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누구인지 잘 안다는 건 어떤 기분일까?”
나를 찾고 싶은 이들이 러닝 크루에 모였다!
땀방울로 빚어 낸 단단한 연대의 이야기
하빈은 해 보고 싶은 일을 몸소 체험해 보는 열일곱 휴학생이다. 자상하고 따뜻한 가족 에게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랐는데, 자신이 입양됐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크게 혼란스러워한다. 가족이라 믿었던 이들이 진짜가 아니라는 생각에 늘 머릿속이 복잡하다. 자신을 낳아 준 부모님은 누구인지, 지금의 부모님은 왜 자신을 입양했는지 등 여러 고민들을 털기 위해 하빈은 달리기를 시작한다.
집에서도 학교에서도 존재감이 없는 민희는 늘 위축되어 있다. 남동생에게만 편중되는 부모님의 사랑과 집안일을 혼자서 떠맡는 상황이 불만이지만 묵묵히 이를 받아들이며 울적한 나날을 보낸다. 어느 날 거리에서 행복한 표정으로 달리는 한 무리의 사람들을 마주치는데, 달리기를 한다면 자신도 저렇게 행복해질 수 있을까 싶어 러닝 크루에 가입한다.
『러닝 하이』는 가족 속에서 자신의 자리를 고민하는 소녀들의 이야기다. 하빈은 자신도 진짜 가족이 되고 싶다는 마음을, 민희는 하루라도 빨리 가족을 벗어나고 싶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 자신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선택된 ‘가족’에 대해 두 소녀는 각자의 고민을 안고 달린다. 쉽게 해결할 수 없는 문제지만 온몸을 사용하는 달리기로 자신의 존재를 오롯이 마주하며 복잡하게 얽힌 매듭을 차츰 풀어 간다.
자리를 찾아가는 이야기 속에는 대화와 소통의 중요성도 담겨 있다. 두 소녀의 고민과 오해는 결국 소통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벌어진 일들이다. 둘은 언니, 오빠, 부모님 등 타인과의 대화를 통해 그간의 오해를 녹여 내고 고민을 해결한다. 크고 복잡한 문제라도 솔직하게 터놓고 이야기하는 동안 짊어진 짐이 훨씬 가벼워질 수 있다. 어떤 갈등도 대화 없이 저절로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은 두 소녀처럼 독자들도 어떤 경우든 소통이 중요하다는 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