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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안개와 함께 왔다

그녀는 안개와 함께 왔다

  • 김미진
  • |
  • |
  • 2007-03-27 출간
  • |
  • 302페이지
  • |
  • 142 X 213 mm
  • |
  • ISBN 9788901064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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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고독한 현대도시의 삶을 관통하는 아홉 편의 중단편을 담은 김미진 첫 소설집
『그녀는 안개와 함께 왔다』는 김미진의 첫 소설집으로 『모짜르트가 살아 있다면』(1995)으로 등단한 후, 13년 만의 뜻 깊은 결실이다. 표제작 「그녀는 안개와 함께 왔다」를 비롯하여, 현실의 미로에 갇힌 한 여자의 불확실한 희망과 정신적 혼돈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7시 오후의 불가사의한 미로」, 끝없이 뭔가를 먹어대면서 망원경으로 남의 모습만 염탐하며 자신만의 세계에 고립된 채로 살아가는 「코끼리 아줌마」, 노상 어디론가 돌진하듯 달려가 머리를 부딪쳐야만 자신의 존재 의미를 발견하는 남자가 등장하는 「춤추는 북어」 등 아홉 편의 중단편을 담았다.
▣ 희뿌연 안개 속을 배회하는 외로운 인간들의 몸부림

인생은 한바탕 스쳐가는 여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 여행에서 누군가는 돈만 벌다 가고, 누군가는 술만 마시다 가고, 누군가는 꿈만 꾸다 가고, 또 누군가는 죽기 살기로 여행만 하다 간다. 그렇다면 나는 이 여행길에서 뭘 하고 있는 것일까. (217쪽)

급변하는 도시 공간에서 현재 자신이 속한 곳을 정확히 인식하면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은 과연 몇이나 될까. 더군다나 미래에 대한 지도를 명확히 그릴 수 있는 사람들은 극소수에 불과할 것이다. 그래서 대부분은 현실의 삶과 비현실적 이상 속에서 충돌하면서 슬퍼하며 경계인으로 머물러 있고, 소위 낙오자로 규정된 사람들은 주변부에서 어슬렁거리며 현실도피적 삶을 살아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우리가 생을 마감할 때까지 ‘살아간다는 것’에 대한 숙제를 떠안고 가는 것은, 독립적 개체로서 자아를 찾고 확립하는 과정이 그 무엇보다도 고난하고 외롭기 때문일 것이다.
저자는 낯선 공간에 홀로 내팽개쳐짐으로써 두려움만 가득 지닌 채 하릴없이 기다리는 것으로밖에 대응할 수 없었던 여자의 이야기인 「그녀는 안개와 함께 왔다」를 통해 이 문제에 대하여 소설적 재고를 효과적으로 끄집어낸다.
안개가 자욱한 1월의 어느 날, 블루리지 산정의 ‘픽스 오브 오터’라는 여행자 숙소에 한국인 부부가 낡은 픽업트럭을 타고 찾아든다. 싸우기라도 한 듯 아무 말 없이 식사를 한 뒤 화장실을 다녀오겠다던 남편이 작은 손가방만 하나 남겨둔 채로 아내를 떠나간다. 혼자 남겨진 아내는 남편이 자신을 떠났다는 사실, 즉 자신이 버려졌다는 상황에 대해 아무 방안 없이 그대로 방을 잡고 머무르기 시작한다. 그녀의 긴 기다림이 시작된 것이다. 여벌 옷도 없이 “한겨울 철새처럼 뽀르르 날아든” 여자는 식대와 방값을 지불하기 위해서, 그리고 다시 돌아올지 모를 남편을 기다린다는 명목 아래에 픽스 오브 오터에서 청소와 허드렛일을 해나간다. 그러다 녹슨 고철 덩어리나 진배없는 링컨 컨티넨탈을 주방장의 도움을 받아 고치기 시작한다. 차를 광내고 고치는 그녀의 모습을 보며 픽스 오브 오터의 사람들은 그녀가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여름이 지나고 가을이 찾아와 사방이 “투명한 햇살 속에서 황금빛으로 반짝”일 때 링컨 컨티넨탈의 정비가 모두 끝난다. 그러나 모두의 기대와 염려와는 달리 그녀는 “안 떠나요, 난 여기서 남편을 기다려야만 해요.”라며 그곳을 떠나지 않는다. 그러나 다시 안개가 모든 것을 집어삼키기 시작해 모든 움직임이 흐린 영상이 되어 흘러갈 때 그리고 기적처럼 그녀의 남편이 픽스 오브 오터에 모습을 드러냈을 때 그녀는 혼자서 홀연히 떠나간다.
무의식적으로 그녀 스스로가 기다림의 대상이라고 생각했던 남편을 두 눈으로 확인하자, 되레 남편을 떠나 독립을 결심하게 된 것이다. 이는 그녀가 진정 찾고 있던 ‘고도’가 남편이 아니었던 것임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녀가 기다렸던 것은 바로 불투명하게 허공에서 부유하던‘자신’을 현실 안에서 존재 증명을 하는 일이었던 것이다. 그것이 비록 외롭고 고단한 일일지라도. 이 같은 시간의 흐름 안에 놓인 여자의 변화 과정을 저자는 계절이 소리 없이 바뀌듯 잔잔한 필치로 섬세하게 그려냈다.

