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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 입은 지성, 그로테스크 고야

상처 입은 지성, 그로테스크 고야

  • 함순용
  • |
  • 함박누리
  • |
  • 2017-01-09 출간
  • |
  • 296페이지
  • |
  • 154 X 224 X 22 mm /530g
  • |
  • ISBN 9791195976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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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상처 입은 지성, 그로테스크한 세상

“이 싸움은 정의의 싸움으로, 이런 사악한 씨를 이 지구상에서 뽑아 없애는 것은 신에 대한 커다란 봉사이기도 한 것이다.”
“잠깐만 나리”하고 산초가 대답했다.
“저기 보이는 것은 거인이 아닙니다요. 풍차란 말입니다요. 팔이라고 하시는 것은 날개인데, 바람의 힘으로 돌아서 맷돌을 움직이죠.”<중략>
방패로 몸을 가리고 창을 옆구리에 끼고 로시난떼의 네 굽이 달릴 수 있는 최대의 속도로 돌격해 들어가서, 바로 정면에 있는 맨 처음의 풍차를 향해 창을 냅다 찔렀다. 그가 일격을 가하자 세찬 바람을 받아 무서운 힘으로 돌아가는 날개를 찌른 창은 박살이 나고 동시에 사람과 말도 휩쓸려 하늘 높이 떠올랐다가 떨어지면서 들판을 데굴데굴 굴러갔다.
- 세르반테스, 『돈 키호테(Don Quixote)』 제8장중에서 -

세르반테스(1547~1616)는 고야(1746~1828)보다 200년 전에 태어났다. 스페인을 대표하는 문인이며 『돈 키호테』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전쟁에 참전하여 왼팔을 잃었고, 귀국도중 해적의 포로가 되어 5년간 노예생활을 하기도 했다.
고야 또한 벨라스케스와 함께 스페인을 대표하는 화가이며 근대를 연 화가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직접 전쟁의 참상을 보았고 병으로 청각을 잃었다. 세르반테스의 소설과 고야의 그림 속에는 17, 18세기 스페인 사회의 모든 사람들이 등장한다. 왕과 귀족, 상인, 성직자, 농부, 병사, 공작부인, 시녀, 농부의 아내, 창녀, 그리고 말과 소, 개까지…
세르반테스는 돈 키호테를 통해서 무엇을 말하고자 했을까. 고야는 그로테스크한 그림을 통해서 무엇을 전하려 했을까.
소크라테스는 “성찰하지 않는 삶은 살 가치가 없다”고 말했다. 필자의 집안 어른 함석헌 선생은 “생각하는 백성이라야 산다”며 독재와 싸웠다. 고야는 『카프리쵸스』 43번 그림에서 “이성이 잠들면 괴물이 깨어난다”고 기록했다 그리고 세르반테스는 돈 키호테를 통해 외친다.
“이룩할 수 없는 꿈을 꾸고 / 무적의 적수를 이기고 / 견딜 수 없는 고통을 견디며 / 고귀한 이상을 위해 죽고 / 잘못을 고칠 줄 알며 / 순수함과 선의로 사랑하고 / 불가능한 잠에 빠져서도 / 믿음만으로 잡을 수 없는 저 별에 닿는 것 / 그것은 진정한 기사의 임무이자 의무! / 아니! 의무가 아니라, 특권이노라”
“세상이 미쳐 돌아가고 있다면 누가 제정신일 수 있겠소? 너무 똑바른 정신을 가진 것이 미친 짓이요”
고야 사후 200년이 다가온다. 변한 것은 없다. 세상은 살만한가? 사람들은 행복한가? 지구촌은 평화로운가? 언제나 인간에 대한 예의 상실과 삶의 천박함 들이 기승을 부리며 지성인의 가슴에 대못을 박는다.
상처 입은 지성, 그로테스크 고야는 깨어 있는 이성, 철학을 세상 속에서 함께 살아 숨 쉬게 하기 위한 필자의 노력이다. 예술이란 창을 통해 세상을 다른 결로 보고 살아가는 돈 키호테류의 사람들이 있다. 그들 중 하나인 고야의 흔적을 찾아 기록한 것을 책으로 묶었다. 미흡해서 부끄러움이 크지만 습작들이 쌓여 더 나은 역사로 진화한다는 믿음으로 견뎌볼 생각이다.

