교적 소상히 들을 수 있었다. 이때 유방제 빠치피코 신부의 존재를 알게 되었다.

청나라출신의 사제로서 조선에 밀입국하여 복음의 씨앗을 퍼뜨리려던 빠치피꼬 신부는 한 젊은 과부와 일탈의 행동을 벌이고 만다.
‘믿음’ 그 자체가 죽음을 의미하던 시기-.
일반 신자들은 인간으로서 견디기 어려운 극한의 고통을 겪으며 죽음으로써 자신의 신앙을 지키려고 처절한 싸움을 하고 있는 판에 당시 조선 천주교의 최고 지도자격인 사제가 어찌 그런 행동을 할 수 있단 말인가? 그 또한 오랫동안 신앙 훈련을 받았으며, 목숨을 걸고 눈 덮인 요동 벌판을 건너 밀입국한 처지가 아니던가?
그런 사제가 어찌 결코 걷지 말아야 할 길을 갔던 것일까?
왜?
유방제 빠치피꼬 신부는 왜 그런 짓을 저질렀을까?

처음에는 단순히 흥미를 가지고 그의 자료를 찾기 시작했으나 의외로 천주교 역사에서 그의 이름을 듣기가 어려웠다. 천주교는 ‘기록의 종교’다. 천주교만큼 기록을 잘 하는 종교도 없다. 그런데도 그는 천주교 역사의 뒤편에 묻혀있었다. 그는 역사에서 ‘잊혀져야만 하는’ 인물이 된 것일까?
어렵게 찾아낸 자료에서 그의 원래 이름이 여항덕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세속의 이름마저 바뀌어 기록된 것이지만 어디에서도 그 이유를 찾아낼 수 없었다.

마침 그해 신춘문예에 등단하여 문단에 이름을 올린 나는 의욕을 가지고 이 인물에 매달렸다. 쉽게 작품을 쓸 줄 알았으나 그렇지 않았다.
쓰고 지우기를 여러 번. 아마 서른 번도 넘게 고치지 않았을까. 거의 전부를 새로 쓴 경우도 있었다. 작가의 무능 탓이 크겠지만, 돌이켜 보면 그게 내 신앙의 길이기도 했다.
그런 중에 1994년에는 조선시대를 통틀어 3대 천재로 꼽히는 이가환과 여러 신자들의 신앙과 배교 과정을 다룬 장편소설 ?배교일기?를 출간했으나 무언가 아쉬웠다.

그후 나는 기독교인이 되었다. 천주교와 믿음의 방법은 다르지만 믿음의 길은 그리 다르지 않다. 내 신앙의 깊이, 넓이 그리고 세월에 따라 글은 매번 다른 형태로 나타났다. 그런 뜻에서 이 작품을 30년 작업의 결산이라고 부를 수는 없을 듯 하다. 또 펜을 들면 고칠 부분이 숱하게 드러날 테니까.

유방제 신부의 일탈을 옹호하고 싶지는 않다. 인간이 가지고 있는 악의 뿌리 탓에 그런 일을 저질렀고, 우리도 언제 그런 일을 저지를지 모르므로 다 이해하자는 말을 하자는 것도 아니다. 그릇된 행동을 한 사람들이 흔히 하는 변명이 있다. 내 속에 어떤 아픔이 있어서 지금 그런 잘못을 저지른 것이라고. 그러니 이해해달라고.
그러나 신앙의 길에서는 세상의 도덕보다 더 엄격한 잣대가 필요하다.
탁월한 유대학자 아브라함 헤셀은 “종교 비판은 그 기본 주장뿐 아니라 그 종교가 밖으로 내놓는 모든 선언들까지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나는 더 나아가 종교를 따르는 목회자와 신자들의 드러난 태도까지도 포함시켜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 오늘날의 기독교와 천주교가 아프게 새겨들어야 할 말이 아닐까 싶다.

