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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 있는 모든 것

남아 있는 모든 것

  • 수블랙
  • |
  • 밤의책
  • |
  • 2021-10-10 출간
  • |
  • 536페이지
  • |
  • 135 X 200 mm
  • |
  • ISBN 97911893462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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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우리도 윌리 할아버지처럼 따뜻한 토마토 수프에
얼굴을 묻고 죽는 행운을 누릴 수 있을까?

어린 시절 경험하는 최초의 죽음은 대체로 조부모 세대의 죽음일 가능성이 높다. 저자가 죽음을 주제로 책을 쓰면서 자신의 할아버지에 대한 기억을 꺼낸 이유도 가장 가까이서 접한 가족의 죽음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기억은 무척 독특하기도 하다. 할아버지는 여느 때처럼 저자의 집에서 점심을 드시다가 엄마가 차려준 토마토 수프 그릇에 얼굴을 박으며 돌아가셨다. 그로부터 사흘 뒤 장례식이 예정돼 있었고 아버지는 저자에게 조문실에 눕혀져 있는 할아버지가 “잘 계시는지” 확인해보고 오라는 임무를 맡긴다. 저자는 시신의 맥박과 체온을 재고 피부색도 살피고 혹시나 불법 장기 적출은 없는지 확인한다. 마지막으로 할아버지 시계의 태엽을 감아 드리고 어깨를 두드리는 것으로 주어진 임무를 완수한다. 저자가 보기에 그 죽음은 평소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기를 좋아하던, 너무나도 할아버지다운 죽음이었으며 비록 주변 가족들은 충격을 받았을지언정 본인은 고통 없이 떠났으므로 운이 좋은 죽음이었다. 저자는 그날을 이렇게 회상한다. “삶이라는 인생을 헤쳐 나가던 배 안에서 사람의 생기가 빠져나가면 한때 우리라고 생각했던 육체는 그저 물리 세계에 존재하는 그림자나 메아리에 지나지 않게 된다는 사실을 그날 깨달았다”고. 그리고 임무를 마치고 온 자신에게 아버지가 신뢰의 표시로 고개를 끄덕여준 순간부터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게 되었다고. 죽음이라는 세계를 향한 저자의 여정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정체성의 퍼즐을 맞추어 나가다

법의인류학자의 가장 중요한 역할 가운데 하나는 유해를 살펴 고인의 살아생전 정체성을 되찾아주는 일이다. 저자는 유골을 가리켜 “살아 있는 생명체의 각주”라고 표현한다. 그렇게 해서 1400년 전에 죽은 사람이 오늘날 우리 앞에 그 모습을 생생히 드러내기도 하고(스코틀랜드 로즈마키 동물에서 발견된 유골), 실종자 신고조차 되지 않은 신원 미상의 부패한 시신이 가족을 포함한 누군가가 알아볼 수 있을 만큼 살아 있었을 때의 모습을 되찾기도 한다(발모어에서 발견된 시신). 그 과정은 마치 복잡한 퍼즐 조각을 하나씩 맞추어 나가는 것과 같다. 저자 수 블랙은 일반 독자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만큼 쉬운 언어를 사용해 과학적인 설명을 이어 간다. 하나의 뼈에 지나지 않던 것이 성별을 되찾고, 나이를 되찾고, 혈통을 되찾고 마침내 이름을 되찾는 과정은 한 편의 정교하고 흥미진진한 추리극을 보는 느낌이다.

진실에 한 발짝 더 다가가는 여정
보통 사람들에게 범죄는 대체로 매스미디어에서나 접할 수 있는 광경이지만, 저자에게는 바로 눈앞에서, 그것도 (훼손된) 시신이라는 끔찍한 형태로 접하는 현실이다. 법의인류학자들은 이처럼 범죄에 연루된 시신을 살펴봄으로써 사건을 해결하는 데 도움을 주기도 한다. 실제로 저자는 우리 몸에 관한 지식이 해박한 것만큼이나, 훼손된 시신을 통해 범죄의 방법과 유형을 파악하는 데 있어서도 탁월한 능력을 발휘한다. 한 사건에서 경찰과 병리학자들이 모두 동물에 의한 시신 훼손을 주장할 때 전문가적 솜씨를 지닌 사람에 의한 범죄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음으로써 진실에 한 발짝 더 가까이 다가간다. 책에서 소개되는 어느 남매의 사연은 더욱 비극적인 현실을 보여준다. 오빠가 가해자, 여동생이 피해자가 되어 그들의 부모가 가해자이자 피해자의 가족으로 법정에 선 일화다. 오빠는 마약에 취한 상태에서 동생과 말다툼을 벌이다 동생을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하기에 이르고, 저자는 그 시신을 살펴본 전문가 증인으로서 법정에 출석한다. 저자는 시신이 절단된 방법과 횟수 등을 묘사하면서도 가해자이자 피해자 가족이 이미 느끼고 있을 고통과 슬픔이 배가되지 않도록 신중히 말을 고른다. 비록 법정에 불려 다니며 변호사들을 상대하는 건 너무나도 성가신 일이지만, 저자는 그곳에서 죽음 뒤에 남겨진 것들-미해결 사건, 유족 등-이 제자리를 찾을 수 있게 돕는다.

