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를 겯고 함께 걸어가고 싶은 곳이 있습니다. 한 가지 목표를 가진 장삼이사(張三李四)의 꿈이라 치부할 수 있겠지만, 그렇게 단순하지는 않습니다. 어금지금한 이들이 너도나도 꾸는 꿈이라고 다 꿈이 현실이 되는 등식이 성립하지는 않기에 어쩌면 굉장히 살천스러울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자신에 대한 폭넓은 이해와 상대에 대한 배려가 결국에는 어깨동무한 결과를 가져 줄 것으로 봅니다.
이 책은 몇 번에 걸쳐 개정되었습니다. 해를 거듭할수록, 그래서 기존에 만든 책을 톺아볼수록 아쉬움이 남게 마련입니다. 그것은 그저 그런 책이란 이미지를 벗고 싶은 욕망과 그런 욕망에 기댄 결과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 책이 나오기까지의 과정을 살피면 대략 다음과 같습니다. 좀 오래전이기는 하지만, 2008년 이전에 쓰던 문법서를 2009년에 크게 보강한 책이 2010년도 판이고, 이를 다시 꼼꼼하게 살펴 살을 더 붙인 책이 2015년도 판이었습니다. 이 책은 2015년도 판에 당시까지의 최신 이론 더 싣고, 기존의 책에서 정리되지 않은 부분을 더 정교하게 다듬었으며, 중세국어문법을 ‘기본 편’과 ‘심화 편’으로 나누어 ‘기본 편’을 보강했습니다. 기존의 책에 있던 ‘어문 규정’은 전공국어 공부에서 활용도가 낮고 분량을 많이 차지해서 개정판에서는 싣지 않았습니다. 2016년도 판은 이전 판에서 더 정교하게 다듬었고, 그 결과 2019년도 판이 나왔습니다. 근래에 학교문법과 규범문법 관련 서적이 다수 나왔고 이런 책에서 중요하게 다루는 내용을 더 첨부할 필요가 있어서 2022년의 새 개정판이 나오게 되었습니다.
이 책으로 ‘학교문법’을 공부하는 (예비) 교사들과 임용시험을 준비하는 분들에게 이런 당부를 드립니다. ‘뚜벅뚜벅 투박하게 걸어갈 것’을. ‘학교문법’이라는 거대한 산을 오르기 위해서는 뚜벅뚜벅 투박하게 걷는 것 이상으로 좋은 전략은 없기 때문입니다. 기초 체력이 중요하듯이, 공부도 기본이 중요하다는 점도 강조하고 싶습니다. 이 책의 고갱이가 바로 그것임을 명토 박아 둡니다.
모쪼록 이 책이 여러분이 가는 길에 꼭 필요한 ‘길잡이’요 ‘등대’가 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여러분이 가는 길에 나도 함께 어깨 겯고 있음을 명심해 주기 바랍니다.
2022년 1월
구동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