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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힐 그녀 백두대간을 가다

하이힐 그녀 백두대간을 가다

  • 윤정자
  • |
  • 이서원
  • |
  • 2011-05-17 출간
  • |
  • 351페이지
  • |
  • 152 X 210 X 30 mm
  • |
  • ISBN 97889962485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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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백두대간을 꿈꾸며

인간은 일생 동안 일정한 간격으로 한 번씩 변하거나, 시기별로 이루어야야 할 목표나 경지가 있다고 생각했나 보다. <논어>에서 나이를 가리키는 지학(志學)이나 약관(弱冠), 이립(而立)이라는 말들을 곰곰이 새겨보면 그런 선인들의 뜻이 보이는 듯하지 않은가? 공자의 나이 부르는 법에 따르면 내 나이 어느새 불혹을 지나 지명(知命)을 바라보게 되었다. 과연 그 뜻대로 나이 서른에 몸을 일으키고 미혹의 흔들림 없는 인간이 되었는가 생각해보면 부끄럽기만 하다. 또한, 지명에 이른다고 하늘의 뜻을 알게 될까?

여자 나이 오십에 이르면 많은 변화가 온다고 한다. 지금까지 살아온 것이 허무해지고 자신감도 없어져 스스로 나약하게 여기게 된다든가, 몸에도 노화의 징조가 뚜렷해지고 매사 무력해진다. 나는 주변에서도 그런 사람들을 자주 본다. 이제 무엇을 해야 보람되고 후회 없는 삶이었다고 말할 수 있을까? 또한, 인생의 후반기를 살아갈 힘을 비축하려면 무엇을 하여야 할까?

나는 그 해답을 백두대간에서 찾았다.
그동안 남편과 아이 그리고 회사라는 삼각형 안을 맴돌면서 살아온 인생을 후회하지는 않으며, 가족을 사랑하고 열심히 일해온 스스로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하지만, 가끔은 굴레로 느껴지고 나만을 위한 무언가를 찾아야겠다는 욕구가 솟아올랐다. 갈피를 못 잡고 우울하고 괴로웠던 그 시기에 우연히 오르게 된 어느 산이 백두대간 도전이라는 꿈을 심어준 것이었다.

백두대간으로 가자. 더 늦추기엔 세월이 기다려주지 않을 것이라는 결심을 한 것은 2개월여의 체력을 가다듬는 산행이 끝날 무렵이었다. 내 안의 모든 갈등과 번뇌를 잊고 새로운 목표를 향해 준비하고 정진하자. 맨몸과 내 의지만 있으면 가능한 백두대간 총 마흔개 구간 등정. 순간적으로 떠오른 생각은 점점 구체화하였다. 지리산부터 설악산까지 장장 약 735킬로에 이르는 기나긴 여정! 이 백두대간 등정을 오십세가 되기 전에 끝내려면 매달 1~2회 산행을 해야 가능하다. 백두대간(白頭大幹)을 글자 그대로 풀어보면 ‘백두산에서 비롯된 큰 산줄기’라는 뜻으로 한반도의 뼈대를 이루는 산줄기를 말한다. 즉, 백두산에서 남으로 맥을 뻗어 원산·낭림산·금강산·설악산·오대산을 거쳐 태백산에 이른 뒤 다시 남서쪽으로 소백산·월악산·속리산·덕유산을 거쳐 지리산에 이른다. 이 땅의 대표적인 산들을 망라하고 있는 셈이다. 지도상 거리로는 전 구간인 백두산에서 지리산까지가 1,625킬로이고, 남한 구간은 약 735킬로에 이르는 장대한 산줄기이다.

백두대간은 한반도의 자연 지리적 상징이면서 동시에 한민족의 인문적 기반이 되는 산줄기이다. 내가 오를 백두대간 마흔 개의 코스는 우리나라 등뼈가 되는 산줄기의 3분의 2를 밟아나가는 여정이다. 이렇게 백두대간을 이해하고 백두대간과 관련된 여러 루트의 정보를 입수하고, 각 지도와 코스를 살펴보면서 백두대간을 오르는 나를 상상하니 가슴이 벅차올랐다. 나의 의지가 외부의 각종 업무나 환경에 의해 흔들리지 않기를 바라면서 꼭 해낼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백두대간을 꿈꾸기 시작했다.