서 문
‘추의 미학’은 당대 사회의 모순을 비판하려는 시대정신의 산물이라 할 수 있다. 아놀드 하우저는 “모든 예술가가 자기 발전의 과정에서 대치하게 되고 어떠한 방법으로든 해결해야 할 문제는 어떻게 사회와 사회의 인습에 가장 잘 적응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어떻게 그가 그것들로부터 가장 성공적으로 해방될 수 있느냐”의 문제라 했다. 이와 같은 미적 범주로서 추의 영역에 존재하는 긍정과 부정의 공존의 대표 개념 중의 하나가 그로테스크이다. 프란시스코 호세 데 고야는 계몽주의 시대 스페인의 대표적인 화가로 궁정화가였다. 그의 유화작업이나 궁정화가로서의 작업은 벨라스케스를 능가하지 못한다는 평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미술사에서 근대를 연 화가로서, 여전히 현대성을 가지는 화가로서 평가받고 있다. 이 배경에는 미술이 가진 추함, 즉 그로테스크에 주목하였기 때문이다. 판화 연작 시리즈에서 보여 지는 그로테스크한 풍자 미학은 고야를 근대인으로, 나아가 스페인 회화사에서 여전히 살아있는 전설로 남게 하는 근거가 되었다.
저자는 고야의 판화 연작 『카프리쵸스』(Los Caprichos), 『전쟁의 참화』(Los Desastres de la Guerra), 『투우』(La Tauromaquia), 『어리석음』(Los Disparates) 전 작품에 나타나는 그로테스크 미학의 본질을 말하고자 한다.
계몽주의 시대 스페인의 대표적인 화가인 프란시스코 호세 데 고야(Francisco Jose De Goya, 1746~1828)는 회화사에서 두드러진 예술 사조에 속한다기 보다는 바로크, 로코코, 신고전주의, 낭만주의 등 18세기에서 19세기를 풍미한 여러 예술사조의 경향 속에 존재한다. 대표적인 궁정화가로서 왕가를 중심으로 한 실내 유화를 많이 그렸다.
이 당시까지는 벨라스케스의 아류 정도로 취급되던 고야가 현재까지 주목받는 화가가 된 것은 극심한 고통의 결과물이 있기 때문이다. 고야는 45세가 되던 1792년 인플루엔자에 감염되어 청력을 잃게 된다. 이후 구토와 현기증, 일부 시각 장애와 청력 상실로 이어졌다. 또한 그의 머릿속에 이상한 소리가 울리는 이명 현상으로 고통 받았다. 고야는 거의 죽을 지경이 되었고 이러한 고야의 고통은 광기로까지 이어진 반 고흐의 그것처럼 예술의 의학사에서 하나의 수수께끼로 남은 사건 중의 하나로 기록될 정도였다. 이러한 고통의 순간에 대부분의 화가는 이젤을 덮는다. 그러나 고야의 해결 방식은 달랐다. 이젤을 덮는 대신에 고야는 소형 그림(cabinet picture) 시리즈에 의욕적으로 매달렸다. 양철판에 유화로 참화의 묘사, 감옥의 내부, 달빛이 비치는 정신병원의 마당, 피 흘리는 투우의 장면 등 질병과 우울증으로 고통 받는 한 남자를 북돋워주는 어떠한 소재든 닥치는 대로 그렸다. 회복단계에서 고야는 길고도 풍부한 인생에서 창조성의 위대한 숲을 하나 발견하게 된다. 판화가 그것이었다. 물론 고통스런 경험 이후에 「벌거벗은 마하」나 「1808년 5월 3일」, 「카를로스 4세의 가족」등의 뛰어난 작품들이 세상에 주목을 받기도 했지만 사실상 고야를 고야답게 만든 것은 다른 장르였다.
그의 예술철학은 화려한 채색으로 빛나는 곳에 있지 않았으며 온전하게 그의 판화집 속에서 살아 숨 쉬고 있었다. 고야는 그로테스크한 이미지들 속에다 추상적 의미를 붙여 시대정신이 사라져가는 스페인 사회를 고발하고 있다. 『카프리쵸스』는 고야 정신이 온전히 담긴 채 1799년 2월 6일 총 80장의 에칭과 애쿼틴트로 제작되어 세상에 선보인 첫 번째 판화집이다. 당시의 비평가이자 시인으로 활약한 보들레르는 고야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그의 예술세계를 전하고 있다. 마치 고야의 판화를 통해서 그로테스크에 대한 정의를 내리고 있는 듯하다.
고야는 언제 봐도 위대한, 가끔은 무섭기까지 한 화가이다. 고야는 세르반테스 시대에 절정에 달했던 유쾌하고도 익살맞은 스페인의 풍자정신을 바탕으로 그 위에 대단히 현대적인 요소, 즉 현대로 넘어와서야 집중적으로 추구하는 한 특성을 추가했다. 그것은 설명할 수 없는 것에 대한 사랑, 극단적으로 대조되는 것들에 대한 느낌, 본질적으로 공포스러운 것에 대한 느낌, 그리고 외부 환경의 영향으로 짐승 같은 성질을 가지게 된 인간의 모습에 대한 느낌이다. 이 같은 정신이 18세기의 비평 및 풍자 운동에 뒤이어 모습을 드러냈다는 것은 기이한 일이다. 아마 볼테르라면, 수도승들을 다룬 고야의 온갖 풍자들에 깃들인 사상을 무척 고마워했을 것이다.
기존의 고야서적들이 『카프리쵸스』의 풍자성에 집중되었다면 본 책은 『카프리쵸스』를 비롯한 4편의 모든 판화집을 분석한다는데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카프리쵸스』 80여점 중에서 그로테스크 미학을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소재는 제한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4개의 연작이 각각 다른 의미의 그로테스크 성을 보여주는 재료들이기 때문에 고야 판화의 풍성한 의미를 분석하는데 필요한 작업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고야 판화의 분석이 자주 논의되는 배경에는 고야 자신이 분석해 놓은 ‘설명서’ 혹은 ‘제목’들 때문이다. 간결하게 흑백 처리된 에칭만 존재한다면 어떤 뜻으로 그렸을지 알기 어려운 그림들에 고야는 마치 광고 카피와 같은 간략한 설명을 붙여놓고 있다. 이러한 원 재료는 연구 분석의 매력적인 자료가 된다. 저자는 텍스트와 비주얼에 대한 공평한 의미 판단과 작품 전체의 일괄 분석을 통하여 좀 더 풍부하고 기초적인 고야의 작품세계를 소개하였다.
현대의 회화는 회화를 읽는 과정 자체가 미술에 대한 이해, 미술에 대한 하나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작업처럼 되어 있다. 미학과 미술, 철학과 예술의 경계를 넘나들고 있는 것이다. 고야가 살았던 고전주의에서 낭만주의로 넘어가는 당시의 미술, 회화는 분명한 의도와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작업이 중심이었다. 다의적인 해석의 가능성을 열어두는 것은 좋은 작업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고야가 자신의 판화집들에 설명을 붙여놓은 것은 그러한 역사, 사회적 상황과 관련이 있을 것이지만 역으로 이러한 설명은 고야의 다른 의도를 숨기기 위한 작업이었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고야 판화집의 근대성, 애매 모호성이 현대에 오면서 주목을 받게 된 것이다.
텍스트가 붙어있는 고야의 판화집들은 때로는 이러한 설명 때문에 정확한 분석을 방해할 수도 있다는 평을 듣기도 한다. “의미의 층위들은 미끄러져 사라지고 더 이상 발견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슐츠는 시각적 분석 위에 문자적인 증거를 선호함으로써 작품을 ‘텍스트화 했다’고 비판하고 있다. 또한 고야는 『카프리쵸스』에서 계몽주의적 신념을 작품에 강렬한 메시지로 담아내고 있다. 그러나 그의 생각과 이념을 작품에 그리면서 그 표현방식은 낭만주의적이다. 이러한 점이 고야에 대한 해석을 모호하게 만드는 것 중의 하나이다. 계몽주의가 이성 중심적 사고를 기반으로 한다면 감성적 사고를 기반으로 하는 낭만주의적 특성은 어찌 보면 대립적이고 상충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고야는 두 가지의 가치 체계를 병존시키고 있다. 본고에서는 고야의 다의성을 해석하는 이론적 배경으로 그로테스크 미학을 원용하고자 했고 그로테스크 리얼리즘의 선구자적 길을 걸었던 그의 판화미학을 통해서 상충하는 가치체계에서 창조된 고야의 예술론을 새롭게 해석하고 해답을 찾고자 하였다. 그리고 그로테스크한 판화연작의 전 작품 분석을 시도하여 당대 사회의 모순을 비판하고자 한 고야의 시대정신이 어떻게 ‘추의 미학’ 속에서 구현되었는지를 분석 하였다.