이 책에서는 교리를 논하지 않았다. 믿음의 길을 강조했다.
한 배교자의 입을 통해 믿음의 길을 이렇게 표현했다.
“하늘이 준 길을 하늘 길이라고 하지요. 세상 모든 사람들이 하늘 길을 걸을 때 태평성대가 옵니다. 사람들은 자기들이 자꾸 걸으면 길이 생기는 줄 아는데, 천만에! 길은 하늘이 열어주는 것이며, 그게 진짜 길이요.
사람들은 빨리 가는 것만 생각하는데, 길이란 그런 것이 아니요. 욕심이 큰 세상일수록 사람들은 내서는 안 되는 곳에 길을 만들고, 서둘러 가려고 쭉 곧은 길을 냅니다. 길을 보면 그 나라 백성의 성품을 알 수 있소. 못된 백성은 빠른 길을 내고, 빠른 길만 찾지요.
길은 그런 게 아니요. 이리 휘고 저리 휘는 게 맞소. 길이란 휘휘 돌아가는 게 옳은 거요.
사람들은 자기가 만든 길, 길 아닌 길을 걸으면서 그게 옳다고 주장하지요. 인간이 만든 길은 필경 죽음의 길인데….”

인간의 나약함, 그 죄성….
신이 아니라 인간이기에 우리는 이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이 때문에 유방제 신부를 마냥 비난하고 싶지 않은 게 솔직한 심정이다.
작품 마지막에 방점을 찍듯이 가상의 인물인 김인길 가를로의 배교를 짧게 언급했다. 많이 표현하지는 않았지만, 개인적으로는 유 신부나 정하상보다 김인길에게 더 정이 간다. 김인길의 행동을 지켜보면서 “그래서 인간이다.”라고 중얼거린다.
다시 강조하지만, 인간 누구에게나 악의 뿌리가 있으니 잘못을 저질러도 괜찮다고 두둔하는 건 아니며 잘못을 옹호하는 것은 더욱 아니다.
배교에 관심을 갖는 것은 오늘날 신앙인들의 자세 때문이다. 지금 당장 조선과 같은 어려움이 닥쳤다면 과연 죽음으로 자기 믿음을 지키려는 신앙인이 얼마나 될까? 누구보다 나 자신은?
온전한 신앙을 위해 두렵고 떨리는 심정으로, 유방제 빠치피꼬 신부를 비롯한 조선의 신앙인들 모습을 아픈 마음으로 그려본 것이 이 소설이다.

유방제 빠치피꼬 신부는 실제 인물로 1834년 정월 정하상의 도움으로 눈 덮인 혹한의 요동 벌판을 걸어서 조선에 들어왔다. 하지만 유 신부는 훗날 성인으로 시성된 젊은 과부 권진이 아가다와 불미스러운 일을 벌이는 바람에 한국 천주교 200년 역사에서 잊혀진 인물이 되고 만다.

유방제 신부는 3년 동안 조선에 머물지만 신망을 잃은 터라 사목다운 사목을 하지 못했다.
다만 임종 직전의 다산 정약용에게 종부성사를 베풀었다는 설이 있다.
하릴없이 청나라로 되돌아가 여생을 마친 유방제 신부는 중국 천주교 역사에서도 그 흔적을 찾기 어렵다.
천주를 믿는다는 사실이 밝혀지기만 해도 목숨을 잃던 시절에 죽음을 무릅쓰고 이 땅에 와서 교인들을 위로하기는커녕 사랑에 빠진 사제.
-어찌 그럴 수 있는가?
-과연 우리는 그에게 돌을 던질 수 있는가?
작가는 이런 의문으로 이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유신부와 정하상, 권진이, 김인길?그리고 감옥에서 처참한 일을 겪으면서도 자신의 신앙을 지켜내려고 하는 사람들과 배교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 내면의 죄, 인간의 뿌리는 무엇인지, 이 소설은 묻고 있다.


목차


1부 인간의 길…………… 7
2부 광야 길 …………… 43
3부 하늘 길 …………… 107
4부 굽은 길 …………… 163
5부 돌아가는 길 ……… 251

작가의 말 ····················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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