같이 갈 수 있는 팀이 있을까? 없으면 나 혼자서라도 오르리라. 지금껏 살아오는 동안 내가 내세울만한 것은 바로 행동으로 옮기고 감당해내는 그 배짱과 억척이 아니었던가. 아등바등 고민하며 살아가는 나에게 백두대간은 인생을 살아갈 새로운 에너지가 될 그 참모습을 보여 줄 것이라 기대했다. 그리고 백두대간은 내가 상상했던 그 이상을 말 없는 모습으로 대답해 주었다.

지은이 윤정자

<책 속으로 추가>
하늘은 점점 밝은 태양이 구름 사이로 비치고 있었다. 편안한 마음으로 목적지인 진주까지 푹 자두었다. 진주에 내리니 가늘게 비가 내리고 있었다. 15분 정도 택시를 타고, 시외버스터미널에서 다시 지리산 중산리행 버스를 탔다. 중산리 버스정류장에서 중산리 매표소까지는 2킬로 정도 아스팔트 길을 따라 올라가야 한다. 그리고 중산리 매표소에서 천왕봉까지는 5.4킬로. 매표소의 직원이 우려 섞인 목소리로 천왕봉으로 가지 말고 장터목산장으로 곧장 가라고 한다. 날씨도 궂고 시간이 지체되었으니 천왕봉으로 가면 날씨가 어두워질 것이라 대피소로 가라는 당부이다. 혼자 왔으니 염려하시는 것도 당연하다.
비가 다시 세차게 내리기 시작한다. 그래도 머뭇거릴 시간은 없다. 우비를 입고 완전무장하고 출발한다. 비가 많이 내리면 불편한 점이 많다. 물웅덩이도 피해야 하고, 젖은 나무도 피해야 한다. 흙 밖으로 드러난 뿌리 둥치는 미끄러워서 자칫 넘어질 수 있으므로 특히 발목을 조심해야 한다. 일단 발을 보호해야 하므로 최대한 등산화에 물이 들어오는 것을 방지해야 하고, 한 발자국 한 발자국 정성스럽게 디뎌야 발을 보호할 수 있다. 지난 산행에서 우리 일행 중 한 분이 돌부리에 발목을 삐끗거려 나머지 10킬로를 무척 고생하며 하산하는 모습이 떠올랐다. 비가 내리니 시간이 오래 걸렸다.
백두대간의 시작은 천왕봉(天王峰 1,915미터)에서 성삼재까지이므로 천왕봉을 거치지 않으면 의미가 없을 터. 난 야간산행을 대비해서 만반의 준비를 하지 않던가? 그분은 내가 여성 혼자라서, 개정하는 마음으로 그렇게 조언을 했을 것이다. 하지만, 천왕봉을 가지 말라는 것은 시작도 하지 말라는 소리이다. 지난달에 백무동에서 천왕봉을 왕복한 경험이 있으니, 다른 코스인 중산리행을 택한 것인데 말이다. 하지만, 세찬 비가 그칠 줄 모르고 있었다. 급경사는 계속되고 등 뒤엔 15킬로그램이 넘는 배낭이 허벅지를 짓누르고 있었다. 생각보다 쉽게 속도가 나지 않았다. 이제 2.4킬로 왔을 뿐인데, 숨이 턱까지 찬다. 로터리 대피소에서 잠시 간식을 하며 쉬었다. 비는 더욱 세차게 내린다. 내가 본 지리산은 거의 비가 내리고 있었다. 어쩌면 이토록 비와 인연이 많을까? 장비를 가다듬고 다시 출발, 앞으로 3킬로 위가 정상인데 길이 사뭇 멀다. 법계사까지 1킬로. 급경사에 몸이 무거워지고 있었다. 모든 짐을 줄이고 최소화했는데도 특히 오른쪽 어깨가 무거움을 호소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이 짐은 내가 사흘 동안 살아갈 수 있는 매우 귀중한 것이다. 이런 물리적인 짐의 무게보다는 365일 짊어지고 가야 하는 짐이 더 무겁지 않은가? 365일 하루도 걱정이 없는 날은 없었다. 무엇을 해서 먹고 살 것인가? 나를 믿고 따르는 직원들의 생계와 미래를 어떻게 보장해줄 수 있는가? 내일 당장 일이 끊기거나 중단되거나, 이의제기가 들어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런 걸 생각하면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지!
