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속 위대한 리더와 팔로워들은 어떻게 일했을까?
『논어』가 말하고 역사가 검증한 일을 성공시키는 지혜와 방편!
전 세계를 혼란에 빠트린 팬데믹을 계기로 많은 것들이 바뀌었다. 생각하는 방식, 일하는 방식, 살아가는 방식이 빠르게 변하면서 ‘어떻게 살아남아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과 불안이 더 커졌다. 하지만 불확실한 상황에서도 분명 끝까지 살아남고 성공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이 갖고 있는 특별한 능력은 과연 무엇일까.
그동안 『논어』, 『대학연의』, 『주역』 등 일의 가치를 중심으로 군자학 분야를 뚝심 있게 연구해 온 이한우 작가가 이번에는 『논어』를 통해 ‘일 잘하는 법’을 알려준다. 그는 『논어』가 “일의 이치에 따라 일을 하고 일의 이치에 따라 사람을 잘 가려서 마침내 그 일을 성공으로 이끄는 법을 말해주는 책”이라고 설명한다. 그동안 우리 학계가 명분을 중시하는 주자학에 초점을 맞추어 『논어』에 나타나는 공자의 일 중심 사고를 읽어내지 못했다고 꼬집은 그는, 이번 책에서 공자의 현실주의에 입각해 『논어』를 좀 더 정확하고 설득력 있게 읽어내고자 한다. 또한 『논어』의 내용을 중국과 우리나라의 역사 속 인물들에게 적용하여 이를 통해 독자들이 일의 이치를 분별하는 힘을 기를 수 있도록 돕는다.
정도전의 실제 업무 능력은? 한무제가 사람을 뽑던 기준은?
파격 승진을 하던 홍국영의 발목을 잡은 것은?
일을 잘한다는 것은 무엇일까. 단순히 ‘기술’적으로 뛰어나다고 해서 일을 잘한다고 하기에는 부족하다. 저자는 이를 알려주기 위해 ‘예(禮)’라는 단어의 의미를 설명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일반적으로 ‘예(禮)’라고 하면 예절이나 가례(家禮) 정도만 생각하는데, 이는 주희가 일상생활의 예를 모아 기록한『주문공가례(朱文公家禮)』를 만들어 예의 범위를 좁힌 데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논어』에서 말하는 ‘예’는 일의 이치, 즉 사리(事理)를 뜻하는 것으로 일과 관계가 모자라거나 과하지 않게 ‘정도’를 지키며 상황에 맞게 대처하는 것을 말한다.
조선 세조 때 문신이었던 한명회는 공자가 말하는 대로 일의 범위를 넓혀 접근하는 사람이었다. 책에서는 그가 수양대군의 일등 책사가 되고 수양대군을 세조로 만들어내는 과정을 보여준다. 비록 말년 정치 인생이 순탄하지는 않았지만『논어』에서 일컫는 ‘일’을 ‘이치’에 맞게 처리하며 역사의 물줄기를 바꿔버린 대표적 인물임에는 틀림없다.
정도전은 고려에서 조선으로 교체되는 격동의 시기에 이성계 옆에서 새 왕조를 만든 핵심 인물로 이성계의 총애를 받았지만 결정적으로 신뢰를 얻지 못해 정승 자리에는 오르지 못했다. 정작 이성계 곁을 지키고 있던 것은 조준과 김사형으로, 책에서는 이들 콤비의 활약에 주목하며 탁월한 실무 능력과 분수를 아는 처신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준다.
그 외에도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연산군의 폭군 스토리가 실상과는 동떨어진 픽션임을 밝히며 실록을 바탕으로 그의 진짜 실패 원인을 분석해 사리에 어두운 리더가 어떻게 일을 그르치는 알려준다. 그리고 정조와 홍국영의 사례를 통해 자신의 성과에 대해 지나치게 교만해지지 않도록 스스로 경계하는 법을 배울 수 있다.
복잡한 일과 관계 속에 파묻혀 사는 현대인들에게 필요한 지혜
책은 나 자신을 파악하고, 타인을 헤아리고, 나아가 조직에서 성공적으로 일과 사람을 다스리는 법을 알려준다. 먼저 1장 ‘사리분별, 나를 다스리는 게 먼저다’에서는 일을 할 때 먼저 나의 마음을 어떻게 쓸 것인지 역사적 사례들을 통해 ?논어?의 가르침을 배워본다. 2장 ‘사람 사이에는 지켜야 할 것이 있다’에서는 일을 통해 사람을 보는 법, 타인의 마음을 알아내는 법 등 다른 사람에 대한 이해가 일을 해나가는 요체임을 알아본다. 3장 ‘일과 사람을 동시에 얻는 법’에서는 역사 속 군신 관계들을 살펴보며 직언을 하는 방법, 소인과는 다른 군자의 처신 등 관계를 잃지 않으면서 성공적으로 일을 성사시킬 수 있는 방안을 탐구한다.
『논어로 일의 이치를 풀다』에 담겨 있는 역사 속 성공과 실패 사례를 보면 일을 잘한다는 것의 의미는 다음과 같다. 상황 파악을 정확하고 빠르게 하고, 일의 전체 맥락을 살피며 사사로운 관계와 욕망에서 벗어나 마땅한 이치에 따라 일을 하는 것이다. 아무리 시대가 복잡하게 바뀌어도 여전히 적용할 수 있는 원칙들로, ‘성장’과 ‘생존’이라는 두 과제를 안고 다음 스텝을 밟으려고 하는 수많은 리더와 팔로워들이라면 이 책을 통해 적절한 지침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