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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암엔 왜 간다는 걸까 그녀는

덕암엔 왜 간다는 걸까 그녀는

  • 구효서
  • |
  • RYTH
  • |
  • 2021-03-23 출간
  • |
  • 230페이지
  • |
  • 106 X 154 X 12 mm /176g
  • |
  • ISBN 979119704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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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별것도 아닌 것들을 유심히 바라봤기 때문에 이런 일이 일어난 걸까?
그나저나, 덕암엔 왜 갔던 걸까 그녀는?

책의 첫 번째 소설, ‘덕암엔 왜 간다는 걸까 그녀는’에는 세 사람이 나온다. 그리고 ‘쌩’이라는 강아지까지. 우선 남자. 남자는 여자를 관찰한다. 그리고 그 여자. 그 여자는 남자를 좋아한다고 말한다. 남자는 부담스러워한다. 그리고 여자가 예전에 좋아했다던 선생님. 여자가 남자를 좋아하는 이유는 그 선생님을 닮았기 때문이란다. 남자는 안심한다. 그런데 닮았다는 이유로 한 사람을 이렇게 좋아할 수 있는 건가? 여자는 지금 남자를 좋아하는 건가, 아직 선생님을 좋아하는 건가? 누구를 좋아하기는 하는 건가? 남자는 정말 그 선생님을 닮은 건가? 그런데 남자는 왜 여자가 자신을 좋아하면서도 안 좋아한다는(?) 사실에 화를 내는 것처럼 보일까? 이건 사랑 이야기인 건가? 도대체 누구의 사랑 이야기인 걸까? 사랑에 관한 건 아닌 것 같은데… 왜 소설을 읽는 동안 사랑에 관해서만 생각하게 되는 걸까? 강아지 쌩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남자의 말대로, 별것도 아닌 것들을 유심히 바라봤기 때문에 이런 일이 일어난 걸까? 그나저나, 덕암엔 왜 갔던 걸까 그녀는?

두 번째 소설, ‘편지 읽는 여자’ 속 여자는 묻는다. “저어…… 사람의 뼈를 본 적 있으세요?” 여자는 사람의 뼈를 오랫동안 바라보고 있어야지만 이해할 수 있는 것들이 있다고 말한다. 얼마나 오랫동안 바라보아야 하는지는 그녀 자신도 모른다. 아주 오래라는 것밖엔. 사람의 뼈를 바라보면 우리는 정말 서로를 이해할 수 있게 될까? 얼마나 바라보아야 우리는… 서로 이해하려고 하지 않을 수 있게 될까? 이해하지 않고도 서로를 사랑하게 될까?

세 번째 소설, ‘당신의 바다는’에서 ‘나’는 울고만 싶다. ‘나’의 직업은 글을 써서 벌어먹는 소설가다. ‘대관절 소설가가 뭐라고 자꾸 사람들은 내게 뭔가를 묻는단 말인가. 그런 건 그만 묻고, 소설 안 쓰고 살 수 있는 방법이나 있다면 알려 줄래?’ 소설가 ‘나’에게는 애꿎은 소설만 늘어간다.

네 번째 소설, ‘카프카를 읽는 밤’에서 ‘나’는 지나칠 정도로 진지한 그녀 때문에 우롱을 당하고 있는 기분에 사로잡힌다. 그녀가 지나치게 느리고, 지나치게 진지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너무 빠르게 걷고, 모든 것을 쉽게 지나쳐 버리는 건지도 모르지. ‘나’는 혼돈에 빠진다. 그녀는 여전히 ‘나’의 말을 들으며 조금씩 놀라워하고 고개를 끄덕이고 있는데.

다섯 번째 소설, ‘카사블랑카여 다시 한번’에서 여자는 마지막으로 남자를 보고 돌아와 하다 만 걸레질을 다시 시작한다.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걸레질을 하면서 여자는 하얗게 한숨을 내쉬었을지도 모른다. 시퍼런 눈물을 흘렸을지도. 아마도 조금 화가 났을 것이다. ‘이봐요들, 영화 속 릭은 험프리 보가트로 충분하다는 걸 아직도 모르시겠어요?’ 그러나 사랑은 사랑이 되질 않고. 무대 위 연기처럼 진짜도 가짜도 아닌 것이 돼버리고 만다.


목차


007 덕암엔 왜 간다는 걸까 그녀는
043 편지 읽는 여자
077 당신의 바다는
125 카프카를 읽는 밤
165 카사블랑카여 다시 한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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