800미터 남았는데 경사는 더욱 심해지고, 빗물이 돌을 타고 흘러내려 낙석을 우려하며 조심스레 올랐다. 천왕봉 300미터 전. 긴 급경사 계단을 오르려니 최대한 힘을 모아야 했다. 거센 비바람에 몸이 휘청거린다. 몸의 중심을 최대한 잡고 수직의 급경사를 오른다. 그리고 드디어 천왕봉(天王峰 1,915미터)! 천왕봉 표지판 앞에서 잠시도 서 있기가 어려울 정도로 바람이 세차다. 무거운 배낭을 메고 있는데도 몸이 휘청거려 중심 잡기가 쉽지 않다. 모자는 날려갈 듯하고 우비는 정신없이 펄럭이고, 비는 세차게 내리고. 겨우 사진 한 장을 찍었지만, 주변은 온통 안갯속에 잠겨 천왕봉만 보인다.
비에 젖으면 휘감겨 걷기 어려울것 같아 반바지를 입었더니 비를 맞는 다리가 쏘는 듯이 따갑다. 빗방울이 이렇게 아픈 건 처음. 어느새 등산화에도 물이 들어와 발은 질척거리고 온몸도 젖었다. 1.7킬로를 하산해 장터목 대피소에 도착하니 6시가 되어버렸다. 원래는 예약해 둔 세석대피소까지 가는 것이 오늘의 일정이었는데 몸도 모두 젖어 춥고, 발도 모두 젖어 더는 진행이 어려울 것 같아 그냥 장터목에서 하루 쉬기로 했다. 장터목에서는 미 예약자는 7시까지 대기해서 자리를 배정받아야 한다. 배정순서는 어린이, 노약자, 여성 그리고 남성 순이다.
저녁 식사를 준비하려고 하는데, 그렇게 점검했는데도 불구하고 가장 중요한 가스를 연결하는 잭이 보이질 않는다. 아뿔싸! 염치불구하고, 먼저 식사를 마친 옆 팀에게 잭을 빌려달라고 해서 겨우 밥을 지었다. 내일 분량까지 코펠에 가득해 버렸다. 밥을 준비하는 동안 서 있자니 내가 좀 추워 보였는지, 이슬이도 한 잔 준다. 따끈하게 밥을 지어먹고 있는데, 대기자 자리배정 안내 방송이 나온다. 다행히 등산객이 적었던지 쉽게 자리를 배정받을 수 있었다.
장터목산장 128번. 내 하룻밤 몸을 쉬는 자리이다. 이제 모두 정리하고 숙소에 누웠다. 창밖으로 세찬 바람이 계속 분다. 내일은 비가 그쳤으면 좋겠다. 오늘 못 간 거리 3~4킬로를 더 가야 하니 내일 총 종주 거리는 25킬로는 족히 될 것이다. 내일을 위해 기도를 하고 잠을 청한다….
둘째 날
오전 4시. 칠흑 같은 어둠과 안개만이 자욱한 장터목 산장, 몇몇 사람들은 이미 갈 길을 재촉하여 떠났고, 나도 길을 떠나기 위해 어제 해놓은 밥에 마른반찬과 김치, 김으로 간단히 아침 식사를 한다. 어제 비바람, 강풍 때문에 원래의 목적지까지 가지 못해 오늘은 서둘러야 한다. 헤드 랜턴과 손전등을 비추며 길을 나선다, 아직 아무도 없는 등산로에 안개만 무성하다. 장터목에서 연하봉(1,730미터), 삼신봉, 촛대봉까지는 오르내리면서 운무가 걷히다가 다시 끼는 신비로운 풍광을 볼 수 있었다. 가다 보니 햇빛도 비치고, 날씨가 매우 좋다.
칠성봉에서 잠시 간식을 먹고 물도 한 모금 마신다. 거의 2시간 30여 분을 걸어온 것 같다. 칠선봉은 선녀들이 구름을 타고 노는 것처럼 구름의 흐름이 자유롭고, 주변의 풍경 역시 뛰어나다. 바람도 잔잔히 불어와 잠시 쉬었다 가기가 안성맞춤이었다. 장터목에서 영신봉(1,556미터), 칠선봉(1,576미터), 덕평봉(1,521미터)까지는 바위산이 많아 자주 오르다가 내리막길, 또 오르다가 내리막길의 연속이었다. 그러므로 등산 시간도 좀 여유 있게 잡아야 했다. 그리고 이 구간까지는 ‘물’이 없으므로 미리 세석산장에서 준비해야 했다.
덕평봉 근처에 선비샘이 있어 가는 이들이 잠시 쉬었다가 물도 마시고, 손도 씻고 혹은 머리에 찬물을 부어 식히기도 한다. 1,500미터 고지 이상에서 나오는 물이라 의미가 있다. 물맛도 기가 막히다. 선비샘부터 벽소령까지는 매우 완만한 숲길이다. 연인들이 손을 잡고 걸어도 좋을 만큼 편안하고 걷기 쉬운 코스이다. 벽소령 1킬로 전의 길은 특히 좋지만, 벽소령은 물이 많지 않아서 물이 귀할 때는 밥 짓는 물밖에 구할 수가 없다고 한다. 지리산 종주는 1,500미터 이상의 주 능선을 따라 하는 것이라서 자칫 물 구하기가 어려울 수 있으므로, 중간마다 대피소에서 물을 보충해 가야 한다. 물론 지금은 우기라서 물이 많지만….
