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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픔은 치료했지만 흉터는 남았습니다 (반양장)

아픔은 치료했지만 흉터는 남았습니다 (반양장)

  • 김준혁
  • |
  • 계단
  • |
  • 2021-02-22 출간
  • |
  • 392페이지
  • |
  • 145 X 215 X 29 mm / 668g
  • |
  • ISBN 9788998243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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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2020년은 코로나19의 해였습니다. 의료인을 비롯해 모든 국민이 고통을 감내하며 방역에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많은 사람들이 의료인들의 말과 행동에 놀랐습니다. 또한 의료인은 사람들의 반응과 정서에 당혹했습니다. 둘 사이에는 깊은 골이 있었습니다. 갈등은 봉합됐지만, 흉터는 남았습니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요? 서로 간에 많은 이야기가 오갔지만, 소통은 되지 않았습니다. 의사들의 엘리트 의식 때문이었을까요? 정부의 독단적 의료 정책이 문제였을까요? 이 책에서는 현대 의학이라는 지식 체계의 형성 과정과 실천 현장의 본질적 특징에서 그 원인을 찾아봅니다.
의료를 둘러싼 갈등은 많은 사람과 사회 전체에 흉터를 남겼습니다. 88올림픽 두 달 전 수은 중독으로 사망한 17살의 문송면과, 발전소에서 일하다 재해로 숨진 김용균은 직장에서 생긴 아픔과 상처에 사회와 의학은 어떤 책임을 져야 하는지 묻습니다. 코로나19를 비롯한 감염병은 예방과 치료가 한층 더 필요하다는 인식을 일깨웠지만, 개인의 사생활과 사회적 통제의 경계선을 어디에 그어야 할지 고민하게 만들었습니다. 우리에게는 이런 상처와 흉터로 얼룩진 의료 관련 이야기가 많이 있습니다. 임신 중절과 여상의 자기결정권을 둘러싼 논쟁, 정신질환자의 살해 사건과 탈원화(de?institutionalization) 문제, 의학 연구와 헬스케어 산업에 활용되는 개인의 의료 정보 활용 범위, 그리고 언제나 나오는 의사와 환자 간의 소통 부재와 오해와 같은 것들입니다. 성 소수자와 장애인은 개인의 문제일까요, 사회의 문제일까요, 아니면 의학의 문제일까요?
우리는 이런 갈등 앞에서 생각합니다. 어떻게 할 것인가? 머릿속 답은 어렵지 않을 수 있습니다. 온갖 주의, 주장, 윤리가 정치적 올바름이 무엇인지 말해 줍니다. 하지만 실제 나의 문제가 되면 절대 옳은 답도 없고, 모두를 만족시키는 간단한 답은 더욱 없습니다. 첨예하게 물리는 이해 관계와 권력 대립은 언제나 선택을 망설이게 합니다. 우리는 이 책에서 지난 시절 이런 갈등 상황에 놓였던 여러 인물을 살펴봅니다. 시대와 나라는 다르지만, 그들이 당면했던 상황은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하나의 옳은 답은 없습니다. 그들은 각자 자신의 자리에서 행동했습니다. 지나고 나서 보니, 그들은 우리가 따라야 할 길을 먼저 가기도 했고, 우리가 피해야 할 길을 알려주기도 했고, 우리가 조심해야 할 장애물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나와 내 가족이 아플 때 의학은 우리의 몸과 마음을 치료해 줍니다. 현대 의학은 많은 길을 걸어와 수많은 아픔을 치료했지만, 미처 챙기지 못한,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흉터만 남은 아픔과 상처에 대한 이야기가 이 책에 담겨 있습니다.

의사는 왜 소통에 실패하는가
“우리는 의사 집단이 사회와 소통에 실패하는 장면을 자주 봅니다. 그것은 의사 집단이 지니는 어떤 특수성에서 기인하는 것일 텐데, 권위적 전문가 집단이 지니는 내적 한계 때문이라고 말하는 것은 지나친 일반화입니다. 법률가 집단이나 교수 집단 또한 비슷한 권위를 가진 전문가 집단이고 이들 또한 여러 비난을 받을지언정, 이들이 사회와 소통에 실패하는 일을 자주 보긴 쉽지 않으니까요. 그래서 저는 독특한 ‘의사-과학자’의 주체화 과정에서 그 이유를 찾아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과학을 통해 의술이 존립할 수 있는 근거를 스스로 마련한 의사-과학자 집단은 다른 집단과 소통할 필요를 느끼지 않습니다. 자신이 찾은 근거와 자료는 내부적으로 반박될 수 있을지언정, 외부에서 들어오는 비판은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하며 미쳐서도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바깥의 소리는 허튼소리일 뿐입니다. 자신을 명료하게 드러낼 필요나 다른 집단을 설득하려고 하는 자세는 부차적인 요소일 뿐입니다. 진실을 다루는 과학자는 말투나 태도 같은 겉모습에 휘둘리면 안 된다는 경구도 함께 떠올리면서요. 이런 언급 자체가 완전히 틀린 것은 아닐 겁니다. 하지만 의사 집단에서 이런 말과 자세는 이상한 방식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의사들이 소통에 빈번하게 실패하는 원인은 여러 곳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어떤 이들은 현대적 의미의 의과대학을 탄생시킨 ‘플렉스너 보고서에서 찾기도 합니다. 의학적 권위주의와 독점을 낳았다고 볼 수 있어, 소통 부재와 단절의 원인 중 하나로 꼽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의학의 표준화를 통해 지식과 경험의 신속하고 체계적인 전달을 제도적으로 이뤄냈다는 업적은 결코 간과할 수 없습니다. 이렇게 의학의 소통 실패에는 여러 원인이 있을 수 있습니다. ‘돈을 더 벌어서’ 혹은 ‘손해가 나서’라는 경제적 판단이 모든 것을 좌우하는 것은 아닙니다. 물론 경제적 이익 여부는 핵심적인 판단의 기준이 분명하지만, 우리 일상만 돌아봐도 모든 걸 그 잣대로 평가하지 않는다는 걸 바로 알 수 있으니까요.
의학의 속성에는, 그리고 의사가 만들어지는 과정에는, 이런 소통 부재를 설명할 수 있는 많은 요소들이 숨어 있습니다. 이 책에서는 다양한 인물과 사례를 통해 이들을 생생하게 설명합니다. ‘의사는 왜 웃지 않을까’, ‘의사는 남의 아픔을 정말 잘 느낄까’, ‘의사의 실력은 누가 평가할까’와 같은 물음에는 현대 의학이 만들어낸 의사의 주요 특성과 그 과정에서 놓치게 된 다양한 ‘관계와 소통’의 빈칸에 대한 답변이 담겨 있습니다.

