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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향리 사람들

매향리 사람들

  • 정수리
  • |
  • 시와에세이
  • |
  • 2012-07-31 출간
  • |
  • 344페이지
  • |
  • 148 X 210 mm
  • |
  • ISBN 978899247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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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소통과 화해로 나아가기 위한 처절한 삶의 이야기

정수리 작가의 신작 소설집 『매향리 사람들』이 ‘시와에세이’에서 출간되었다. 정수리 작가는 1989년 『실천문학』에 「원가절감」으로 문단활동을 시작한 이래 오늘에 이르기까지 현장체험을 바탕으로 소외받은 사람살이의 정황을 구체적으로 묘파해내고 있다.
이 소설집은 미 공군 전용 폭격장이 된 매향리 주민들의 애환을 그린 2편의 「매향리 사람들」이 표제가 되었다. 1951년 한국전쟁이 시작된 지 1년 후, 매향리가 민가와 멀리 떨어져 있지 않음에도 훈련지로 적합하다는 미군의 판단에 따라 사격장이 들어서게 되었다. 이후 매향리는 50여 년 동안 하루 평균 10시간 이상 기총소사와 공중 폭격 훈련이 실시, 전시와 별반 다름없는 전쟁터와 같은데, 오폭으로 인한 많은 주민 살상과 전투기 및 포격 소음 등의 환경 파괴로 인해 사람이 살 수 없는 곳으로 변해갔다.

용석은 밤하늘을 바라보며 분노와 슬픔에 휩싸였다. 그는 생애 가장 지루하고 쓸쓸한 여름밤을 아슬아슬하게 줄타기하고 있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미군 사격장 피해로 난청이다 정신질환이다 죽어나갔지만 보상 한번 제대로 받지 못한 채 또 얼마나 오랫동안 싸워야 할지 모른다. 이주비를 주겠다는 유혹을 뿌리치는 것도 쉽지 않지만, 그렇다고 고향을 떠나고 싶은 주민은 아무도 없다. 얼마 안 가 바다도 죽고 개펄도 죽고 농경지도 죽고, 마침내 사람도 죽을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매향리 사람들 1」 30쪽)

미군들의 폭격 연습 때문에 어머니가 비명횡사했다는 사실에 천호는 울분이 치밀어올랐다. 귀동냥만 하고 앉았던 천호의 아내는 가장 난처한 입장이 되었다. 이제 더 이상 매향리에서 버티는 것은 힘들게 되었다. 허 노인은 아기를 갖지 않겠다는 아들 내외를 믿지 않았다. 언젠가 나이가 들면 아기를 가질 거라는 믿음이 있었다. 허 노인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서라도 아들 내외가 매향리에서 터전을 못 잡게 할 생각이었다.(「매향리 사람들 2」 50쪽)

작가는 매향리 주민대책위원회가 미군과 국가를 상대로 사격장 폐쇄를 위한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을 때 발품을 팔며 매향리 구석구석을 찾아다니며 피해상을 취재하였다. 매향리는 아직도 원래의 모습으로 회복되지 않고 환경오염으로 신음하고 있으며, 수많은 포탄과 잔해물들은 매향리 주민들을 시름 깊게 하고 있다. 매향리 사람들이 하루 빨리 악몽 같은 현실에서 벗어나 예전처럼 희망찬 삶을 살아가는 매화 향기 가득한 곳으로 돌아갔으면 하는 작가의 바람이 군더더기 없는 산뜻한 사건 전개와 박진감 있는 문장으로 현장의 실상을 뜨겁게 그려내었다.
「내 청춘의 꼬리표」, 「한파주의보」, 「달빛 부메랑」, 「지워진 그림자」는 노동현장에서 노동이 삶의 무거운 짐이 되어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그는 입술을 깨물었다. 자신의 일로 인해 노조를 어용으로 몰고 싶지는 않았다. 그리고 근식을 믿고 싶었다. 근식은 어느 누구보다 그를 아껴 주었고 지난날 집을 얻게끔 보증금 백만 원까지 선뜻 내놓았다. 도둑놈이라는 나쁜 인상을 동료에게 심어주고 그만두는 게 자꾸 마음에 걸릴 뿐이었다. 벌써부터 현장엔 손씨 문제가 입으로 전해져 있었고, 동료들은 동정보다 따가운 시선을 보냈다. 한 사람으로 인해 전체 조합원을 욕되게 했다며 상대조차 않는 그들이었다. 위원장인 근식이 회사의 농간이었다고 설득했지만 사람들은 하나같이 믿으려 하질 않았고, 한편에선 절친한 친구라고 해서 사적인 감정에 치우쳐선 안 된다고 근식에게 충고까지 했다.(「한파주의보」 216쪽)

