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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을 지키는 마지막 성벽 위에서

문명을 지키는 마지막 성벽 위에서

  • 진록스던
  • |
  • 상추쌈
  • |
  • 2021-11-30 출간
  • |
  • 416페이지
  • |
  • 127 X 188 mm
  • |
  • ISBN 9791190026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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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1.
책을 펴낸 상추쌈 출판사는 경상남도 하동군 악양면에 있습니다. 어? 주소지를 처음 본 이들은 으레 고개를 갸웃하기 마련이지요. 시골 마을 한가운데에 살면서, 논 600평, 밭 500평을 가꾸는 틈틈이 책을 만듭니다. 농사라니 어쩐지 거창하게 들리지만 얼마 되지 않는 땅(그래도 일하려고 들어서면 ‘엄청나게’ 넓어 보입니다. 원래 다 그렇지요.)에 엎드려 아이들 소꿉 살듯 꼼지락거리는 일명 ‘소꿉살이 농법’입니다. 큰 돈이 되는 농사는 아니지만, 분명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이 일이 그 무엇보다 재미있다는 것입니다. 정말이에요. 재미. 그리고 직접 농사지어 거두는 것이 사들이는 것에 견줄 수 없을 만큼 맛있습니다. 그래서 책은 띄엄띄엄, 이 출판사가 일 접었나 싶은 생각이 들 즈음에야 한 권씩 나오고 있습니다. 2021년의 첫 책은 12월이 되어서야 나온 《문명을 지키는 마지막 성벽 위에서》입니다. 어느 해나 그만저만한 사정이 있었지만, 올해는 밭에 조그맣게 창고도 직접 올려야 했고, 밭을 조각보처럼 조각조각 나누어 먹고 싶은 온갖 것, 또 새로운 것을 심어 본 해였습니다.

2.
저자 진 록스던은 머나먼 미국 오하이오주에서 32에이커(32에이커라니 무슨 대농 같지만, 미국에서는 ‘초초초’ 소농이라고 할 수 있지요.) 땅을 일구며 평생을 산 사람입니다. 온갖 농사를 지으면서도, 2016년 돌아갈 때까지 다양하고 구체적인 농사 길잡이 책부터, 에세이, 거기다 소설까지 무려 마흔세 권의 책을 남겼습니다. 한국에 그의 글이 처음 소개된 건 2001년입니다. 당시 귀농 붐을 이끌었던 책 가운데 하나인 《플러그를 뽑은 사람들》(그러니까 귀농 귀촌한 이들 집에 가 보면 그 집 책장에 거의 반드시 이 책이 꽂혀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런 몇 권의 책 가운데 한 권이지요.) 첫머리에 ‘돈이 지배하는 사회에서 자유를 찾는 법’이라는 진 록스던의 연설문이 실려 있습니다. 귀농을 꿈꾸며 파주에서 출판사를 다니던 상추쌈 편집자 두 사람에게는 정말 강렬한 인상을 남긴 글이었습니다.

3.
한국에 소개된 글은 이것 하나였고, 대체 어떤 사람일까 싶어서 미국 아마존을 뒤져 보니, 나온 책이 꽤 많았습니다. 이 책《The Contrary Farmer》처럼 그 분야에서는 ‘고전’으로 인정받고 있는 책들도 여럿이었습니다. 이만하면 곧 제대로 된 번역서가 하나 나오겠군 하면서 기다렸지만, 오래도록 소식이 없었습니다. 그 사이 거름 만들기에 대한 설명서 《거룩한 똥Holy Shit》이 한 권 번역되어 나왔을 뿐, 그이의 생각과 삶을 훑을 수 있는 책은 20년 가까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기다리고 기다리다가 이 책은 우리가, 상추쌈이, 내는 수밖에 없겠구나 싶었습니다. 그러니까 길게 떠들었지만 고백하자면 이 책 《문명을 지키는 마지막 성벽 위에서The Contrary Farmer》는 결국 그 누구보다 저희가 읽고 싶어서 낸 책인 것입니다. 그리고 마침내 번역자가 보내온 우리말 원고를 받아 든 날! 이어지는 밑줄과 밑줄과 밑줄, 장을 넘길 때마다 감탄 감탄 감탄이 그야말로 셀 수 없이 이어졌습니다. 이건 그 누구보다 농사를 지으며, 다른 일도 함께 이어가는 우리와 같은 이들에게 가장 잘 들어맞는 글이었으니까요. 모처럼 책을 만드는 이로서, 그리고 농사를 업으로 삼고 있는 한 독자로서 아직 녹슬지 않은 ‘촉’이 그 어느 때보다 뿌듯했던 순간이었습니다.