12시에 연하천 산장에 도착했다, 오늘 계획의 약 절반 정도의 거리를 온 셈이다. 약 7시간 정도를 걸어왔다. 앞으로도 11킬로 정도를 더 가야 한다. 연하천에서 많은 등산인이 점심을 먹는다. 물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커피 생각은 나는데다가 가스 연결기를 잃어버리는 바람에 사람들 속에서 점심을 먹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옆 사람에게 커피 마실 뜨거운 물을 얻어두고 점심으로 도시락을 먹었다. 그 사이 물은 좀 식었지만, 식후 한 잔의 커피는 그만이었다. 연하천까지 편한 길을 내려왔다고 생각했는데, 연하천에서 토끼봉까지는 팔딱팔딱 뛰지 않으면 도저히 속도가 안 붙는다. 한참을 내려왔으니, 또 그만큼 올라가야 하겠지. 지리산은 그렇다. 내려오는 길이 많다고 좋아할 것이 아니라 또 그만큼 반드시 올라가야 하기 때문에 내리막길에서 힘을 비축했다가 오르막에 힘을 쓰는 안배가 필요하다. 전망 좋은 화개재는 예전 전라도와 경상도의 물물교환이 있던 곳으로 분지를 이루고 있다. 토끼봉 오르는 것이 힘들어서인지 시원한 바람이 부는데다가 벤치가 있으니 절로 앉게 된다. 간식을 먹으며 푹 쉬었다. 이슬이도 가볍게 한 잔. 때로 약간의 알코올은 피로를 없애주고, 기분도 이완시켜 주어서 충분히 쉰 것 같은 느낌이 들게 한다. 특히 피로에 지치거나, 에너지가 부족하다고 느낄때 가벼운 한 잔은 힘을 준다. 물론 나만의 학설^^.
잠시 오르막길이 있는 듯하더니 인위적으로 만들어 놓은 계단이 끝이 안 보이게 펼쳐져 있다. 화개재에서 충분히 쉬기를 잘했다. 이 계단은 오르고 또 올라도 끝이 보이지 않는다. 500여 개라고 하는데 다행히 하루에 한 번 이상은 10층에 있는 회사를 걸어 올라다닌 것으로 단련되었는지 부담스럽지는 않았다. 삼도봉(1,499미터)에 오니 시야가 확 트이는 것이 마음조차 시원하다. 삼도봉이라는 삼각형의 표지가 땅바닥에 꽂혀 있다. 날날이봉이라고도 한다. 경남과 전남, 전북의 3도가 만나는 곳이라고 하여 삼도봉이라 이름 붙여졌다 한다. 노루목을 지날 때, 반야봉과의 갈림길이 있었다. ‘노을’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반야봉을 가보고는 싶었지만, 오늘은 반야봉을 들릴 여유가 없다. 6시 전에 노고단 대피소까지 가기 위해서는 그냥 통과해야만 했다. 이제 노고단까지는 3.2킬로. 2.2킬로까지는 잘 왔다. 그런데 1킬로 정도 남은 지점부터는 너무나 지루하고 힘들고 멀게 느껴졌다. 길이 안 좋은데다 사람들도 없고, 나 홀로 걷는 길이라서 더욱 그러했다.
드디어 5시 30분 노고단에 도착했다. 노고단은 안개에 휩싸여 시야가 좋지 않았다. 잠깐 돌아본 후에 노고단 대피소로 향했다. 노고단 대피소는 예약해 둔 터라 바로 방과 자리 배정을 받았다. 배낭을 풀고, 대피소에서 노고단 방향으로 약간 오르는 길목의 물길에 발을 담그니 하루의 피로가 모두 가시는 것 같다. 오면서 온종일 이것저것 간식을 먹었더니 밥 생각이 없는데다가 새벽 일찍 일어나 아침을 먹을 테니 간단한 간식만 먹고 자기로 했다. 8시쯤에 잠자리에 들었다. 계획한 모든 거리를 예상시간에 완주했다. 그런 내가 자랑스럽기까지 하다. 처음에 이런저런 걱정도 많이 했지만, 아직 피곤하지 않은 것을 보면 산이 내게 에너지를 충전시켜 준 것만 같았다.