목차


차 례

1. 서문

2. 그로테스크 미학의 역사
1) 풍자적인 것과 장난적인 것 - 필립 톰슨 (Philip Thomson)
2) 적대적이고 낯설고 비인간적인 것 - 볼프강 카이저 (Wolfgang Kayser)
3) 현대 미학적 입장에서의 그로테스크 정의
4) 라블레의 세계를 통해 본 바흐친의 그로테스크

3. 그로테스크의 원형적 조형미 ; 고야의 판화미학
1) 고야의 생애와 시대적 배경
2) 고야 판화연작의 개요

4. 잔인한 풍자와 차가운 웃음의 세계 ; 『카프리쵸스』(Los Caprichos)
1)『카프리쵸스』의 제작배경과 의미
2)『카프리쵸스』의 구성
3)『카프리쵸스』(Los Caprichos) 1~80번 작품 분석

5. 공포, 무섭고 낯선 세계 ; 『전쟁의 참화』(Los Desastres de la Guerra)
1)『전쟁의 참화』제작의미와 구성
2)『전쟁의 참화』(Los Desastres de la Guerra) 작품 분석

6. 절망과 카타르시스 ; 『투우』(La Tauromaquia)
1)『투우』제작의미와 구성
2)『투우』(La Tauromaquia) 1~33 작품분석

7. 음산한 가면의 모티브 ; 『어리석음』(Los Disparates or Los Proverbios)
1)『어리석음』제작의미와 구성
2)『어리석음』(Los Disparates) 1~22 작품 분석

8. 고야와 그로테스크
1)『카프리쵸스』43번의 그로테스크
2) 바흐친 시각에서 본 낭만주의 그로테스크와 고야

9. 부 록
프란시스코. 고야 약력 연보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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