4.
잘 훈련된 문장으로 자신의 교양을 그럴듯하게 내보이면서도, 흥미진진하게 세계와 사물의 본질을 파헤치는 영미권 에세이의 유서 깊은 전통 아래에서 진 록스던의 글은 종횡무진 이 끝에서 저 끝으로 달립니다.
하루하루 돌보아야 하는 짐승들이 사는 어릿간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생생하게 기록하고, 뭇 생명이 깃든 꼴밭의 풍경을 서정적으로 그리는 한편, 농부의 한해살이를 어느새 갈무리하더니만, 숲의 은혜로움을 입으며 사는 삶의 보람과, 히커리너트 파이와, 10분 거리에서 따다가 쪄 먹는 옥수수 맛의 놀라움에 대해 적었다가, 자연과 멀어진 오늘날 생태주의자들의 민낯을, 경직된 유기농업주의자들의 모순을 짚고, 지역 주민들을 무시하며 멋대로 엉터리 결정을 내려 꽂는 책상머리 공무원들을 손가락질했다가, 이내 가르쳐야 할 것을 제대로 가르치지 못하는 근대 교육을 비판합니다. 그랬다가는 다시 쓸만한 농기구는 어떻게 찾고 구하는 건지, 짐승들 겨울 먹이로 쓸 말린 꼴은 어떻게 마련하는 게 좋은지 하는 주제도 아랑곳해 보고, 반골 농부들이 함께 읽으면 좋을 책도 권합니다.
결국 그의 글은 땀과 수고, 고생스러움으로만 그려지는 농업에 대한 이미지를 정면으로 뒤집습니다. 《문명을 지키는 마지막 성벽 위에서》 속에는 아무리 바쁜 중에도 소프트볼 할 시간은 놓치지 않는, 다시 말해 “게으름을 즐길 틈(윤구병)”이 있는 농민의 삶이 정직하게 담겨 있습니다. 대차대조표에는 잡히지 않는 충만한 기쁨 속에서 놀듯이 일하고 일하듯이 노는 농경 사회의 됨됨이가, 유머가 깃든 진솔한 문장에 기대어 펼쳐집니다. 어떤 이야깃거리를 앞에 두고도 두루뭉술하게 뭉개거나 세련되게 포장하지 않고, 비유가 없이는 말하지 않으나, 말하고자 하는 바를 에둘러치는 법 또한 없는, 농민의 힘을 제대로 마주할 수 있는 글입니다.

5.
진 록스던은 이 종횡무진을 통해 반골 중의 반골이라 할 만한 아미시들, 오하이오에서 평생 함께 살아온 이웃들, 두름성 넘치는 도시 텃밭 농부들, 혁신적인 농업 시장 경제를 열어 가는 도전적인 비정통파 유기 재배자들, 손수 땅을 일구지는 않지만 농촌에 살면서 그 속에 담긴 진정한 아름다움과 가치를 발견하고 그것을 다양한 매체로 담아내는 이들에 이르기까지, 존경 어린 눈으로 따뜻하게 바라봅니다. 그들 모두가 즐거움과 만족을 거두는 자립 농부의 길 위에 있다는 것을 분명하게 밝힙니다. 그리고 뜻있는 도시 소비자들 또한 새롭고 건강한 농업을 여는 중요한 축이라는 점을 놓치지 않습니다. 그런 점에서 《문명을 지키는 마지막 성벽 위에서》는 먹을거리라는 “공통분모” 위에 서 있는 모두에게 최선을 다해, 거침없이 말을 거는 책이기도 합니다.

