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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에서 사유한 한국소설

경계에서 사유한 한국소설

  • 홍혜원
  • |
  • 케포이북스
  • |
  • 2013-02-25 출간
  • |
  • 302페이지
  • |
  • 153 X 224 mm
  • |
  • ISBN 97889945193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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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세계의 변혁이 아니라,
새로운 형식의 창출을 통해
스스로를 구성하고 활로를 찾으려 했다.

경계에서 던지는 시선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을 ‘사회적 동물’이라고 규정했다. 시대에 따라 그 구체적 형태는 달라지지만 본질적으로 인간의 삶은 어딘가에 소속되면서 시작된다. 가족의 일원으로 태어나 일정한 나이가 되면 어느 학교의 학생이 되고, 또 어느 직장 혹은 직종에 소속되어 ‘소속원’으로서 일생을 살아간다. 정상적인 삶의 궤도를 유지한다는 것은 어떠한 ‘소속’을 유지하는 것과 진배없다. 사람들은 어딘가에 소속되기를 원하고, 소속감이 없으면 불안해한다. 한 사람이 자기 정체성을 규정하는 과정이 타자와의 관계 속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어딘가에 소속된 이들은 자신들의 소속감을 강화시키고, 안정을 얻기 위해 선을 긋고 내가 있는 곳과 선 너머를 ‘안’과 ‘밖’으로 가른다.
선 위에 서는 것이 그 무엇보다 불안한 이유는 바로 그 어느 쪽에도 소속되지 못 하기 때문이다. ‘밖’은 동시에 또 다른 ‘안’이 되지만 경계 위에서는 그 어느 쪽에도 속할 수 없고, 이는 ‘관계맺기’ 자체를 불가능한 일로 만든다. 그러나 불안한 만큼, 새롭다. 경계에서는 어느 쪽에도 속하지 않으므로 이쪽도 저쪽도 볼 수 있으며, 전체의 모양새를 가늠할 수도 있다. 경계의 아슬아슬함은 시선을 날카롭게 만들고 내적 긴장감을 극대화한다. 경계에서 안을 볼 때, 익숙한 세계는 전혀 다른 ‘낯선’ 얼굴로 다가온다. 새로운 지점에서 새로운 시각으로 ‘낯설게’ 볼 때 우리는 새로운 풍경을 발견할 수 있다. 『경계에서 사유한 한국소설』(케포이북스, 2013)은 이 ‘낯선 시각’을 소설을 향해 던진다. 소설을 사유하는 것이 곧 내가 발 디디고 있는 세계를 사유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경계 1 식민과 탈식민
바라보는 지점에 따라서 풍경은 달라지게 마련이다. 경계에서 소설을 사유한다는 것은, 우리가 지금까지 갖지 못했던 시점을 갖게 된다는 뜻이다. 우리에게 ‘익숙한’ 소설이란, 곧 우리가 그 소설을 틀에 갇힌 채 인식하고 있었다는 의미를 내포한다. 『경계에서 사유한 한국소설』은 우리에게 익숙한 소설들을 세 가지 경계의 지점에서 조명한다. 저자가 선 첫 번째 경계는 식민과 탈식민이다.
이 책에서는 1930년대의 모더니즘 소설을 ‘식민과 탈식민’이라는 지점에서 바라본다. 경계에 서서 바라볼 때, 비로소 모더니즘 소설 그 자체가 어떤 ‘경계’ 위에 있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1930년대 모더니즘 소설을 흔히 ‘비정치적’이라고 간주한다. 그러나 비록 모더니즘 소설이 정치적 이념을 거부하고 순문학을 지향했으며 일상성의 의미를 중시했던 갈래라고 할지라도 그 문학적 담론에는 식민지 근대성의 경험이 내재되어 있다. 이 책은 식민지 경험이 새로운 문학적 형식과 만나면서 산출하는 저항의 계기들을 고찰하기 위해 대표적인 모더니즘 소설, 박태원의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의 탈식민적 양상을 살펴본다.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에서 박태원은 수도 ‘경성’을 세밀하게 묘사하여 서술자의 내적 공간과 어우러지게 한다. 이 ‘경성’에는 식민지 시대의 아픔을 간직한 지식인이나 노동자 등 여러 인물 군상들이 한 데 어우러져 살아가는데, 구보가 바라보는 이들은 모두 신체적 혹은 정신적 ‘병적 징후’를 가진 소외된 ‘타자’들이다. 『경계에서 사유한 한국소설』은 식민 권력이 포섭할 수 없었던 타자들의 ‘시선’이 권력의 주체를 분열시킨다는 것을 밝혀낸다.
박태원에 대한 논의는 일제 말기 소설로 이어진다. 일제 말기는 흔히 ‘암흑기’라고도 하지만 문학이 부재하였다기보다는 제국의 전쟁기를 견딘 식민지 조선인들의 현실인식과 대응이 다양한 방식으로 형상화된 시기였다. 이 책에서는 박태원의 「골목 안」이 식민지의 일상적 삶에 침투하는 일제의 강력한 권력을 보여준다고 말하며 이러한 권력의 침투에 대한 인물들의 ‘응시’가 예속된 주체의 반성이자 저항임을 밝혀낸다. 또한 한설야의 「숙명」을 통해 일제가 요구하던 식민지 근대적 인간형이 되지 못한 분열적 존재가 어떻게 지배담론을 무력화하는지를 규명해낸다. 이러한 소설들은 때로는 실패하고 좌절할지라도 자신을 가두던 식민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해방과 자유를 꿈꾸었던 작가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경계 2 남성과 여성
두 번째 경계는 ‘남성과 여성’이다. 『경계에서 사유한 한국소설』은 이광수와 이태준 등 식민지 시대 대표적 작가들의 소설 속에서 남성과 여성 젠더가 어떻게 형상화되었는지를 살펴보고, 그 속에 새겨진 남성과 여성의 경계를 들여다본다.
이광수 소설에 나타나는 여성들은 크게 세 부류로 나눌 수 있다. 전통적 사고를 지닌 봉건적 윤리의 인물이었으나 새로운 지식의 자각에 의해 스스로의 정체성을 획득하고 근대의 세계로 나아가는 여성, 돈에 대한 욕망이 강하고 성욕을 탐하다가 파멸하는 여성, 순결하고 성스러운 여성이 그것이다. 이 책은 이광수의 여성상이 여성을 ‘타자화’하며 ‘계몽의 대상’으로만 바라보거나, 자본의 논리와 근대화 과정의 희생물인 여성을 단선적으로 파악하여 개인적 단죄를 내리거나, 주인공 남성에게 자아 성찰과 구원의 계기를 주는 수단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또한 이러한 여성상의 변화가 이광수가 근대를 접하고, 또 그 근대에 실망하는 과정의 산물임을 밝혀낸다. 여성상의 변모 과정은 작가의 근대의식의 변화와 맞물려 있으므로, 여성상의 모순이 나타나게 된 계기를 탐색하는 것은 식민지 근대를 살아간 지식인으로서 양가적이며 복합적인 근대를 받아들여야 했던 이광수의 의식을 밝혀내는 연구의 첫걸음이기도 하다. 또한 이는 이광수의 후기 작품에 대한 기존의 평가에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이태준의 소설 속 여성인물의 형상화 과정에서는 식민지 근대담론이 보여준 ‘포섭과 배제’의 논리를 확인할 수 있다. 이태준의 장편소설은 대부분 여성이 주인공이지만, 이 여주인공들은 식민지 남성에 의해 다시 식민화된 이중적 식민지이자 내부의 식민지이다. 저자는 식민지 근대담론의 배제와 포섭의 논리의 구조가 제국주의의 식민담론과 닮아있다는 점에서 위험하다고 보며, 주체와 타자를 양분하는 제국주의 식민담론의 폭력성을 주장한다. 이태준 소설에 나타나는 식민지 근대담론이 제국주의와 식민주의를 허용하는 논리로 전환될 수 있었다는 점은 1940년대 전후 이태준 작품의 친일성 논란을 해석할 수 있는 또 다른 단초가 될 것이다.