운명이 이끄는 곳으로
10대 시절 정육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할 때부터 수 블랙은 자신이 가야 할 길을 알고 있었고, 그러한 운명은 그녀를 전쟁터로, 자연재해가 발생한 지역으로 이끈다. 그곳에서 그녀가 하는 일은 고인이 죽어서도 마땅히 받아야 할 대접을 받을 수 있도록 시신을 수습하고 신원을 확인하는 일이다. 전쟁터는 말 그대로 인간 본성의 가장 밑바닥이 드러나는 끔찍한 범죄 행위가 자행되는 곳이다. 저자는 코소보에서 자신이 직접 보고 경험한 일들을 낱낱이 밝힌다. 평소 침착함과 냉정함을 유지해야 하는 직업이지만 그들도 어쩔 수 없이 무너지는 순간이 찾아온다. 그러한 경험을 솔직하면서도 당당하게 고백하는 모습은 인간적이며, 잔혹한 현실에 피어나는 한 가닥 희망처럼 보이기도 한다. 2004년 인도양에 쓰나미가 발생했을 때 블랙 교수는 지지부진하게 대응하는 정부, 좀 더 구체적으로는 당시 총리였던 토니 블레어에게 편지를 써 재난이 발생할 시 발 빠르게 대응하는 자국 팀을 마련해줄 것을 촉구해 성과를 이끌어냈으며, 자신이 속한 대학교에 시체 보관소를 새롭게 지어야 했을 때는 리 차일드와 같은 유명한 범죄 소설 작가들과 협업해 매우 창의적인 방식으로 기금을 마련하기도 했다.

불신과 두려움, 혐오는 잠시 치워두고
이러한 모든 경험이 죽음을 바라보는 저자의 시선과 태도에 영향을 미쳤다. 저자는 무엇보다 죽음을 둘러싼 권리를 강조한다. 사람이 살아생전 정체성을 가질 권리가 있는 것처럼, 죽어서도-비록 시신 상태여도-신원이 밝혀져야 할 권리가 있으며, 죽을 때도 자신이 직접 죽음을 계획할 수 있는 권리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사회가 서서히 그런 방향으로 나아가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이야기한다. 지금껏 늘 죽음과 함께였기에 저자에게 죽음이란 두려움과 공포의 대상이라기보다는 호기심과 모험의 대상이다. 해부학과 교수가 맞이하고 싶어 하는 죽음은 어떤 모습일까? “나는 죽음을 알아보고 죽음이 다가오는 소리를 듣고, 그것을 보고 만지고 냄새도 맡고 맛도 보고 싶다.” 그런 다음엔? 후학을 위해 본인의 시신을 기증할 생각이란다. 그렇게만 된다면 죽어서도 정말로 죽은 게 아니라고 말한다. 자기가 그랬던 것처럼 해부학을 배우는 사람들 마음에서 살아갈 것이기에. 그의 아버지는 이 세상에 우리를 기억하는 사람이 있는 한 우리는 죽을 수 없다는 말씀을 하셨다고 한다. 죽음이 남긴 이야기들을 통해 죽음을 새롭게 바라봐 보자. 불신과 두려움, 혐오는 잠시 치워두고.


목차


들어가는 말

1장. 침묵의 스승들
2장. 세포와 우리 자신
3장. 가족의 죽음
4장. 가깝고도 사적인 죽음
5장. 흙에서 흙으로
6장. 뼈
7장. 잊히지 않기
8장. Invenerunt corpus - 몸을 찾다!
9장. 훼손된 몸
10장. 코소보
11장. 재난이 발생하면
12장. 운명과 두려움, 그리고 공포증
13장. 이상적인 해결 방법

나오는 말

감사의 말
옮긴이의 말
사진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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