6.
옮긴이 이수영도 북녘 땅이 가까운 조그만 시골 마을에서 삽니다. 20년 넘게 영어로 된 좋은 책을 우리말로 옮기는 일을 전업으로 해 온 사람입니다. 진 록스던이 《문명을 지키는 마지막 성벽 위에서》에서 “반골 농부 혁명에서 시대를 뛰어넘어 존경받는 두 지도자”라고 쓴 스콧과 헬렌 니어링 부부가 함께 쓴 책 《조화로운 삶의 지속》을 2002년에 옮겼습니다. 아까 말한 그 귀농 귀촌인들 집에 반드시 꽂혀 있을 공산이 큰 또 다른 책이지요. 사전에도 잘 잡히지 않는 농업과 생태 관련 용어들이 숱한 글을 정확하고 아름다운 문장으로 번역해 냈습니다. 출간 전 최종 검토를 마친 뒤 이이는 이런 글을 보내 왔습니다.

천천히, 내용을 새기며 한 번 읽어 보았습니다.
오랜만에 다시 읽어 보니,
처음부터 끝까지 재미있고
요새 이야기처럼,
아니 요새 더욱 의미 있는 내용이라 여겨지네요.

그렇습니다. 농사가 그 무엇보다 재미있는 일이듯이, 이 책 또한 “처음부터 끝까지 재미있”습니다. 그리고 농사가 그러하듯이, 이 책 또한 시대를 넘어 먹을거리라는 공통분모를 둔 모두에게 “의미 있”는 내용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그것이 운 좋게도 독자 여러분보다 원고를 조금 먼저 읽은 번역자와 편집자가 자신 있게 건넬 수 있는 말입니다.

7.
마지막으로 진 록스던의 절친이었던 웬델 베리가, 그의 죽음 뒤에 남긴 글을 덧붙입니다.

“진 록스던과 나는 텃밭에서 강가에 있는 바위 벌판으로 내려가 앉아 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서로 다른 곳, 다른 문화 속에서 자라 온 터여서 차이가 한층 도드라진 대화였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농사를 지으며 자랐습니다. 그리고 농사에 대한 감각과 생각이 똑같이 옛 방식에 가까웠습니다. 제가 보기엔 진은 주로 어머니한테서, 저는 대부분 아버지한테서 물려받은 방식인 듯했습니다. 그날 우리는 우리가 서로를 얼마나 잘 이해하는지, 얼마나 의견이 일치하는지를 알게 되어서 내내 흥분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그것이 마흔여섯 해 동안 이어진 우리 대화의 시작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대화는 저의 중요한 생명유지장치였습니다. 우리는 수없이 얼굴을 마주하고, 자주 편지를 쓰고, 때로는 전화를 주고받았습니다. 농사와 텃밭 가꾸기, 가족이나 역사를 비롯해 여러 중요한 주제들도 입에 올랐지만, 대수롭지 않은 이야기들도 이어졌고, 언제나 큰 웃음이 넘쳤습니다. 저는 그의 글이 필요했고, 무엇보다 그가 최근에 펴낸 소설을 읽고 기뻤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와 이야기를 나누고 또 함께하는 순간이 훨씬 더 필요했습니다. 진은 저의 더없는 벗이었습니다.”
(2016년, 진 록스던이 돌아간 뒤 쓴 글 가운데)


목차


ㆍ 여기 성벽에 남아
1 즐겁고 수월하게 일하기
2 들판과 숲의 경제학
3 텃밭, 모든 것의 시작
4 집짐승 기르기
5 농부에게 물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
6 꼴밭 가꾸기
7 숲에서 거두는 풍요로움
8 옥수수, 화학적 기업농과 경직된 유기농 사이에서
9 시시콜콜한 농기계 길잡이
10 소농이 심을 만한 여러 가지
ㆍ 진 록스던이 소중하게 여기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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