셋째 날
5시 30분, 좀 늦게 일어났다. 컵라면에 어제 해둔 밥으로 아침을 먹고 나니 6시 40분. 다음 목적지인 성삼재로 향했다. 성삼재까지는 포장이 잘 되어 있어 눈감고도 갈 수 있는 구간이다. 사람들이 많이 올라온다. 내려가는 사람은 2.9킬로 내내 나 혼자뿐이다. 어제도 그랬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성삼재에서 출발하여 천왕봉을 종주하는 코스를 따른다. 난 거꾸로 가는 셈이라 줄곧 동행이 없다. 일반적으로 성삼재에서부터 가야 할 대간이지만 나의 일정과 잘 맞지 않아서 거꾸로 가기로 한 것인데 그래서 더 호젓하고 좋았다.
7시 20분. 성삼재에 도착했다. 공기도 상큼하고, 몸 상태도 아주 좋다. 잘 쉬어서 그런 것 같다. 다리도 아주 양호해서 이틀 동안 종주를 했다는 느낌이 안 들었다.
만복대로 가는 길을 물어봐야 하는데 아직 휴게소의 문이 열리지 않아서 성삼재 주차장 출입관리실에 가서 물어봤더니 퉁명스러운 말투로 아저씨가 급히 말씀해 주신다. 이정표가 잘 나와 있지 않은데 우선 성삼재 주차장에서 나가 오른쪽 길로 우회전해서 70미터 정도 내리막길을 걷다 보면 왼쪽에 작은 쪽문이 하나 보이는데 그 안에 이정표가 있다. 자칫 방심하면 놓치기 쉬우므로 주차장에서부터 70미터 이내 거리 왼쪽을 유심하게 응시하면서 가야 한단다. 만복대 5.4킬로. 만복대 가는 길은 한 사람이 겨우 지나가는 길인데 사람 손을 별로 타지 않아서 숲이 울창하게 우거진 오솔길이다. 숲이 너무 우거져서 반바지로는 맨다리가 모두 쓸릴 것 같았다. 긴 바지로 갈아입었는데 숲과 초목이 물을 잔뜩 머금고 있어서 조금 걸으니 이내 모든 옷이 젖어 버렸다. 비는 오지 않았지만, 우비를 꺼내 입었다. 땅은 전형적인 흙길이라서 기분이 좋았다. 정글처럼 길을 헤치면서 가야만 했다. 얼굴이 자꾸만 간질거려 모기가 물었나 생각했더니, 그것이 아니다. 숲이 우거져 사람이 다니는 통로지만, 거미줄이 겹겹이 수없이 처져 있었던 것이다. 숲의 키가 작아서 딱 내 얼굴 정도의 높이에 모든 거미줄이 처져 있었다. 이제부터 스틱을 들고 앞으로나란히를 하면서 거미줄을 끊으며 지나야 했다. 스틱은 더 이상은 땅을 짚는 용이 아니었다. 단지 거미줄 제거용으로 사용되고 있었던 것이다.
2킬로 정도 왔을까? 어떤 아저씨와 마주쳤다. ‘수고하십니다.’라고 인사를 하고 걷는데, 이제는 ‘앞으로나란히’ 를 하지 않아도 되었다. 아저씨가 마주 오면서 거미줄을 모두 끊어내고 지나왔기 때문이었다. ‘땡큐!! 아저씨’ 하지만 한동안 좀 편하게 걸었는가 싶었는데 1킬로쯤 오니까 다시 거미줄이 있었다. 그 사이 거미들이 거미줄을 모두 수리하여 원상복귀시켰나 보다. ‘에그, 너무 부지런한 거미들.’ 속으로 우물거렸다. 하긴 그네들은 아침 식사 사냥을 준비했을 텐데, 사람들이 거미줄을 모두 결딴내 놓았으니 원망스럽겠지.
숲은 끝까지 우거져 있었다. 난 다시 ‘앞으로나란히’를 하고 걷다가 이것도 팔이 아파서 한 손만 들고 슈퍼맨이 날아가는 모습으로 길을 걷는다. 땅은 물에 젖어 질퍽거리고, 눈으로는 땅의 모습이 잘 보이지는 않고, 슈퍼맨 자세로 휘휘 저으면서 걸어나갔다. 이 얼마나 우스운 자세인가? 정상에 오르는 동안 아무도 만날 수 없었다.

