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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딸

다른 딸

  • 아니에르노
  • |
  • 1984BOOKS
  • |
  • 2021-07-02 출간
  • |
  • 104페이지
  • |
  • 120 X 205 mm
  • |
  • ISBN 97911905330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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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내가 당신에게 편지를 쓰는 건
당신을 되살린 후 다시 죽이기 위해서일까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당신을 향해 편지를 쓰는 것이다, 그리움도 애틋함도 없이. 당신을 되살린 후, 다시 죽이기 위해서.
자신의 경험을 딛고 세계를 구성하는 작가 아니 에르노가 ‘언어로 표현할 수 없는 당신’을 마주하는 작품 〈다른 딸〉이 출간되었다. 작가가 1984년 르노드 상을 받았던 〈남자의 자리〉에서 아버지의 삶을, 어머니의 죽음을 애도하며 쓴 〈한 여자〉에서 어머니의 인생을 기록하였다면, 〈다른 딸〉이 천착하는 대상은 ‘당신’, 아니 에르노가 태어나기 2년 전에 죽은 언니 지네트이다.
Nil 출판사의 편지 시리즈 기획(‘Les Affranchis’)의 첫 번째 작품이기도 한 〈다른 딸〉은 한 번도 써본 적 없는 편지를 써달라는 출판사의 제안으로부터 출발했다. 그리하여 시작되는 이 편지는 아니 에르노 특유의 아름다운 칼날 같은 문체를 통해 우아한 유속으로, 그러나 확실하게 ‘나의 흔적에 얹힌’ 당신을 거슬러 올라간다. 처음으로 죽은 언니의 존재를 알게 된 순간 촉발된 어린아이의 불안과 혼란, 부재와 존재의 탐구, 그리고 마침내 ‘당신’에 대한 글을 쓰는 행위를 통해 온전한 ‘나’로 향하고자 하는 여정이 모두 여기, 이 물결에 스며있다.

"나의 위치가 일순간에 바뀌었으니까요.
부모님과 나 사이에 이제 당신이 있어요.
보이지 않지만 사랑스러운 당신이."

사람은 누구나 스스로가 고유한 존재이기를 희망한다. 그렇기에 열 살의 어느 여름, 작가가 우연히 듣게 된 죽은 언니의 존재는 영영 그를 사로잡는다. 자신이 태어나기 전에 죽었기에 삶의 궤적이 겹친 적은 없었으나, 분명히 ‘나’를 선행한 ‘당신’이 존재했다는 것. 그리하여 ‘나’는 탄생의 순간부터 ‘당신’의 그림자가 겹쳐진 채로 살아갈 수밖에 없으리라는 것은 어린 ‘나’의 고유성을 훼손당하는 충격적인 경험이다.
마주한 진실은 ‘나’를 딸(One)이 아니라, 다른 딸(The other)의 지위로 밀려나게 한다. 마지막 순간까지 착한 성녀로 죽어버린 언니는 가족들의 절대적인 비밀 속에서 ‘완전히 닫혀버린 이야기’가 되고, ‘다른 딸’인 ‘나’는 영영 비교의 대상이 되면서도 죽은 ‘당신’을 넘어설 수 없다. 그리하여 ‘당신’은 부재하지만 불멸하는 자이며, ‘나’는 존재하지만 ‘당신’의 끄트머리에서 탄생하는 대체품이다.

"난 외동딸이 아니었어요.
무에서 솟아난 또 다른 아이가 있으니까.
내가 받았다고 믿었던 모든 사랑은 가짜였던 거예요."

작가의 유년시절을 혼란에 빠뜨린 사건은 고장 난 테이프처럼 몇 십 년의 세월을 거치며 삶의 순간순간 끊임없이 복기된다. 이것은 어린아이가 의지할 수 있는 가장 단단한 기반, 부모의 사랑에 대한 신뢰마저 뒤흔들 만큼 강력한 것이다.
지금까지 사랑을 받았다고 확신했던 것들이 사실은 온전히 ‘나’를 향한 것이 아니었다면, 어쩌면 내 위로 덧입혀진 다른 이를 향한 불멸의 사랑이었다면. 그들과 ‘나’의 침묵이 완전한 공백이 아니라 ‘당신’을 향한 어떠한 맥락 속에 존재하는 것이라면 ‘나’는 스스로를 ‘나’라고 부를 수 있을까. ‘나’는 온전한 ‘내’가 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작가는 일생에 걸쳐 고민해온 이 문제를 탐구하며 진정한 ‘나’로서 존재하기 위한 글쓰기를 시작한다.

아니면 당신과 당신의 그림자로부터 떠나기 위해
당신을 되살리고 다시 죽게 한 것일수도 있고요.
당신에게서 벗어나려고
죽은 자들의 오래 지속되는 삶에 대항해 투쟁하려고.

그리하여 작가는 편지를 쓴다. ‘나’의 존재에 덧입혀진 ‘당신’을 부르면서, 그러나 스스로를 향해서. 글을 통해 ‘당신’을 되살리고, 낱낱이 밝히고, ‘나’에게 스민 ‘당신’을 벗어나 오로지 나로서 존재하기 위해서. 탄생의 순간부터 드리워진 ‘당신’의 그림자를 분리해내고, 온전한 ‘내’가 되기 위해서.
물론 이 편지에 적힌 ‘당신’은 더 이상 세상에 존재하지 않고, 이 편지를 받을 수 없을 것이다. 이 편지의 수신자는 "당신"이 아니다. 주소가 적히고 우표가 붙은 편지봉투가 아닌, 한 권의 책에 담긴 이 편지를 받을 사람은 바로 독자들이다. 그렇지만 괜찮다. 아니, 그래야만 하는지도 모른다. 어떤 "상상할 수 없는 신비한 아날로그 방식으로 당신에게" 닿을지도 모를 일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 편지의 수신자는 당신이 아닙니다. 당신은 읽지 않을 테니까요. 편지를 받을 사람은 다른 사람들, 바로 독자예요. 내가 이 편지를 쓸 때, 당신만큼이나 보이지 않았던 자들이지요. 그러나 내 마음 깊은 곳에서는 이 편지가 우리는 상상할 수 없는 신비한 아날로그 방식으로 당신에게 닿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아주 오래전 여름의 일요일에, 어쩌면 튀렝의 방에서 파베세가 자살했던 그날에, 나 역시 수신자가 아니었던 이야기를 통해 당신이라는 존재에 대한 소식을 들었던 것처럼 말입니다."


목차


다른 딸 - 9p
"나와 당신" (추천사) - 9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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