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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어 자본주의

고어 자본주의

  • 사야크발렌시아
  • |
  • 워크룸프레스
  • |
  • 2021-06-25 출간
  • |
  • 228페이지
  • |
  • 124 X 188 mm
  • |
  • ISBN 9791189356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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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맨 처음
미국과 멕시코의 접경지대 티후아나. 오후 6시. 몇 년 만에 고향을 찾은 사야크 발렌시아는 동생과 함께 집으로 향하던 도중 앞을 달리던 픽업트럭에서 떨어진 검은 자루와 마주친다. 도로에 튕기며 그들의 눈앞에서 찢어진 자루에서 튀어나온 것은 토막 난 몸통. 아직 머리가 붙어 있는, 짙은 색 머리카락과 커다란 눈을 가진 한 남성의 절반. 순간 닥쳐 온 쇼크와 긴장증, 실어증, 무력감. 사야크는 잠시 후 떨리는 목소리로 조수석에 앉은 여동생에게 간신히 묻는다. “저거 뭐였어?” 자신이 본 것이 제발 헛것이었기를 바라는 그 질문에, 동생은 차분히 어깨에 손을 얹으며 말한다. “토막 난 남자 몸통이었어, 사야크. 여기 티후아나야.” 이 책은 “여전히 어떤 밤에는 반복해서, 느린 동작으로 떨어지는” 그 몸통에 대한 저자의 응답이다.

고어의 수도 티후아나에서 보내 온 자본주의와 폭력의 공모에 대한 고발
이 책에서 말하는 ‘폭력’은 상징적인 것이 아니다. 말 그대로 신체를 파괴하고, 시신을 훼손하고, 내장을 전시하는, 살아 있는 ‘몸’을 대상으로 한 정당화할 수 없는 폭력이다. 그것이 어떻게 현 자본주의 체제에서 상품으로 변하고, 전 세계에 유통되고, 부를 생산하는 ‘합리적인’ 선택지가 되었는지 설명하는 것이 이 책의 첫째 목적이며, 미국과 멕시코 사이의 국경 도시 티후아나의 사례를 통해 이 현상에 접근한다. 도덕적이거나 윤리적인 잣대로 옳고 그름을 논하는 대신, 그 폭력에 꼬리표를 달아 안 보이는 곳으로 밀어 넣는 대신, 현 자본주의 담론이 이 현상을 설명하기에 역부족임을 입증하고 새로운 이론을 세우고자 한다.
이를 위해 저자는 공포 영화 장르에서 ‘고어’라는 용어를, 중세 문학에서 ‘엔드리아고’라는 용어를 빌려온다. 생생한 폭력을 묘사함으로써 육체의 취약함을 드러내고 몸의 훼손을 극화하는 고어적 행위는 이미 스크린을 뚫고 나와 우리를 위협하고 있으며, 이것이 우리를 완전한 치사 상태에 빠뜨리는 스너프의 단계로 신속히 이행하고 있음을 경고한다.
『갈리아의 아마디스』에 등장하는 인간과 히드라, 용이 섞인 괴물 엔드리아고는 이 고어적 행위를 실천하는 주체로서, “현재의 세계는 괴물들의 귀환에 의해 통치되고 있다”고 주장한 메리 루이스 프랫의 논지를 따른 선택이다. 저자는 자본주의의 세계화 기획이 어떻게 노동과 자본에 대한 가치의 해체와 재구성을 가져왔는지 추적하고, 남성 우월주의적인 이성애 가부장제 아래에서 어떻게 엔드리아고라는 극단적인 주체가 탄생했는지 밝히며, 창의적이고 합리적인 기업가 정신을 장착한 이들이 어떻게 폭력을 자본을 생산하는 직접적인 수단으로 활용하는지 낱낱이 고한다.