백두대간의 위대한 길이며, 민족의 대구간인데 이정표도 없고 소개하는 그 어떤 표지도 없었다. 길에 흔히 보이는 산행리본도 없었다. 다음에는 ‘이 길은 민족의 대구간, 백두대간구간입니다.’라는 산행리본을 1,500장 정도 만들어 와야겠다. 다음 사람을 위해서. 백두대간의 자신감과 의미 그리고 길을 잘 안내해줄 수 있는 산행리본이 필요한 것 같다. 모두 뜻하는 바가 있어서 백두대간의 행보를 진행할 텐데 너무 표지가 없으니 힘이 빠진다. 백두대간 종주를 하는 이에게 자부심과 민족의 대구간의 발자국의 사명감을 줄 수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만복대 300미터 전에 와서야 비로소 길다운 길이 보인다. 5킬로 정도는 거의 외길 숲길이다. 숲이 우거져 양쪽의 긴 풀들을 헤치며 와야 한다는 의미이다. 넓은 분지가 보이고 만복대엔 고추잠자리들이 춤추며 나를 반긴다. 언제쯤 사람의 발길이 닿았던 것일까? 길의 발자국을 보니 하루 이틀 전에 사람이 다녀간 흔적들이 보이는데, 오늘은 거미줄이 무성한 것을 보니 아직 사람의 발걸음이 없었나 보다.
10시에 만복대 정상(1,438미터)에 도착했다. 잠깐 빵과 간식을 먹으며 쉬었다가 정령치로 향한다. 만복대에서 정령치까지 가는 1킬로쯤 지점에서 드디어 ‘사람’을 만났다. 두런두런 여성의 목소리가 나는 것이다. 50~60대로 추정되는 여성 두 분이 쉬고 있었다.
“산에서 선녀가 내려오는 줄 알았네!’’
“깊은 산중에 어찌코롬 이렇게 이쁜 선녀가 산꼴짜기에서 내려온다요?”
재치 만점의 성격 좋게 생기신 아주머니께서 극찬이시다. 그도 그럴 것이 산행 중 유일하게 만난 사람이기 때문일 것이다.
나도 드디어 사람을 만났다는 기쁨에
“안녕하세요!”
하고 인사를 한다.
“어찌꼬롬 이렇게 여자 혼자 다닌다요? 무섭지도 않소?”
하는 아주머니의 걱정 반, 대견 반의 질문.
“이쪽 산 좋은께. 많이 소개해주시오잉.”
“네, 좋은 산행되세요.”
하고 다시 가던 길을 걸었다.
만복대에서 정령치로 내려가는 길은 아주 평탄한 능선길이다. 거의 내리막길이고, 약 500미터는 노래를 부르고 가도 좋을 만큼 평탄한 길이다. 뒤를 돌아보니 만복대 산자락이 구름 속에 가려 보이지 않는다. 계속된 내리막길, 조금 전 그 두 분의 일행이다. 잠깐 길을 비키며 인사를 건네자, 나이가 좀 있으신 아저씨께서 어디서 오는 길이냐고 묻는다. 성삼재에서 온다고 하니 얼마나 걸리는지 물으신다. 난 시계를 보고 얼추 2시간 30분쯤 걸렸다고 말씀드리니 젊으니까 가능하지 본인은 아마 5시간은 걸릴 거라며 웃으신다. 나이와 세월. 흐르는 세월은 그 누구도 비켜갈 수가 없다. 그러나 시작하는 순간이 가장 빠른 순간이라 생각한다.
사흘 동안 40킬로 이상 걷고 있는데도 전혀 힘들거나 피곤하지 않았다. 정령치까지의 길은 내리막길이이고 많이 정비되어 있어 걷기 편했다. 그리고 감시 초소 같은 데가 높이 보인다. 올라가 보니 사용하지는 않고 비어 있는 것 같았는데 비박을 해야 한다면 하룻밤 묵어가도 최상일 것 같았다. 높은 철탑 위에 있어서 동물로부터도 안전하고 말이다. 정령치 주변은 관광지로 개발되어 있어 휴게소도 있고, 전망대 카메라도 있었다. 관광버스도 많이 들어와 있었다. 난 국수 한 그릇과 물을 마시고 12시쯤 고리봉으로 향했다. 고리봉에 오르는 길은 좀 험했다. 가파르고 길도 좁고, 개발이 덜 되어 일반인들의 발걸음이 드문 것 같았다. 정령치에서 고리봉까지는 800미터. 20분 정도 소요되었다. 고리봉에서 잠깐 배낭을 풀고 물 한 잔을 마셨다. 지도를 한 번 확인하고 고리기로 향한다. ‘백두대간 OO산악회’라는 산행리본이 보인다.
오늘 이 행군의 마지막 코스인 고리봉에서 고기리까지는 3킬로. 잠깐 고리봉에서 산야를 굽어본다. 저 멀리 아래 굽이굽이 끝없는 산야의 모습이 펼쳐져 있다. 정말 아름다운 산야이다. 동글동글한 산봉우리들이 아주 정겹다. 이제부터 내가 하나 둘 밟아나갈 봉, 능선, 산야들이다. 구름도 모두 걷혀 산세가 아주 가깝게 보인다. 고리봉에서 고기리 방향 1킬로까지는 아주 가파르고 미끄러운 내리막길이다. 간간이 아주 험한 내리막에서 몇 번이나 미끈거려 아찔했다. 첩첩산중 산골짜기, 숲은 다시 평온해졌다. 길은 소나무가 우거져 솔잎이 잔잔히 깔린 능선이다. 소나무의 향긋한 솔잎냄새, 아주 좋은 숲이다. 그런데 잠깐 쉬려고 해도 하늘 높이 자란 나무 때문에 모든 곳이 습지이고, 햇빛이 잘 들지 않아서 축축하게 젖어 있어서 쉴 자리를 찾아도 어디 한군데 앉을 만한 곳이 없다. 짐을 줄이려 깔판조차 내려놓고 온 터라, 그냥 앉을 수도 없어 하는 수 없이 천천히 터벅터벅 걷는다.
