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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백 마리

양 백 마리

  • 정선엽
  • |
  • 시옷이응
  • |
  • 2020-08-25 출간
  • |
  • 188페이지
  • |
  • 110 X 165 mm
  • |
  • ISBN 9791197103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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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양 백 마리. 초단편소설집입니다. 모두 29편의 짤막한 이야기가 실렸습니다.
네 편의 이야기 중 각각 일부를 발췌했습니다.

미친놈들/
“미친놈.”
이번엔 남자가 툭 쏘아대듯이 대꾸했다. 여자는 남자의 반응이 재미있다는 듯이 피식 한 번 웃고는 계속해서 말을 이어갔다.
“눈도 깜빡거리지 않을 인간들한테 뭘 기대해? 차라리 교회에 가서 기도나 해라.”
“미친놈.”
“절에 가서 공양을 올리든지.”
“미친놈.”
“다 관두든지. 미친놈아.”
“그래서 다 관뒀어. 나 잘했지?”
남자가 미소를 보였지만 여자는 순간 놀란 표정을 지었다.
“미친놈.”
남자의 미소가 더욱 진해졌다.
“아닌 것 같애.”
미소 끝에 남자는 그렇게 소리 냈다. 고개까지 가로저으며.
“그렇게 잘 돼가고 있지 않아. 무엇이든지.”
남자는 남은 맥주를 단숨에 털어 넣고서 자리에서 일어나기 위해 손바닥으로 바닥을 짚었다.
“잠깐 편의점 갔다 올게. 너도 한 캔 더?”
여자가 “어.”라고 대답했다.
“이번에도 또 설마 오백은 아니겠지? 예전에 삼백 밖에 안 되던 걸 이틀에 나눠서 마시던 애는 어딜 간 거지? 도통 보이질 않네. 난 걔를 만나려고 오늘 왔던 거였는데. 저기요, 미안하지만 좀 찾아줄래요?”
“미친놈.”
여자가 남자에게 살며시 입을 맞췄다.

카아츠가(슬래쉬)는 말했다/
지금까지의 연구를 종합해볼 때, 광활한 우주 어딘가에는 또 하나의 생명체가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게 개인적인 소견이다.
- 소장님, 수신입니다.
카아츠가 말했다.
그의 눈을 쳐다봤다. 또 그러고 말았다. 나도 모르게 말이다. 섬뜩했지만 다행히 미소까지 잃어버리진 않았다. 나는 어서 눈을 다른 쪽으로 돌렸다. 되도록 눈을 마주치지 않으려고 상당히 주의하고 있지만 뜻대로 잘 되지 않을 때가 있다. 금방같이 갑자기 얘길 하면 부지불식간에 그쪽으로 눈길이 향하게 되는 것이다. 나는 그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면서 말했다.
- 전방을 주시해주게.
그러곤 수신된 메시지를 읽었다. 학회참석 일정이었다.
그나저나 이제는 적응이 될 때도 된 게 아닐까, 하지만 아직 먼 것 같다. 1000년쯤은 더 지나야 하는 걸까. 하긴 이제 겨우 300년 남짓이다. 그와 함께 한 시간이 말이다.
그는 눈이 둘 달린 돌연변이다. 나는 가끔 그의 얼굴을 보며 외계인을 머릿속에서 그려본다. 눈이 둘 달리고, 손이 두 개인 괴물체. 설마 다리마저도 둘은 아니겠지?

내 성기는 너무 무겁다/
“화장실 좀 먼저 사용할 수 있을까요?”
2층에 있다고 가르쳐주면서 벽에 걸어놓은 열쇠를 건넸다.
여자가 아래층으로 내려간 사이, 창문을 열어 환기를 시키고 음악을 틀었다. 냉장고에서 생수병을 꺼내 커피포트에 적당량을 부었다. 찬장선반에서 인스턴트커피스틱을 하나 빼서 뜯었다. 오늘은 스누피가 그려진 머그컵을 골랐다. 개집 지붕에 벌렁 누워있는 그림이었다. 그런데 가만 생각해보니 어제도 이걸 고른 것 같다.
호호 불면서 뜨거운 커피를 마시며 랩탑으로 입고할 물품목록을 작성했다. 딜도(울트라슈퍼빅, 딸기케익맛), 딜도(도깨비방망이, 카라멜마끼아토마카롱맛), 딜도(코브라뱀, 열대우림코코넛맛), 딜도(바나나, 바나나우유맛), 딜도(송이버섯, 아기분유맛). 여기까지 써넣었을 때 찰랑찰랑 하는 종소리가 울렸다. 소리가 난 쪽으로 고개를 들었다. 여자가 문을 밀고 실내로 들어오고 있었다. 신중하고 조심스러운 발걸음. 굽이 상당한 구두를 신었는데도 아주 작은 소리밖에 들리지 않는다.
“거기 아무데나 두시면 돼요.”
난 여자가 서 있는 쪽과 가장 가까운 테이블을 가리켰다.
“점심시간이 다 돼서…… 내일 꼭 다시 올게요.”
미소가 예쁜 여자가 말했다.

담배, 강과 태양/
“얘, 저거 비둘기니?”
“저렇게 커다란 비둘기가 어딨어. 딱 보면 모르니? 갈매기지. 저 날카로운 부리를 봐라.”
“비슷하긴 하네. 근데 갈매기는 바닷가에 사는 거 아니었어? 새우깡 같은 거 먹으면서.”
“글쎄. 음, 길을 잘못 들었나보지.”
“그런 걸까?”
“또 모르지. 톰 소여의 모험 같은 걸 읽어봤을 수도.”
“신밧드의 모험일 수도 있어.”
“아니면 허클베리 핀의 모험이거나.”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러고선 한참 만에 입을 열었다.
“갑자기 새우깡이 먹고 싶어졌어.”
“난 이미 먹고 있었는데.”
담배를 깊숙이 빨아들인 뒤 스낵이라도 씹어대는 양 입을 벌리고 쩝쩝거렸다.
새는 어디론가 날아가 버렸고 두 사람은 태양이 비추는 강변을 다시 걷기 시작했다.


목차


미친놈들
14D
보라색 방어막
카아츠가(슬래쉬)는 말했다
내 성기는 너무 무겁다

구덩이 탈출
양 백 마리
앵무새 초프
질문들
합의
엑셀 소나타 9번
27페이지
많이 안아줘
건축가의 도면
드라큘라는 백작이다
워크샵-플랫폼
에어포트 클럽
목욕탕
담배, 강과 태양
축하합니다
은비 씨
신해철을 듣는 밤
모모+님
페달을 신나게 밟자
사다리
우산
지금은 기억나지 않지만
작업실의 유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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