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바구니 담기 close

장바구니에 상품을 담았습니다.

붉은 노을

붉은 노을

  • 천성래
  • |
  • 지우출판
  • |
  • 2015-06-10 출간
  • |
  • 362페이지
  • |
  • 152 X 225 X 30 mm
  • |
  • ISBN 9788991622463
판매가

15,000원

즉시할인가

13,500

배송비

무료배송

(제주/도서산간 배송 추가비용:3,000원)

수량
+ -
총주문금액
13,500

※ 스프링제본 상품은 반품/교환/환불이 불가능하므로 신중하게 선택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출판사서평




작가의 말

소설을 쓰는 일에만 익숙해지니 이제 지겨운 일의 하나는 이런 발문(跋文)을 쓰는 것입니다. 원고지 속에 갇혀 지난 몇 년 동안 목숨을 걸어놓고 라운드를 치렀습니다. 승자도 패자도 없이 다운되어 쓰러진 선수에게 변명이라는 것은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이미 전 후반 라운드를 통해 최선을 다해 모든 것을 보여주었는데 말입니다. 그러니 작품에 대한 것은 변명에 지나지 않을 것이기에 더는 요설을 늘어놓지 않겠습니다. 책을 상재(上梓)하기 전에 다만 인생의 감회를 간략히 술회하고자 합니다. 참으로 세상을 열심히 살았습니다. 뻘밭에서 태어나 낙타처럼 차곡차곡 사막의 길을 걸어온 세월이었습니다. 철이 없어서는 본능적으로 목숨을 움켜쥐었고 철이 들자 정작 그저 삶을 일찍 끝내고 싶어 발버둥 치던 세월이었습니다. 되돌아보면 걸어온 세월 어느 하루 녹녹한 날이란 없었지요. 그런데 그 세월의 켜를 지킨 것이 바로 소설이었습니다. 작은 훈장 하나 민낯 같은 자랑거리 하나 내세울 수 없던 처지를 견디게 해준 것도 아마 소설이란 괴물이었습니다. 그렇습니다. 그것은 분명 나로서는 괴물일수 밖에요. 나를 잘 안다는 지인들도 나를 잘 모르는 부분이 있습니다. 가만히 돌이켜보면 나는 항상 가슴속에 소설이란 무시무시한 괴물을 숨기고 살아왔던 것이지요.

인간은 누구나 살다보면 훈장 하나쯤 만들어놓을 것입니다. 내게 훈장은 이제 짓무른 엉덩이 살의 상처뿐입니다. 알아주지 않으며 드러내놓을 수도 없는 상처는 영원히 작가 자신이 간직해야 하는 몫일 것이며, 자랑스럽지도 않지만 부끄럽지도 않습니다. 아아, 지천명을 넘어 꺾이는 굽이 길에서 인생이란 왜 이다지도 아련한 것인지요? 솔개가 날아서 하늘을 찌르고 물고기가 연못에서 뛰어 오른다는 글귀가 문득 생각납니다. 어약우연(魚躍于淵)이라고 했던가요? 이 시대를 살아온 우리들은 모두가 미친 듯이 날고 또 뛰었겠지요. 누구는 영광을 얻었고 누구는 기쁨을 얻었으며 누구는 상처를 받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나 역시 지금 그런 혼돈의 길목에서 서성이는 중년입니다. 이제 저의 마지막 고백을 이 깊은 새벽에 깨어 하고자 합니다.