경일의 산재처리 문제가 차일피일 미뤄지던 어느 날, 임금을 올려달라고 요구하던 노동조합의 거센 요구에 경일의 문제는 어디론가 사라져버렸다. 노사간의 불협화음이 닷새를 넘어서면서 갑자기 회사가 부도났다는 소문과 사장이 해외로 도피했다는 소문이 꼬리를 물고 계속 이어졌다. 사무직 직원들이 하나 둘 회사를 등지면서 점차 그 소문은 현실로 드러났다. 회사 정문이 폐쇄되고 부도 소식이 신문기사에까지 나타나면서 노동자들은 회사 측의 비열한 처사에 울분을 삼켰다. 매달 매출을 신장시켜왔던 회사가 하루아침에 부도났다는 사실을 액면 그대로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지워진 그림자」 263쪽)

1980년대 마치 돌개바람처럼 사회를 휩쓸었던 노사문제가 지금은 많은 사람들의 관심사에서 멀어져 가고 있지만, 작가는 여전히 그들의 삶이 본질적으로 해소되지 않고 있음을 간파하고 끈질기게 부조리한 노동현실에 대해 강변하고 있다.
「어둠 속의 추적자」는 그물처럼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는 대기업 직원들의 숨 막히는 인간관계를 추리소설 기법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시인의 아내」는 예술가의 아내로 살아가는 한 여성의 이야기를 통해 여성이 짊어지고 살아가는 이중적 생활고를 보여주고 있으며, 「흐응 씨의 거위 꿈」은

“네가 바른 대로 말하지 않으면 책임을 분명히 물을 거야. 불법체류자 신분인 걸 안다면 매사에 조심해야지. 안 그래?”(「흐응 씨의 거위 꿈」 294쪽)

불법체류 외국인 노동자의 불확실한 현실의 고달픈 삶을 역동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파파라치」는 정규직보다 비정규직이 늘어가는 사회 구조 속에서 서로를 불신하며 살아갈 수밖에 없는 고발제도의 문제를 서늘하게 다루고 있다.

노동자의 현실을 다룬 소설이 현대인의 세련된 입맛에 다소 맞지 않겠지만 우리가 사는 동안 벗어날 수 없는 일이지 않은가. 때문에 어린 고집을 피워서라도 더 버텨볼 생각이다. 음식도 같은 재료를 가지고서도 사람의 손맛에 따라 달리 나타나듯, 글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래서 난 시대적 유행에 편승하여 자신의 정체성을 희석시키기보다는 꼭 다뤄야 할 이야기는 할 것이다. 그게 내가 소설을 쓰는 이유, 아니 내가 살아가는 이유일 것이다.(「작가의 말」 343쪽)

이번 소설집 『매향리 사람들』은 이처럼 현실사회가 안고 있는 우리 사회의 다양한 문제들을 진실하게 파헤침으로써 갈등과 대립을 넘어 소통과 화해로 나아가기 위한 처절한 삶의 이야기이다.

약평
현장체험을 바탕으로 하는 정수리의 노동소설은 강직함과 부드러움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 문단데뷔 시절부터 줄곧 초심을 잃지 않고 소외받은 생활현장의 이야기를 그려낸 그의 작품은 이 시대 민초들의 삶 그대로의 모습이다. 그는 수많은 미학적 표현으로 포장된 소설적 관념을 동원하지 않고 군더더기 없는 산뜻한 사건 전개와 박진감 있는 문장으로 독자를 현장으로 초대한다. 특히 이 소설집에는 미군사격장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매향리 사람들」을 비롯하여 빈부격차로 인해 파생된 우리 사회의 다양한 문제를 진실하게 다루고 있다. 이러한 그의 소설은 갈등과 대립을 넘어 소통과 화해로 나아가기 위한 처절한 자아 찾기이다. 그 물줄기는 힘차게 흘러 먼 바다에 이르는 모성적 사랑에 있다. 오랫동안 해결되지 못한 부조리한 사회현실의 문제를 아직도 화두처럼 가슴에 품고 사는 그는 벌레가 많은 꽃보다 푸른 풀잎으로 살고자 하는 작가임에 틀림없다. _윤정모(소설가)


목차


매향리 사람들 1 · 7
매향리 사람들 2 · 32
내 청춘의 꼬리표 · 53
어둠 속의 추적자 · 78
시인의 아내 · 120
한파주의보 · 194
달빛 부메랑 · 224
지워진 그림자 · 249
흐응 씨의 거위 꿈 · 275
파파라치 · 303
작가의 말 · 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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