경계 3 고급과 대중
‘고급과 대중’은 이 책이 선 마지막 경계의 지점이다. ‘고급’과 ‘대중’이라는 이항대립은 문학을 대중소설과 순수문학으로 나누며, 오랫동안 대중소설은 순수문학에 비해 열등하며 상업적이고 통속적이라 평가절하 되어 왔다. 그러나 이 책은 대중문학을 향한 왜곡된 시선을 문제 삼으며 식민지치하의 대중소설을 새롭게 조명한다. 1930년대에 발표된 장편소설 120여 편 중 100여 편이 신문연재소설이었고, 신문연재소설이 대체로 대중소설의 경향을 지니고 있음을 감안하면 1930년대는 ‘대중소설’의 시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경향은 시대적 배경과 맞물린 결과였다. 프로문학으로 문단을 장식했던 카프와 신간회가 해체되면서 전향이 횡행했던 것, 식민지 자본주의의 상업화 논리를 담지한 대중매체가 활성화된 것 등이 그 이유였다.
이 시기, 단편소설의 대가로 불리는 현진건 또한 신문에 장편소설을 연재한다. 그러나 그의 장편소설은 단편소설에 비해 보잘 것 없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 책은 대중소설의 관점에서 현진건의 장편소설을 분석한다. 이는 1930년대 사회문화적 환경과 소통을 전제하고 장편을 구성하는 서사의 원리가 무엇인지를 추출함으로써 현진건 장편소설의 가능성과 한계를 새롭게 평가하기 위함이다. 이 책은 ‘대중소설’과 ‘멜로드라마적 양식’의 차원에서 현진건의 장편소설에 나타난 대중소설적 서사원리를 규명하고 현진건이 대중장편소설로 식민지 근대라는 현실에 대응하였음을 밝혀낸다. 현진건의 대중장편소설에는 작가가 마주한 1930년대 식민지 조선의 현실의 모순과 난관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담겨 있다는 것이다.
『경계에서 사유한 한국소설』은 대중소설에 대한 기존의 편견에 대응하여 소설이 근본적으로 대중예술임을 말하며 대중소설만의 ‘독특한 현실대응방식’과 ‘독자적 방식’을 주장한다. 그리고 1930년대 현진건이 선택한 대중소설은 작가 자신이 소설로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고민한 결과물이며, 나아가 당대의 삶을 소설로 형상화 하는 데 있어 가장 적합한 양식이 신문연재 대중소설이라는 결론에 도달하였음을 보여준다. 이렇게 보면 대중장편소설은 통속적 차원에서 폐기되어야 할 것이 아니라, 당대의 사회, 역사, 현실에 대응하는 작가의 의식이 반영된 생산물이다.

