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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의 친절

모두의 친절

  • 이나리
  • |
  • 문학동네
  • |
  • 2021-03-25 출간
  • |
  • 228페이지
  • |
  • 133 X 200 mm
  • |
  • ISBN 9788954677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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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살다보면 그럴 때가 있잖아요.
마치 아주 어릴 때로 돌아간 것처럼
아무 조건도 따지지 않고 깊이 친해지는 일 말이에요.
언니와 내가 딱 그랬어요. 언니와 나는 너무 잘 맞았어요.
지난밤 전까지는요.”

다정하지도 올바르지도 도덕적이지도 않은,
거칠고 예민한 여자들이 일깨우는 날카로운 감각

소설집의 문을 여는 「완벽한 농담」은 성적인 것에 이제 막 호기심을 갖게 된 여자 중학생을 화자로 내세운다. 흔히 ‘까진 아이’라고 여겨지는 친구 ‘미루’가 ‘나’를 문구용품점으로 이끌며 도둑질을 하자고 말하자 ‘나’는 잠깐 고민하지만, 이내 립글로스를 움켜쥐고 문구용품점을 빠져나온다. 자랑스레 립글로스를 보여주려는 ‘나’에게 미루는 도둑질을 하자고 했던 건 농담이라며 웃으며 말한다. 그리고 그뒤 ‘나’에게 이상한 일이 일어난다. 경찰이 집으로 찾아와 유기된 아이가 있다는 신고를 받았는데 혹시 아는 게 없느냐고 묻는 것이다. 전날 미루와 헤어지고 집으로 가는 길에 ‘나’는 가로등 아래 버려진 검은 봉지를 발견했었다. 설마 그 안에 아기가 담겨 있던 것일까. ‘나’는 자신에게 일어난 이 모든 일이 도무지 현실처럼 느껴지지 않고, 완벽한 농담인 것만 같다. 우리를 둘러싼 세계는 그대로인데 그것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지는 때가 우리가 성장하는 순간을 일컫는다면, 「완벽한 농담」은 자신을 둘러싼 세계를 새로이 인식하게 된 여자아이의 성장기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두 여성이 맞부딪치는 순간을 그려내는 긴장감 넘치는 서술은 표제작인 「모두의 친절」에서도 이어진다. 코로나19로 인해 어린이집이 문을 닫으면서 옆집 여자가 ‘나’에게 아이를 맡겨온다. ‘나’는 여자가 처한 상황을 충분히 이해하기 때문에 ‘선량한 호의’로 여자의 부탁을 받아들인다. 그러던 어느 날 직장에 일이 생겨 아이를 돌보지 못할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말하는 ‘나’에게 여자는 “그걸 왜 이제 얘기해? (…) 이 시간에 나더러 뭘 어쩌라는 거야”라고 소리치며 짜증을 낸다. ‘나’는 여자의 뜻밖의 반응에 자신이 아이를 맡지 못하는 상황이 미안해야 할 일인지, 미안해야 할 일인데 자신이 염치가 없는 건지 헷갈린다. 그리고 다음날 여자가 엄청난 기세로 현관문을 두드리며 울먹인다. 아이가 사라졌다고. 아이가 사라진 건 ‘나’가 베푼 ‘친절’을 아무렇지 않게 여겨온 여자에게는 당연한 결과인 걸까. 「모두의 친절」은 어떤 사건의 인과관계를 감정을 둘러싼 문제로 이해하려 할 때 빠지기 쉬운 함정을 우리에게 가리켜 보이는지도 모른다.
한편으로 인물이 지닌 예민함과 불안을 세밀하게 서술하는 이나리의 특장은 그 인물이 부부일 때 극대화된다. 「비타민」 「바퀴벌레」 「타조 아니면 낙타」는 모두 부부 사이의 균열과 불안에 초점을 맞추는 작품이다. 옆집의 어린 여자와 남편 사이에서 실체가 명확하지 않은 야릇한 분위기를 감지하고는 신경증에 가까운 불안을 느끼는 아내(「비타민」), 혼자 집에 있을 때만 나타나는 바퀴벌레 때문에 두려움에 빠지지만 이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아내와의 관계에서 끝내 해결되지 않는 문제에 맞닥뜨리는 남편(「바퀴벌레」), 부부 동반으로 1박 2일 여행을 갔다가, 그간 누적되어온 남편에 대한 불만을 묘한 방식으로 마주하게 된 아내(「타조 아니면 낙타」) 등, 이나리는 겉으로는 별다른 사건이 일어나지 않는 듯 보이는 일상 아래에서 부풀어오르는 기포를 하나하나 집어들어 그 세부를 면밀하게 관찰한다. 그렇게 그 기포들은, 우리의 귓속을 간지럽히는 알 수 없는 아주 작은 벌레처럼, 우리의 내부에서 끊임없이 끓어오르며 모종의 불안과 불편을 유발한다. 분명 어떤 일이 일어났지만 그 일을 해결하는 것이 불가능에 가까울 정도로 요원해 보이는 상황에서 다만 앞을 향해 내달리기만 하는 인물처럼(「유턴 지점을 만나게 되면」), 이나리는 무슨 일인가가 일어나 우리를 둘러싼 모든 것이 의심스럽게 느껴질 때, 실체를 확인할 수는 없지만 분명 우리 안에서 무언가가 웅웅댈 때, 그저 그것을 들여다보며 작은 기척에 반응하는 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이 아니냐고 묻는지도 모른다. 그렇게 이나리는 가청영역 밖의 미세한 소리를 포착함으로써 우리의 일상을 어그러뜨리는 ‘무언가’의 존재를 드러내 보이는지도 모른다.



