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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코 씨의 말 3

요코 씨의 말 3

  • 사노요코
  • |
  • 민음사
  • |
  • 2021-03-22 출간
  • |
  • 180페이지
  • |
  • 148 X 210 mm
  • |
  • ISBN 9788937413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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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부부는 이유를 모르는 게 좋은 거다.”
간결하지만 깊이 있는 관계에 대한 철학

일본의 국민 시인 다니카와 ?타로와 결혼했던 사노 요코. 시리즈 세 번째로 출간된『요코 씨의 “말” 3 이유를 몰라』에서는 결혼 생활과 관계에 대한 사노 요코의 속 시원한 고찰을 볼 수 있다.

현실을 살아간다는 것은 현실에 무너지는 것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미지는 죽지 않는다.
이미지 앞에서 현실이나 진실은 짓밟아버리는 그만인 것에 불과하다.
진실을 들춰내서 쓰러져 버린 건 나다. (130~133쪽)

나는 부부 생활을 20년 했지만 10년째에는 덜그럭덜그럭 풀어지기 시작했다.
도저히 복구가 불가능한 관계였는데, 나이 젊은 친구가 “요코 씨네 부부가 저의 이상이에요.”라고 말하기도 했다. 얼마나 당황스러웠던지. (140~141쪽)

(부부는) 사랑이라는, 일본어에 있지만 어쩐지 서먹한 그 말을 뛰어넘는 것이다.
다소 미운 마음을 가지더라도 그 미움이 다시 미운 정이 된다.
참말로 이유를 모를 일이다.
부부에게 과학은 쓸모가 없다. (151~153쪽)

거침없는 독설과 삐딱함으로 솔직하게 자기만의 생각을 표현하면서도 사람들에게 항상 위로와 감동을 주었던 사노 요코만의 매력은 이처럼 자신의 허점마저도 냉소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지점에서 우러난다.

“(남은 수명이) 2년이라고 확언을 받자
10년 넘게 나를 괴롭혀 온 우울증이 거의 사라졌다.”

의사에게 시한부를 선고받자마자 차곡차곡 모아둔 통장을 털어 재규어 잉글리시 그린 차를 구매한 사노 요코. 그리고 일주일이 채 되지 않아 차를 너덜너덜하게 만들어 버리는 배짱. 갑자기 매일매일이 참을 수 없이 즐거워 우울증도 고쳐버린 죽음이라는 자유.
죽음에 대처하는 요코 씨의 태도는 쿨함을 넘어서 거의 즐거움에 가깝다. 그 어이없을 정도로 명랑한 낙관성에서 죽음이란 실은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당연한 수순이라는 삶의 이치를 새삼 깨닫는다.

나를 계발하고, 성장을 독려하는 바지런한 책에 지친다면 잠시 이 책과 함께 소파에 누워 낄낄거리다 어느새 마음이 찡해져 먹먹해지는 순간을 체험해 보자. 모두가 인류의 달 착륙을 경이롭게 바라볼 때, 마치 모욕을 당한 기분이라며 “쟤들은 저기 왜 가는 거야, 볼일도 없이.” 하며 독설을 내뱉는 요코 씨를 보면 바르게 살기 위해 마음 졸였던 압박에서 해방되어 한층 마음이 자유로워질 것이다.


목차


첫 번째
신의 손 7

두 번째
말 25

세 번째
노래방 기계와
쑥덕공론 45

네 번째
달님 63

다섯 번째
시끄러워라 81

여섯 번째
나는 어느 쪽도
선택할 수 없었다 99

일곱 번째
두 가지 결혼 117

여덟 번째
이유를 몰라 135

아홉 번째
2008년 겨울 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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