낯선 길을 따라 도달한 소설의 새로운 지점
친밀한 내부의 공간에서 벗어나 외적 세계로 진입할 때는 누구나 ‘낯선 두려움’을 느낀다. 이 낯선 두려움의 시간은 내부와 외부의 경계가 미결정적으로 해체됨을 뜻한다. 또한 내외의 경계선을 넘어서서 어떤 사이에 ‘낀 공간’에 거주하는 것이며, 경계선 내부의 지배 권력에서 벗어나 해방된 삶으로 나아가는 시작의 활동을 의미한다. 지배 권력에 포섭되지 않는 ‘경계’는 하나의 ‘빈틈’이며 이 빈틈은 ‘다른 각도’, ‘다른 시선’을 제공한다. 이 ‘다른 시선’은 ‘다른 풍경’을 보여줌으로써 대상을 ‘낯설게’ 하고, 이 ‘낯섦’은 안에서는 볼 수 없었던 ‘내면의 속성’을 드러내 보인다. 경계를 내포한 한국소설들은 이런 방식으로 벗어날 수 없을 것 같은 지배 체계에 균열을 만들어냈다. 그들의 시도는 곧바로 체제의 변혁을 이루어내지는 못했지만 보이지 않던 길을 찾아냈다. 『경계에서 사유한 한국소설』이 특별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그 길이 우리를 전혀 다른 곳으로 데려다 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익숙한 시선에 낯선 시선을 보탬으로써, 해체된 소설은 편린으로 나뉘는 대신 더욱 더 풍성해졌다. 이 풍성함은 소설을 더 신중하게 볼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다. 경계에 서는 일은 불안하지만, 그 아슬아슬한 고찰을 통해 『경계에서 사유한 한국소설』은 한국소설과 소설에 대한 논의를 지금보다 더 단단하고 안정적으로 만들어줄 것이다.


목차


1부│탈식민의 경계에서

1930년대 모더니즘 소설과 탈식민주의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을 중심으로
1. 들어가며
2. 고현학과 ‘응시’로서의 글쓰기
3. ‘부인disavowal’과 허구적 글쓰기
4. 나가며

일제 말기 소설과 탈식민성
―한설야와 박태원의 경우
1. 들어가는 말
2. 분열된 주체의 적응과 저항-한설야의 경우
3. 분열된 주체의 모방과 응시-박태원의 경우
4. 나가는 말

남정현 소설과 탈식민주의
―담화 전략과 여성 표상을 중심으로
1. 들어가며
2. 담화의 소통구조와 단성성
3. 여성 이미지와 식민성
4. 나가며

2부│젠더의 경계에서

이광수 소설의 여성과 근대성
1. 이광수와 여성의식의 모순성
2. 여성상의 변모 과정과 그 의미
3. 여성의식의 모순성과 근대성

이태준 소설과 식민지 근대성
―여성인물을 중심으로
1. 들어가며
2. 훼손된 여성과 식민담론
3. 위대한 어머니와 민족담론
4. 나가며

여성 젠더의 포섭과 배제
―일제 말기 한설야 소설과 신경증
1. 들어가며
2. 신경증과 분열적 주체
3. 모성적 어머니로의 동일시와 통합적 주체
4. 나가며

자전적 여성소설에 나타난 주체 구성과 글쓰기
―김형경과 린바이의 소설을 중심으로
1. 들어가며
2. 경험의 재구성과 여성 주체의 정립
3. 글쓰기의 기원과 서술전략
4. 나가며

3부│대중성의 경계에서

김교제 신소설의 대중성
1. 들어가며
2. 여성 인물의 이중성과 독자의 기대지평
3. 서사 구성 방식
4. 나가며

이광수의 『이차돈의 사』와 대중성
1. 들어가며
2. 역사소설과 대중지향성
3. 충정을 향한 비극적 열정
4. 관념적 사랑을 향한 감정의 과잉
5. 나가며

멜로드라마적 상상력과 도덕적 비학
―현진건 장편소설의 경우
1. 들어가며
2. 대중소설과 멜로드라마적 상상력
3. 도덕적 비학의 형상화
4. 나가며

김훈의 『칼의 노래』에 나타난 시점과 문체 양상
1. 들어가는 말
2. 1인칭 서술과 ‘나’의 이중성
3. 모순어법과 허무주의
4. 나오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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