이나리의 등단작 「오른쪽」을 읽었을 때 받은 충격을 기억한다. 신뢰할 수 없는 화자의 그악스러운 진술, 흔들리는 카메라의 시선을 따라가듯 위태롭게 끝을 알 수 없는 외길로 내달리던 독서의 경험. 이나리의 인물들은 대개 신경질적이고 예민하며 강박과 두통과 지긋지긋함에 시달린다. 자꾸 잘못되고 있다는 느낌, 그 느낌 때문에 아무 일도 없는데 조바심 나는 일상을 보내느라 많이 지쳐 있다. 그러나 ‘죽고 싶은 게 아니라’, ‘죽여버리고 싶기 때문에’ 내내 긴장하는 인물들의 내면에는 전혀 다른 결의 긴장이 있다. 그토록 인간들이 지겹다면서 순정하게 드러내버리고 마는 죄책감이다. 그 죄책감의 이상한 가역반응이 소설을 이끌어간다. 악마에게서 도망치다 찾아든 곳이 바로 그 악마의 품임을 실감하게 하는, 삶을 기묘하게 재현하는 위험한 이야기가 이제 시작될 것이다. _박민정(소설가)

이나리의 인물들은 유난히 예민한 사람들이다. (…) 이 예민한 감각은 미래를 전망할 수 없는 인물들이 겪는 증상이자, 전망을 결핍한 소설의 징후라고 봐도 좋다. 전망이 소거된 소설의 시간 안에서 인물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집요하게 순간을 경험하는 것뿐일 테니까. 그렇게 소설의 시간이 늘어지면, 평소에는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던 낯설고 기이한 순간이 속살을 드러낸다. _임정균(문학평론가)



사람이 사람을 이해한다는 건 가능한가.
사람들 각각은 언어도, 문화도, 법률도 모두 다른 독립된 세계라고 생각한다. 그러니 사람들이 서로를 완전하게 이해한다는 건 불가능에 가깝지 않나. 그런 생각을 오랫동안 해왔다. 그 세계들이 맞닿아 부딪치는 순간을 말하고 싶었다. _‘작가의 말’에서


목차


완벽한 농담 _007
모두의 친절 _037
비타민 _065
바퀴벌레 _089
타조 아니면 낙타 _107
오른쪽 _133
애완식물 _155
유턴 지점을 만나게 되면 _177

해설 | 임정균(문학평론가)
사람 아닌 것들의 리얼리티 _201

작가의 말 _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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