“돌이켜보면, 그건 숙제 같은 거였어요. 내 인생에 주어진 숙제. 기다림이라는 숙제. 나는 남편을 기다리고 있었지만, 사실은 나 자신을 기다리고 있었던 거예요. 내 힘으로 말하고, 내 힘으로 느끼고, 온전히 내 발로 당당히 설 수 있는 그런 나 자신이요. 이제 그 기다림의 시간을 모두 채웠어요. 내가 떠나는 건, 그래요, 내가 떠나는 건 더 이상 기다릴 게 없기 때문이죠.”(251쪽)
이러한 존재 증명과 경계인 의식은 여행이 인생의 전부인 여자와 지도책 읽기가 취미인 남자에 대한 「내 마음의 지도책」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대학 졸업 후 백수 생활을 하다 가까스로 취직한 남자는 현실에 발목을 붙잡힌 채 자신과는 달리, 세계 곳곳으로 여행을 다니는 샛별을 만나 그녀의 자유로운 영혼에 사랑을 느낀다. 그리고 그녀와의 안정된 정착을 꿈꿔보지만 그녀에게 그는 그녀가 여행지에서 보낸 그림엽서를 받아줄 뿐인 “새로운 우편함”이었을 뿐이다. 그가 현실 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처지와 마찬가지로 그녀는 절대 현실과 조우할 수 없는, 그래서 거듭 어딘가로 떠나지 않으면 안 되는 부유하는 삶을 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현실 속 허기와 고독은 우리들이 “자고 일어나면 모습이 변하는 다크 시티”에서 태어남으로써, 그 자체로 “고향의 상실을 전제로 하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고 작가는 말한다.


▣ 우스꽝스러운 일상을 통한 삶의 씁쓸함
「춤추는 북어」는 카페의 통유리로 미친 듯이 돌진하다 쾅 소리를 내며 뒤로 발랑 나자빠지는 기묘한 남자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나 평범하게 살아오던 남자는 어느 날 갑자기 TV를 보다 거실 벽을 들이박아 버렸다. 그 이후 방의 벽은 물론이고, 아파트 콘크리트 벽, 길거리의 자동차, 호숫가 공터의 아름드리나무, 증권회사 객장의 전광 시세판 등 거리낌 없이 머리로 들이박고 나자빠지기를 되풀이하며 살아가는 것이다. 어디인가든 머리를 부딪쳐 통증을 느끼는 순간 안에서만 머릿속이 상쾌해지면서 그가 자신의 중심, 세상의 중심, 온 우주의 중심이라는 자신감이 차올랐기 때문이었다. 거울 속 세계를 사는 듯한 일상에 대한 괴리감과 공허함, 이를 뒤따르는 익명성 속에서 자신이 살아 있다는 것을 확인하기 위한 웃지 못할 희극인 셈이다.

자신보다 큰 것들을 향해, 거부할 수 없는 힘들을 향해, 계속 머리로 받고 또 들이받았다. 그러한 행위는 어떤 사물을 향한 것일 수도, 장소일 수도, 추상적인 대상일 수도 있었다.(277)

「7시 오후의 불가사의한 미로」는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별 수 없이 현실의 미로에 갇혀버린 현대도시 여성의 삶의 단면을 생동감 있게 그려낸다. “혹시 시인은 초식동물이 아닐까.”라고 생각하면서 “삶의 일상성과 보편적인 가치에만 길들어왔던 내게 시인이라는 존재는 해맑으면서도 낯설”던 존재였다면서 시인(기현)을 애인으로 둔 은영. 그러나 그와 사귄 지 사 년이 지나 서른한 살이 되어버린 은영에게 “자발적 가난은 시인의 특권”이라는 그의 말은 어느새 사치스러운 미사여구로 전락한다. 이제 기현은 현실감각이 없고 생계를 유지할 능력도 없는 사회적으로 무능력한 인간일 뿐인 것이다. 결국 가족들의 성화에 못 이겨 형부 생일에 애인을 데리고 가기로 약속한 은영은 기현의 볼품없는 모습에 실망하면서 무엇이든 해결해 준다는 심부름센터에 전화를 걸어 가짜 애인 행세를 해줄 남자를 의뢰하는 해프닝을 벌이게 된다.

여자가 이 나이가 되면 가끔씩 마음 약해지는 상황이 발생하고는 한다. 가족들의 걱정 어린 잔소리와 갑자기 늙어 보이는 엄마의 얼굴. 그런 것들은 턱없이 줄어든 은행 잔고나 손에 잡히는 뱃살만큼이나 신경 쓰이는 법이다. 나는 결국 외로운 결단을 내렸다.(24쪽)

마지막으로 김미진의 소설에서 한국 땅에서 ‘여자로 살기’에 대한 인식을 빼놓을 수 없다. 「새우깡 공주」는 특별히 한국 사회에서 여성이 서른을 넘기면, 온갖 제한적 상황들로 인하여 나이에 대한 강박증에 시달리는 현상을 꼬집어낸다. 미국 유학 후 귀국한 뒤 이력서를 곳곳에 뿌렸지만 면접조차 보지 못한 채로 엄마가 주머니에 찔러주는 십만 원으로 한 달을 살아가는 서른셋 노처녀의 이야기는 동시대를 살아가는 현대 여성들을 위한 작가의 씁쓸한 사회적 문제 제기이다.
이 외에도 팝 아티스트 앤디 워홀이 실제로 총격을 받은 에피소드에서 출발한 「15분의 명성」과 성과 사랑에 관한 궁금증에 관해 직설적이고 감각적으로 풀어놓은 「이놈의 궁금증」 등은 김미진 소설에서 발견할 수 있는 색다른 빛일 것이다.


목차


7시 오후의 불가사의한 미로
내 마음의 지도책
코끼리 아줌마
새우깡 공주
작은 섬 하나
이놈의 궁금증
그녀는 안개와 함께 왔다
15분의 명성
춤추는 북어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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