참으로 보고 싶습니다. 그립습니다. 실컷 울어도 보고 싶습니다. 자식자랑은 팔불출이라 하는데 아비와 인연도 제대로 맺지 못하고 나를 떠나간 자식 놈이 참 똑똑한 아이였든가 봅니다. 요사이 부쩍 꿈속에 나타나 동자승의 모습으로 하소연을 하네요. 아빠, 어째서 저를 지켜주지 못했냐구요. 인간의 목숨도 업이라는 것이 있을까요? 아마 그렇겠지요. 그래서 내 살과 뼈를 태워서라도 자식을 지켜주지 못하는 부모들이 생겨나겠지요? 청춘에 춥고 배가 고파도 살을 부비며 함께 하던 작은형이 떠났을 때도 많이 울었습니다. 인간이란 울지 않고서는 존재할 수가 없는 존재임을 그때 깨닫게 되었답니다. 울어야 하는 일이 누구에게나 오리란 것은 명백한 사실이니까요. 자식을 앞세우고 밤마다 가슴을 쥐어뜯으시더니 그예 작은형을 따르시던 어머님을 보내며 그나마 위로가 되었습니다. 지금 작은형과 어머니는 의왕시 오봉정사란 절에 나란히 있기 때문입니다. 아마 나와 인연을 맺지 못한 자식의 영혼이 있다면 서로 만나서 품어 안고 있겠지요. 이렇게 꼭두새벽에 공연히 햇빛이 산란하던 계절도 아닌데 마음만 흩어놓고 말았습니다. 용서하십시오. 부모의 마음 자식의 마음 형제자매의 마음을 모두 겪은 소생의 하소연이라 들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이제 저는 가만히 음악을 켭니다. 저는 세상을 살다가 공연히 센티멘탈해질 때면 사람들 몰래 이 음악을 들어요. 울고 싶을 때도 위로 받고 싶을 때도 슬플 때도 외로울 때도 이 음악을 듣습니다. 제가 진정 좋아한 소울의 가수는 빌리 할러데이와 루이 암스트롱입니다. 빌리 할러데이의 <글루미 선데이>는 말 할 필요도 없고, 루이 암스트롱의 <홧 어 원더풀 월드> 역시 죽도록 좋아하지요. <글루미 선데이>의 음악은 치명적인 노래이니 혹시 이 글을 보고 듣게 되시는 분들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김수희의 <못잊겠어요>는 어머니 애창곡이며, 사랑의 하모니에 <야화>는 작은형의 애창곡입니다. 그리고 제가 즐겨 부르는 곡은 프랭크 시나트라의 <마이 웨이>입니다. 20세기 브로드웨이의 에비뉴를 누비던 전설의 곡이 반세기를 넘어 저만의 18번지라는 골목에서 되살아나는 것이지요. 저는 여전히 걸어가야 하는 저만의 길이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공연히 감상적인 글이 되고 말았습니다. 수천 매의 원고를 쓰면서 자로 잰 듯 체계적인 글이 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 간혹 발생하지요. 우리 인생사처럼 말입니다. 그 간극을 메우는 일이 저로서는 커다란 부담이 되었든가 봅니다. 이런 기회가 아니면 가슴을 짓누르던 덩어리를 내려놓을 수가 없는 숙명적 업보를 타고난 작가의 길임을 이해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2015년 4월 한식(寒食)과 청명(淸明) 사이
천 성 래 삼가 씀


목차


중편
떠도는 사람들 ....... 19
중편
붉은노을 ....... 79
중편
사공아 노를 저어라 ....... 183
중편
성자유감 ....... 259
단편
작가일기 1993 ....... 341

서평 ....... 354

교환 및 환불안내

도서교환 및 환불
  • ㆍ배송기간은 평일 기준 1~3일 정도 소요됩니다.(스프링 분철은 1일 정도 시간이 더 소요됩니다.)
  • ㆍ상품불량 및 오배송등의 이유로 반품하실 경우, 반품배송비는 무료입니다.
  • ㆍ고객님의 변심에 의한 반품,환불,교환시 택배비는 본인 부담입니다.
  • ㆍ상담원과의 상담없이 교환 및 반품으로 반송된 물품은 책임지지 않습니다.
  • ㆍ이미 발송된 상품의 취소 및 반품, 교환요청시 배송비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 ㆍ반품신청시 반송된 상품의 수령후 환불처리됩니다.(카드사 사정에 따라 카드취소는 시일이 3~5일이 소요될 수 있습니다.)
  • ㆍ주문하신 상품의 반품,교환은 상품수령일로 부터 7일이내에 신청하실 수 있습니다.
  • ㆍ상품이 훼손된 경우 반품 및 교환,환불이 불가능합니다.
  • ㆍ반품/교환시 고객님 귀책사유로 인해 수거가 지연될 경우에는 반품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 ㆍ스프링제본 상품은 교환 및 환불이 불가능 합니다.
  • ㆍ군부대(사서함) 및 해외배송은 불가능합니다.
  • ㆍ오후 3시 이후 상담원과 통화되지 않은 취소건에 대해서는 고객 반품비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반품안내
  • 마이페이지 > 나의상담 > 1 : 1 문의하기 게시판 또는 고객센터 : 070-4821-5101
교환/반품주소
  • 부산광역시 부산진구 중앙대로 856 303호 / (주)스터디채널 / 전화 : 070-4821-5101
  • 택배안내 : CJ대한통운(1588-1255)
  • 고객님 변심으로 인한 교환 또는 반품시 왕복 배송비 5,000원을 부담하셔야 하며, 제품 불량 또는 오 배송시에는 전액을 당사에서부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