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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쿠쿠

내 이름은 쿠쿠

  • 조우리
  • |
  • 낮은산
  • |
  • 2021-06-15 출간
  • |
  • 84페이지
  • |
  • 143 X 200 mm
  • |
  • ISBN 979115525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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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천천히 읽는 짧은 소설’ 시리즈

짧은 소설을 천천히 읽는다
나와 세상을 새롭게 만난다

‘천천히 읽는 짧은 소설’은 짧은 소설 한 편을 그림과 함께 천천히 읽으며 이야기의 재미를 오롯이 느껴 보는 낮은산의 새로운 문학 시리즈다. 첫 번째 이야기는 조우리 작가의 단편 소설 『내 이름은 쿠쿠』다.
쿠쿠의 시선으로 본 한 가족의 성장기를 담은 이 이야기는 초등학교 앞 나무 밑동에 묶여 있던 개가 유기견 보호소로 가게 되고, 그곳에서 새로운 가족을 만난 뒤의 일들이 유머러스하게 펼쳐진다.

새로운 집으로 와서 뭔가 칙칙폭폭 하며 무서운 김을 뿜으며 ‘쿠쿠 하세요, 쿠쿠!’ 하는 것을 보고 미친 듯이 짖어 댄 이후 내 이름은 쿠쿠가 되었는데 그 앞에도 ‘우리’가 붙었다. 그리하여 내 이름은 ‘우리 쿠쿠’가 되었다.
- 본문 23쪽

쿠쿠라는 새로운 이름을 얻고, 낯선 사람들과 가족이 되고, 오랜 세월 함께 살아가는 일상은 평범하지만, 평범하지 않은 지능과 기억력을 지닌 쿠쿠 덕에 우리는 삶의 빛나는 순간들을 새롭게 볼 수 있다.

우리는 온 힘을 다해 물어 보지도 않고
포기해서는 안 돼

이 이야기는 인간이 아닌 다른 존재의 시선을 통해 삶의 또 다른 측면을 보게 한다. 쿠쿠에게 인간은 어떤 존재일까? 인간의 성장은 또 얼마나 이상한 일일까? 인간들은 어떻게 함께 살아갈까? 인간보다 빨리 나이가 들었지만, 다행히 늙은 개라는 것을 들키지 않은 쿠쿠는 자신과 같은 나이였던 아이가 커 가면서 겪는 사춘기의 성장통과 가족의 문제와 불안함을 놀라운 통찰력으로 분석해 낸다.

다들 여름 양처럼 잔뜩 덧칠한 화장품으로 여드름을 가리고 앞머리에 동그란 뭔가를 매달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모두 한 어미 배에서 태어난 자매처럼 비슷해 보였다. 인간들은 같은 편임을 느끼려면 서로 비슷한 모습을 보여야 하는가 보다. 외모도 말투도 행동도 심지어는 표정도 서로 닮았다. 혹은 닮기 위해 애쓰는 것 같았다. - 본문 46쪽

외로움이란 해 지는 시간에 골목에 서서 누군가 밥 짓는 냄새를 맡을 때 느껴지는 감정이다. 한밤중에 깨어나 빗소리를 들을 때 드는 기분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제 나는 그 감정에 익숙해졌고 그 감정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안다. - 본문 63쪽

인간보다 훨씬 짧은 삶을 살아서, 인간이 미처 깨 전에 먼저 삶을 이해한 쿠쿠는 우리가 살아가면서 놓치지 말아야 할 중요한 진실을 알려 준다. 모든 걸 지켜보고 있지만 나서서 말할 수 없는 쿠쿠는 자신이 할 수 있는 방식으로 최선을 다해 가족을 돕는다. 개가 할 수 있는 일을 있는 힘껏 해 버렸을 때, 절망에 빠져 있던 가족은 새로운 길을 찾는다. 낙담하거나 포기하기 전에 온 힘을 다해 한번 물어 보기라도 하는 것이다.

그들의 기억 속에 내가 그토록 많이,
가득 차지한다는 게 좋았다

하루 종일 귀찮게 쿠쿠를 따라다니던 쪼그만 아이는 어느새 커서 아이도 어른도 아닌 제3의 존재가 되어 가고, 위기에 빠졌던 가족은 다행히 모든 게 제자리로 돌아갈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쿠쿠는 이 모든 가족의 역사에 가장 자주 등장하는 주인공이었다.
화가 백두리의 그림은 짧고도 강렬한 이야기에 힘을 더한다. 간결한 검은색 선만으로도 쿠쿠의 슬픔과 분노, 기쁨과 행복이 생생하게 표현된다. 작은 아이가 자라 사춘기 소녀가 되어 가는 변화와 가족의 위태로운 상황은 노랑과 빨강만으로도 때로는 눈부시게 때로는 불안하게 전달된다.
함께 웃을 수 있는 추억을 떠올리고 가만히 서로의 눈을 바라보는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서로가 서로에게 의미 있는 존재가 된다는 것이 무엇인지 쿠쿠는 온 삶을 통해 증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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