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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참 예쁘다

엄마, 참 예쁘다

  • 심은경
  • |
  • 단비청소년
  • |
  • 2021-07-14 출간
  • |
  • 136페이지
  • |
  • 150 X 210 mm
  • |
  • ISBN 9788963012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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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우리의 존재 이유에 대해 수시로 의심했다. 호락호락하지 않은 세상 탓만 했다. 되돌아보니 참 염치도 없었다. 다행히 우리는 서로에게 서서히 스며들었고 하나가 됐다. 드디어 해낸 것이다. 무모하게 세상에 뛰어들었던 용기가 빛을 발하는 순간에 이르렀으니, 그것으로도 족하다. 남은 건 각자의 몫이다. 이제 가슴 뜨겁게 차오르는 이름들에게 작별을 고할 시간이다. 그리우면 그리운 대로, 그리워서 눈물 흘리더라도 서로를 불쑥불쑥 그리워했으면 좋겠다. 그리움들이 당차고 야무지게 세상을 향해 나아가기를 바라고 또 바랄 뿐이다. 그동안 진심으로 고마웠다. 함께여서 외롭지 않았다. 부디 행운을 빈다.
-작가의 말 中에서


남모르는 아픔을 가슴속에 하나쯤 품고 사는 모든 가족을 위로하는 세상에서 가장 따뜻하고 아름다운 네 편의 이야기를 통해, 떼려야 뗄 수 없어서 더 짜증 나고, 화나고, 밉고, 힘든 그래서 더 미안하고, 고맙고, 그리운 가족의 존재에 대해 곱씹어 보게 한다. 우리는 모두 안다. 짐처럼 버거울 때도 있지만, 가족이 있어서 함께여서 외롭지 않음을, 그리고 나를 존재하게 함을…….

엄마, 참 예쁘다
갑작스럽게 실직하게 된 아빠, 그리고 돈 벌 때까지 집에 들어오지 말라는 엄마의 잔소리에 단박에 집을 나가 버린 아빠. 민준은 아빠를 내쫓은 엄마가 밉고, 연락이 닿지 않는 아빠가 그립기만 하다. 그러다 급기야 엄마마저 불쑥 자신을 떠나지 않을까 하는 불안해한다. 하지만, 찜찔방을 전전하는 한 아저씨를 통해 그 누구보다 아빠의 안위를 걱정하고 있는 사람이 엄마임을 깨닫게 되는 사건이 벌어진다. 내내 흩어져 살다가도 다시 뭉쳐 살기도 하고, 내내 뭉쳐 살다가 흩어져 살기도 하는 게 가족이다. 어떤 상황에서도 가족은 가족이란 걸 기억하고, 민준이를 비롯하여 지금 흩어져 사는 모든 이들이 너무 불안해하지 않기를…….

밥 먹고 가이소!
유라는 이웃에 사는 외할머니와 달리 시골에 사는 친할머니가 이래저래 어렵고 불편했다. 열일곱 생애 동안 할머니를 만난 물리적 시간이 고작 몇 개월밖에 되지 않았다는 것도 하나의 이유가 되겠지만, 유라에게 친할머니는 엄마를 괴롭히고 아빠를 힘들게 하는 존재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홀로 죽음을 맞은 할머니의 영혼이 유라를 찾아와 따뜻한 밥상을 차려 주고, 그 밥을 먹으면서 유라는 그동안 잠시 잊고 있었던 할머니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게 된다. 그리고 자신의 마음속에 항상 할머니가 존재하고 있었음을 깨닫게 된다. 이제는 다시 이생에서 만날 수 없지만, 한순간도 할머니와 연결되지 않았던 적은 없었다는 걸 유라도 알게 되었으리라. 지금 유라처럼 가족과 죽음이라는 이별에 맞닥뜨려 있다면, 그 어떤 상황에서도 나라는 존재 자체가 그들에게 빛나는 존재였다는 걸 기억하길…….

수상한 녀석들
정우는 억울한 누명을 쓴 아빠, 그리고 그 아빠를 대신하여 노점상을 하는 엄마와 하루하루를 힘들게 버티어 내고 있다. 게다가 불량배들에게 돈까지 강탈당하고 있다. 그리고 어느 날 정우 앞에 우연히 나타나게 된 꽃청년 이수하 순경. 이수하 순경은 정우와 같은 청소년 시기에 오토바이를 훔쳐 타기까지 하면서 자신을 내버리고 살았는데, 한 어른의 제안을 통해 자신의 삶을 바로잡고 경찰이 되었다. 정우에게서 자신의 청소년기를 떠올리는 이 순경. 그리고 이리저리 부딪히며 이 순경의 진심을 알게 된 정우, 아마도 그 둘은 서로에게 조금은 기댈 수 있는 사이가 되지 않았을까. 가족이 아니어도 가족처럼 말이다. 정우와 이수하 순경 같은 가족이 아니어도 가족인 이들이 많이 생겨나길, 그래서 서로가 서로에게 기댈 어깨가 되어 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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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한별이가 죽은 지 벌써 십 년이 지났다. 십 년 전 영심과 수열은 딸이 구조될 거라 굳게 믿었다. 하지만 그 어떤 손도 못 써 보고 허망하게 딸이 눈앞에서 배에 갇혀 그대로 물속으로 가라앉는 것을 지켜봐야만 했다. 그리고 딸의 시신은커녕 뼛조각 하나도 그들에게 돌아오지 않았다. 딸의 죽음을 인정하지 못하는 영심을 위해 수열은 딸과 똑같이 생긴 로봇을 주문 제작해서 집으로 데리고 온다. 영심은 로봇을 보며 자꾸 한결이가 살아온 것으로 생각하려 하고, 그런 영심의 간절함은 생명이 없는 로봇에게조차 전달되어, 로봇을 통해 영심이 한결의 죽음을 인정하고, 딸이 편히 쉴 수 있게 보내 주게 된다. 영심과 수열이 그런 것처럼 지금 자식을 또는 가족 그 누군가를 떠나보내지 못하고 있다면, 이제 떠나보낼 수 있기를, 우리는 언제까지나 그들을 기억하고 함께할 것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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