지난 3일간 다른 사람들과는 역주행의 코스를 탔기 때문에 늘 혼자였고, 지리산 종주 주행선 마루금에서 오후 3시까지는 사람들과 자주 마주쳐 인사를 나누었지만, 그 이후부터 만나는 이가 뜸했다. 어제 마지막 1킬로. 매우 지루하고 더딘 발걸음이었지만, 여정을 마무리 짓는 시간이라서 조금은 여유롭고, 숲의 길도 아주 좋아 편안했다. 군데군데 흙길과 소나무 잎들이 잔뜩 흩트려진 길이 계속되었다, 매미들의 울음소리와 새소리에 마치 리듬을 맞추어 춤추듯 나는 나비들의 모습, 이름 모를 수많은 색색의 야생화들이 보드라운 공기에 향기를 실어다 준다.
오늘은 좀 늦게 출발한 탓에 남원까지의 열차 시간에 맞추려면 시외버스를 놓치지 말고 타야 한다. 시계를 보니 좀 서둘러야 할 것 같아 500미터 남은 거리는 뛰었다. 주천면 고기리 삼거리 매점에서 버스 시간을 물어보니 주인 아주머니가 버스는 3시 30분에나 온다고 하신다. 오전에는 자주 오는데 오후엔 아주 뜸하게 온다면서. 난 2시 5분 차인 줄 알고 열심히 뛰어왔는데 인터넷에서 찾은 정보가 갱신이 안 된 정보였나 보다. 아주머니는 아직 버스가 오려면 멀었으니 발도 씻고 머리도 감고 쉬라 하신다. 나는 버스가 언제 올지 몰라 수건으로 간단하게 닦고 동동주를 시켰다. 시원한 동동주는 잘도 넘어간다. 내주신 시래기 된장국, 파김치, 배추김치의 맛이 아주 일품이다.
아주머니는 연방 술안주를 내오시며, 여자 혼자서 산에 다니면 무섭지 않으냐? 잠은 어디서 자느냐? 질문도 많으시다. 난 버스가 언제 올지 모르니 계산을 먼저 해두고 짐도 모두 정리해서 묶어두고, 아주머니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보름 후에 이곳에서 다시 시작하여 수정봉, 고남산으로 가야 하니 다시 뵐 수 있을 거라 약속하고 전화번호를 받아 두었다. 아주머니의 따뜻한 마음과 나의 배낭에 있던 초콜릿, 팥묵, 부식 그리고 조금 남은 쌀과 바꾸었다. 내가 훨씬 이익을 보면서 말이다^^.
3시 5분 전 갑자기 버스가 왔다. “스톱!! 스톱!!” 소리를 질러 버스를 세우고, 아주머니께 갈게요, 한마디를 남기고 부랴부랴 버스에 올랐다. 버스는 아주머니가 말씀하신 것보다 35분이나 일찍 도착했다. 마음을 놓고 있었는데 하마터면 큰일 날 뻔했다. 기사님이 어디까지 가느냐고 해서 남원역까지 간다고 말씀드리자, 거의 종점이라 끝까지 가니까 한숨 푹 자라신다. 창문 위에는 손님들이 더울 때 쓰라고 걸어놓은 부채가 있었다. 내려서 부쳐보았지만, 버스가 출발하자 창문 밖에서 자연 바람이 솔솔 들어와 더는 필요가 없었다. 왼쪽 차장으로 보이는 지리산의 웅장한 모습이 시야에 가득해서 한순간도 차창으로부터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시골 버스엔 막걸리 한 통을 사서 오르시는 아저씨, 말린 붉은 고추를 한아름 갖고 오르시는 아주머니들이 차례로 올라타신다.
창 밖 들녘은 황금 물결이다. 이제 논은 곧 수확할 수 있을 것처럼 황금 벼 이삭들이 조금씩 머리 숙이고, 푸르고 푸른 산과 들, 내가 내려온 지리산의 끝없는 능선들이 보였다, 더 멀리 앞으로 가야 할 산들을 바라보았다. 1시간 20분 만에 남원 시내를 통과한 버스는 어느덧 외곽을 달리고 있었다. 나는 계속 시내 길을 주시하고 있는데 남원역은 보이지 않고 버스는 시내를 통과해 버렸다. 마지막 한 명까지 내리자 아저씨께서는 마지막 내린 곳이 종점인데, 이 버스는 남원역을 가지 않지만 태워다 주시겠다는 것이다. 남원역이 시내에 있다가 외곽으로 이사해서 버스 편이 좀 나빠졌다고 하시면서…. 친절한 기사 아저씨 대단히 감사합니다!! 아저씨 덕분에 남원역까지 전세 버스를 타고 도착한 격이 되었다. 이제 남원역에서 오후 5시 8분 발 새마을호 기차를 타고 올라간다. 예매한 기차표를 찾아서 나의 좌석에 앉으니 이제야 이번 여행을 마무리하는 기분이다.
처음 시도한 백두대간의 제3구간 제1마당, 용감하게 그리고 씩씩하고 건강하게,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내달았다. 이번 코스는 40킬로가 넘는다. 그렇지만, 나의 자랑스러운 백만 불짜리 다리는 힘들거나 지칠 줄 모른다. 다리가 좀 굵어지면 어쩌랴? 앞으로 3년간의 쉼 없는 주행이다. 남들이 쉽게 할 수 없는 무한도전에, 이제 한 걸음 성큼 내디딘 것이다.


