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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류의 씨

석류의 씨

  • 이디스워튼
  • |
  • 휴머니스트
  • |
  • 2022-02-07 출간
  • |
  • 248페이지
  • |
  • 125 X 188 mm
  • |
  • ISBN 97911608078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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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결혼이라는 감옥에 갇힌 여성의 불안과 공포를 담아내는
섬세하고 설득력 있는 문장

《석류의 씨》의 인물들은 모두 불편한 진실과 마주한다. 이 진실이란 새로운 것이라기보다는 알면서도 애써 외면해온 것, 마지막 몇 조각이 맞춰지며 그림이 완성되는 퍼즐에 가깝다. 단편 〈편지〉의 주인공 ‘리지’는 이해심 많은 아내, 현명한 엄마로서 헌신과 희생이 사랑의 본질이라 여기며 살아가지만, 결혼 전 자신이 남편에게 보냈던 연모의 편지가 뜯기지도 않은 상태로 외면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러나 남편에게 느끼는 실망감이나 혐오감보다 최악인 것은 “갑자기 드러난 사실에 그녀가 정말로 놀라지는 않았다는 사실”이다. 리지는 자신이 사랑하는 남자가 어떤 사람인지는 짐작하고 있었지만, 누군가의 아내, 누군가의 엄마라는 역할에서 벗어난 자신은 상상해본 적 없었다. 남성이 없는 여성의 삶은 미완이라 여겨지는 시대였기 때문이다. 리지는 기만에 가까운 남편의 비밀을 알게 된 뒤에도 선뜻 남편을 떠나지 못한다. 애초에 ‘누구의 무엇’이 아닌 자기 자신으로 존재할 가능성에 대해 생각해보지 못한 탓이다. 리지의 조력자인 또 다른 여성 ‘앤도라’가 “우리 여자들 마음을 믿지요?”라며 리지를 이해해보려 하지만, 누구의 무엇이 아닌 채 살아도 괜찮다는 자명한 사실만큼은 앤도라 역시 깨닫지 못한다.

이렇게 삶의 범위가 확장되었음에도 결국은 그 너머 개인적 삶의 공허한 여백만을 더 절실히 의식하게 되었다. 새로운 생활이 준 여유를 갖고 나서야 비로소 무엇이 사라져버렸는지 깊이 깨닫게 된 것이다. 이런 공허함 때문에 그녀는 이를 순간적인 감정들로 채우려 애썼다. 그녀는 되는대로 넣은 가구가 있고, ‘일단 보고 마음에 들면’ 사기로 한 장식품들이 끝없이 들어오는 정리가 덜 끝난 집의 소유자 같았다.(〈편지〉, 39쪽)

〈석류의 씨〉의 ‘샬럿’ 또한 얼핏 남편인 ‘디어링 씨’의 사랑을 받으며 만족스러운 삶을 사는 듯 보인다. 그러나 신혼여행에서 돌아온 날부터 날아든 의문의 회색 편지는 점차 일상에 균열을 일으키고, 샬럿의 위태로운 삶의 실체를 낱낱이 드러낸다. 샬럿은 회색 편지를 받을 때마다 남편의 태도가 차갑게 바뀐다는 사실을 눈치채고도 그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는 것이 행복을 지탱하는 일이라고 믿는다. 하지만 회색 편지는 점점 더 샬럿의 행복을 잠식하고 편지의 발송인이 누구인지 알고 있는 듯한 시어머니마저 이에 대해 함구하면서, 샬럿은 “비겁한 인간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진실”(소설가 최은영 추천사)이며 “‘거짓말 위에 세워진’ 행복은 언제나” 무너진다는 씁쓸하지만 외면할 수 없는 삶의 진실에 다다른다.

그녀가 여태껏 읽은 모든 소설의 법칙에 따르면, 그녀를 이미 한 번 속인 적이 있는 디어링 씨는 반드시 계속해서 그녀를 속일 것이다.(〈편지〉, 67쪽)

이디스 워튼은 어려서부터 글쓰기를 즐겼지만 그의 어머니는 딸이 작가가 되는 것을 원치 않았다. 워튼의 남편 역시 문학적 관심사에 전혀 공감하지 못하면서 워튼은 훗날 자신의 결혼에 대해 “감옥의 자물쇠가 잠기는 소리를 들었다”라고 회고한다. 역설적이지만 불행한 결혼 생활은 여성의 삶에서 결혼이 영원한 족쇄가 되는 공포를 그린 인상적인 고딕소설을 탄생시켰다. 나아가 워튼은 작가로서의 인기와 명예를 누리게 된 이후에도 여성에게 관습적 역할을 강요하는 가부장제 사회의 압력을 견뎌야 했지만, 여성의 불안과 공포를 표현하는 수단으로 고딕소설의 장르적 특성과 형식을 효과적으로 차용했다. “고딕소설의 정신은 말할 수 없는 것을 말하는 것”이라는 그의 말은, 여성 작가로서 고딕소설의 잠재력과 폭발력을 얼마나 적확하게 인식하고 있었는지를 잘 보여준다.
이디스 워튼이 현대의 여성들에게 전하는
여전히 유효한 삶의 진실

이디스 워튼의 단편은 다소 뒤틀리거나 독자의 예상을 거스르는 결말이 특징적인데, 《석류의 씨》에 실린 고딕소설은 특히 더 무한히 열려 있다. 삶에 대한 기대가 사라진 남자 ‘그래니스’가 과거에 저지른 살인을 고백한 뒤 자신의 유죄를 입증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과정을 그린 단편 〈빗장 지른 문〉에서도 그래니스의 유죄 여부는 명백히 드러나지 않는다. 끊임없는 실패로 점철된 삶을 살아온 그래니스에게 살인은 유일한 성공의 기억이지만, 그마저도 사람들의 비웃음을 사며 부정당한다. 워튼은 자신의 존재를 증명받고자 하는 그래니스의 간절한 욕망을 확실하게 이루어주지 않으면서 소설을 끝맺음하지만, 아이러니한 그의 분투를 속도감 있는 문장으로 풀어내며 독자로 하여금 어느새 그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게 만든다. 어떤 진실은 ‘말할 수 없는 것’이 되어 끝내 감추어져야 한다는 삶의 비의와 모순을 마법처럼 드러내는 이러한 작가적 재능은 결코 흔한 것이 아니다. 워튼의 가장 잘 알려진 고딕 단편이기도 한 〈하녀의 종〉 또한 유령 이야기의 외피를 쓰고 있지만, 소설의 중핵에는 사랑 없는 결혼 생활과 폭력적인 남편에게 갇힌 여성의 처지가 담겨 있다. ‘브림프턴 부인’은 남편의 친구이자 이웃인 ‘랜퍼드 씨’와 교류하는 것을 유일한 기쁨으로 삼아 살아가지만, 이마저도 남편에 의해 좌절된 채 미스터리한 죽음을 맞는다. 〈하녀의 종〉은 작가가 숨겨둔 복선을 단서로 삼아 양가적이고 알쏭달쏭한 마지막 장면을 복기해볼 수 있는 흥미로운 작품이다. 워튼의 인물들이 끝내 어느 방향으로 걸어가는지는 알 수 없지만, 어쩌면 어떤 삶은 감추려 했을 때 더 선명하게 드러나는 것인지도 모른다. 이것은 100여 년 전을 살았던 한 여성 작가가 현재의 여성들에게 전하는 여전히 유효한 삶의 진실이다.


목차


편지 _007
빗장 지른 문 _073
석류의 씨 _147
하녀의 종 _201

해설 | 말할 수 없는 것을 말하기 _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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