어느 누구도 자기와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자신할 수 없다

“얼마 전에 한 멕시코 신문에 이런 만평이 실렸습니다. 악마가 굉장히 근심스러운 듯이 지금 국가적으로 심각한 폭력 사태에 대해서 동료와 이야기하는데요, 악마가 말합니다. ‘수십 년 동안 우리는 멕시코가 콜롬비아처럼 될까 봐 두려워했는데 지금은 지옥이 멕시코처럼 될까 봐 무서워….’”(41쪽)

2008년의 인용문이다. 2020년 멕시코에서는 3만 4515명의 살인 피해자가 발생했으며, 그중 티후아나에서만 2000명이 넘는 사망자 수가 기록됐다.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상황 탓인지 전년보다 줄어든 숫자다. 저자는 티후아나와 같은 국경 지대는 고어 자본주의가 좀 더 확연히 드러나는 곳일 뿐, 고어적 관행은 이미 소위 제1세계가 당면한 문제라고 말한다. 오히려 고어 자본주의에 대해 무지하고 설명할 논리도 부족한, 그동안 고어 자본주의의 최대 소비자로서 이를 자신과 상관없다고 여겨 온 곳들이 더 취약할 수도 있다.
역자도 후기에서 밝히듯, 고어적 관행과 이를 실천하는 엔드리아고 주체는 이미 우리 곁에 와 있다. “한창 이 책을 번역하고 있을 때 N번방 사건이 세상을 뒤흔들었다. 죽은 몸, 학대당하고 훼손당한 몸이 살아 있는 몸보다 더 많은 가치를 생산하는, 남성 우월주의적 폭력을 휘두르는 새로운 범죄 계급의 탄생과 거대한 성 착취 카르텔. 고어 자본주의의 세계를 이보다 더 잘 설명할 수 있을까.” 저자가 책에서 밝히는 “윤리적이고 휴머니즘적인 규범과의 이러한 단절을 명확히 보여 주는” 또 하나의 사례로서 “합법 경제의 테두리 안에서, 수백만 생명을 구할 수 있을 특정 의약품을 사유화하고 상업화하는 제약 회사” 역시, 우리는 현실에서 목도한다.
이제 더는 “그저 자신이 사는 방식은 다르니까 어떤 위험으로부터도 안전하다고 확신하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은 시대로 접어든 것이다.

질문하고 저항하는 새로운 인식론적 범주로서 트랜스페미니즘
서두에서 경고하듯, 저자는 서구 세계가 제공하는 “온정적인 위계질서” 내에서 고어 자본주의를 바라보고 해석하는 것을 단호히 거부하며, 주변화된 남성성에 뿌리내린 엔드리아고 주체성을 전복할 저항의 축으로서 이 주제를 복수의 페미니즘(들)과 연결한다. 엔드리아고 주체는 단순히 자본주의 시스템에 부적응한 실패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들에게 고어적 행위와 시신정치는 헤게모니적 남성성과 패권적 자본주의가 결합해 선사하는 좌절과 실패의 감각을 뒤바꿀 하나의 돌파구이자, 버팀목이기도 하다.
그 반대편에 트랜스페미니즘이 있다. 둘 다 세계화의 맥락 속에서 등장하고, 반체제적 투쟁의 방식으로 형성되었지만, 엔드리아고 주체성과 달리 디스토피아적이지 않은 다른 방식으로 자본주의를 움직이는 힘에 반격할 하나의 가능성으로서 존재하는 트랜스페미니즘은 우리에게 주어진 선택지의 한계를 넘어 생각하는 길을 열어 준다. 좁은 의미의 사회적 운동이 아닌, 질문과 저항을 위한 새로운 인식론적 범주로서 트랜스페미니즘은 퀴어 다중을 통해 우리 몸을 해방시킬 가능성을 열어 젖힌다.


목차


경고
처음
서문
고어에 대한 주석: 스너프 되기

1. 정치적 형성체로서의 국가의 붕괴
2. 문화적 구성물로서의 자본주의
3. 새로운 마피아
4. 시신정치
5. 국경의 가장자리에 선 나의 이름은 칼날: 고어 자본주의와 페미니즘(들)

결론
맨 처음
역자 후기
참고 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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