목차


백두대간을 꿈꾸며 006

1부 시련과 극복의 시작 011
백두대간의 시작, 백두산 012
백두대간을 시작하는 첫 발걸음, 지리산 036
잘못 든 길, 그리고 목마름 058
죽음이나 절망 대신 나는 산을 선택했다 080
도피처이고 휴식처인 나의 산 096

2부 가장 두려운 것은 절망과 좌절 103
산에 오르는 것과 인생을 사는 것은 아주 많이 닮아있다 104
나에겐 산이 있어 112
의지 하나로 버텨 온 나의 삶 122
문경새재에서 인재의 의미를 생각하다 128
곁으로 난 길을 가는 즐거움 136
자유를 느낄 수 있는 산, 모든 이의 가슴속에 꿈꾸는 열망, 그 자유 속으로 136

3부 저마다 주어진 운명과 역할 149
나의 의지는 아무리 고통스러워도 포기하지 말라고 한다 150
백두대간의 절반을 지나며 본 산의 미소 166
괴롭고 슬픈 마음을 치유해주는 산 176
한 발 한 발 걷다 보면 반드시 도착한다 186
소박하고 따스한 사람들 196
여성 CEO로 살아간다는 것 204
힘든 2009년의 기억을 날려버리고 2010년을 맞다 210

4부 의학이 대신할 수 없는 자연의 치유력 221
일상을 일상이게 해주는 산 222
산에서는 모두 친구가 된다 232
빠진 구간을 채워 넣다 240
우울증 치료제 246
산을 아끼는 마음 258
중단 없는 전진 264
추억을 남기는 산행 270

5부 자랑스런 중소기업 CEO들에게 경의를 표하며 279
걸어 온 길, 아직 남은 길 280
힘든 산행을 무사히 마치며 자만을 버리다 286
오늘의 나를 있게 하는 산 296
수많은 관계 속에서의 고독 304
내 삶의 에너지, 힘의 원천 312
함께 한 마지막 백두대간 산행 320
드디어 백두대간을 모두 오르다 326

작은 의지로 시작해 큰 깨달음으로 내려서다 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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