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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부선

경부선

  • 이수광
  • |
  • 효형출판
  • |
  • 2010-09-30 출간
  • |
  • 304페이지
  • |
  • 153 X 224 X 30 mm /520g
  • |
  • ISBN 978895872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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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힘깨나 쓰는 장정 철도 역부로 끌려가고,
얼굴 반반한 계집 갈보로 끌려간다.”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사랑과 눈물, 웃음과 한숨의 철도 백년사

번개처럼 달리고 비바람처럼 날뛰는 화륜거

“불을 떼서 달리는 화륜거火輪車, 쇠로 만든 바퀴가 있으니 쇠수레라고도 합니다만, 기차라고 하는 것이 옳습니다. 어떻습니까? 산천초목이 눈앞에 닿는 듯하고, 날아다니는 새도 따라오지 못할 만큼 빠르게 달리는 화륜거 안에서 바깥 경치를 구경하시는 자미가 쏠쏠하지 않습니까?
이 좋은 걸 보려면 몸이 건강해야지요. 천금을 가진 부자고, 꽃같이 아리따운 첩이 있으면 무얼 합니까? 소피를 보면 찔끔찔끔 나오고, 모처럼 애들 일찍 재우고 밤행사 한번 할라치면 가운데 있는 그놈이 말을 들어야지요. 오늘 제가 여러분께 한 말씀 올리고자 하는 것은 이런 분들에게 특효약을 소개하기 위해섭니다. 이 약이 무엇이냐?”

기차간에 가득한 승객들을 살피면서 한 사내가 말문을 연다. 점잖지 못한 말이라고 고개를 돌리는 갓 쓴 양반, 장죽을 입에 문 노인, 봉두난발에 베수건을 질끈 맨 종놈, 보퉁이를 내려놓고 그 위에 앉은 장사치도 있다. 그러나 귀는 모두 사내를 향해 있다. 이 사내가 바로 ‘청심보명단’을 만들어 구한말 조선의 거부가 된 이경봉이다. 예전에는 말 잘하는 사람을 ‘구변쟁이’라 했으나, 이경봉 이후에는 ‘약장수’라 부르게 되었다. 백 년 전 기차간의 모습이다. 죽기 전에 기차 한 번 타보겠다고 보리쌀 팔고, 쌀 팔아서 당시 자장면의 이삼십 배에 달하는 돈을 내고 기차를 탔고, 그 증거로 ‘청심보명단’을 사가지고 돌아갔다.
하룻길이던 서울과 인천이 불과 한 시간밖에 걸리지 않았으니 기차는 당시 조선인에게 충격, 그 자체였다.

전장을 향한 암흑의 질주, 그리고 근대화의 꽃구름

그러나 철도는 너무도 가혹한 대가를 요구했다. 아름드리 밤나무가 넘어가고 집집마다 장정들이 역부로 끌려갔다. 철도 연변에 살던 사람들은 하루아침에 논밭을 빼앗기고 쫓겨났다. 애초에 경부선은 일본이 조선 침략과 수탈을 위해 건설한 철도였다. 대한제국은 필사적으로 철도부설권을 지켜내려 했으나 힘이 없었다.
그래서 항간에 ‘힘깨나 쓰는 장정 철도 역부로 끌려가고, 얼굴 반반한 계집 갈보로 끌려간다’는 조선인의 고달픈 신세를 한탄하는 노래가 유행할 정도였다.
그러나 조선의 피와 눈물로 건설된 경부선과 경의선, 경원선이 차례로 개통하면서 조선인의 의식은 빠르게 변화한다. 단발령에 격렬하게 저항하던 사람들이 스스로 머리를 깎고, 양복을 입고, 커피를 즐기며 서양 문명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한다. 나아가 신학문을 배우기 위해 이광수, 윤심덕, 이상과 같은 시대를 대표하는 젊은이들이 경부선에 몸을 실었다. 경부선은 수많은 젊은이들이 전장으로 끌려가는 암흑 속 질주였지만, 근대화의 꽃구름을 찾아가는 길이기도 했다.

근대사의 산증인, 기적을 울려라

기차가 조선인의 삶의 양상을 바꾸어 놓았다. 기차를 타고 등·하교를 하게 되었고 수학여행도 떠났다. 수학여행의 인기코스는 신라 천 년의 숨결이 살아있는 경주와 천혜의 자연을 간직한 금강산이었다. 청년 박정희도 1930년대 금강산으로 수학여행을 떠났다. 내금강을 구경하고 돌아온 박정희는 좀체 잠을 이룰 수 없었다. 그래서 다음과 같은 시를 남겼다.

금강산 일만이천 봉, 너는 세계의 명산!
아! 네 몸은 아름답고 삼엄함으로 천하에 이름을 떨치는데
다 같은 삼천리강산에 사는 우리들은 이같이 헐벗었으니
과연 너에 대하여 머리를 들 수가 없다.
금강산아, 우리도 분투하야 너와 함께 천하에 이름을 빛내세

젊은이의 웅지와 야망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그러나 원자폭탄 두 발에 일본은 허망하게 무너졌고, 기차는 광복의 감격을 안고 달렸다. 징용 끌려간 장정, 군대 끌려간 청년, 위안부로 끌려간 여성들이 부모 형제 찾아서 기차를 타고 돌아왔다. 한국전쟁 때는 피난민을, 전후에는 산업의 역군들을 실어날랐다.
우리 아버지와 어머니의 이야기다. 그러니 열차를 탈 때마다 기억해도 좋으리라. 백 년 전 건설된 철도에 뿌린 피와 땀, 눈물과 한숨을, 단 한 번만이라도.


목차


프롤로그
떠난 열차는 아름답다 5

나는 새도 따라오지 못한다
번개처럼 달리고 바람과 비처럼 날뛰다 경인선 17
힘깨나 쓰는 장정 철도 역부로 끌려가고 경부선 31
화륜거를 혼자서 무슨 수로 경의선 47
“철도를 방해하는 자, 사형에 처한다” 경원선 65

꽃구름 속에 낭만을 싣고
조선은 임자 없는 고깃덩어리 81
청산에 묻힌 옥도 갈아야만 광채 나고 89
광막한 황야에 달리는 인생아 109
미루나무 잎사귀가 검푸르게 나부꼈다 125
거리는 부른다, 환희에 빛나는 143

해방의 감격을 달리는 열차
죽은 이상, 기차를 타고 돌아오다 155
모던 걸, 꽃바람에 스러지다 167
“조센징은 삼등칸에 타라!” 179
야망과 광기를 싣고 달리는 열차 189
돌아오네 돌아오네, 부모 형제 찾아서 203

만 리 넘어 기적이 운다
분단, 전쟁 그리고 피난 217
“어머니! 저는 꼭 살아서 다시 쓰겠습니다” 235
목이 메인 이별가를 불러야 옳으냐 255
스위치백은 사라지고… 열차 유정 267
영자의 전성시대 275
그를 위해 기적을 울려라 287

에필로그
철도 백 년의 사랑과 눈물, 웃음과 한숨 2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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