완벽해지려는 게 왜 잘못인가 - 욕망의 의학
‘미용’을 위한 의학은 그 자리를 점점 넓혀가고 있습니다. 성형과 미백, 몸매 교정과 웰빙을 위한 치료는 생존과 재활을 위한 의학만큼이나 우리에게 익숙해졌습니다.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예측도 자주 접할 수 있습니다. 이제는 외모를 보기 좋게 하는 데 머물지 않고 유전자 조작과 같은 첨단 의학을 통해 생명 탄생의 과정에 인위적으로 개입하여 우열을 가르는 차이를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세상에는 구별할 수 있는 것과 구별해도 좋은 것이 항상 같지는 않습니다.
우리는 남과 차이를 만들고 싶어 합니다. 연필 하나, 양말 하나까지도 독특한 것을 찾습니다. 내면의 차이는 구분과 식별이 어려우니, 소비와 외양을 통해 손쉽게 ‘나’를 내세웁니다. 의학도 그중 하나입니다. 미용을 위한 의학은 이제 ‘나의 모습을 바꿔 영혼의 안식을 얻는다’는 말까지 하고 있습니다. 좀 더 나아지려는, 아니 완벽해지려는 사람들의 욕망은 이제는 유전자 조작을 통해 ‘디자인된 아이’를 만들려고 합니다. 바로 우생학의 모습입니다. ‘나는 그런 생각을 하는 사람이 아니야’라고 선뜻 말하지만, 우생학적 사고가 우리에게 얼마나 깊이, 얼마나 넓게 들어와 있는지 이 책에서는 하나하나 짚어봅니다.

아픔에도 차이가 있을까 - 차별의 의학
길을 가다 장애인을 만난 아이가 빤히 쳐다봅니다. 그걸 알아챈 부모가 아이의 손을 끌며 말합니다. “그렇게 쳐다보면 안 돼.” 나와 다른 모습을 가진 사람에 대한 배려입니다. 저자는 묻습니다. ‘그렇게’는 어떻게 보는 것일까요?
1993년 〈뉴욕 타임스 선데이 매거진〉에는 한 모델의 사진이 실렸습니다. 유명 디자이너와 멋지고 화려한 작업을 사람이었지만, 이번에는 의상이 주가 아니었습니다. 흰 원피스의 윗부분을 반으로 갈라 가슴 한쪽을 드러내고 있었습니다. 그곳에는 있어야 할 것이 없었습니다. 유방암 수술의 흉터 자국만 있었습니다. 시선은 자연스레 그곳을 향하는데, 사진 속 모델은 다른 곳을 봅니다. 사진 속 시선과 보는 사람의 시선이 마주치지 않습니다. 보는 사람이 괜히 불편합니다. 우리가 보내는 연민과 동정의 눈길을 당당히 받지 않고, 사진 속 인물은 저 먼 곳을 보고 있습니다.
저자가 말한 ‘그렇게’는, 연민과 동정과 안타까움과 애처로움의 시선입니다. 또한 ‘나는 멀쩡하다’는, ‘그런 사람이 아니다’라는 안도와 긍정의 마음입니다. 우리에게 이런 마음이 깃드는 것은 어찌 보면 자연스럽지만, 이것이 관행과 태도를 넘어 제도와 시설로 굳어지는 것은 경계해야 하지 않을까요? 이 책은 의학과 관련된 갖가지 차별이 어떻게 주류와 근간이 되었는지 구체적으로 보여줍니다. 그리고 단단한 옹이처럼 박혀 있는 뚜렷한 의학적 차별의 사례를 통해 어떤 균열이 우리 삶에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봅니다.

의학의 사회적 역할은 무엇일까
감염병이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상황에서 의료인의 지식과 경험, 노력과 헌신은 정말 대단했습니다.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건졌고, 일상을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감염병의 기세는 여전히 대단하지만, 절대 무심히 넘길 수 있는 다양한 문제들을 여러 지점에서 드러냈습니다. 모든 것이 불확실한 상황에서는 분야 전문가나 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하는 사람 모두 신중하게 진단하고 예측합니다. 그 과정에서 언론은 어떤 자세를 취해야 할까요? 비난할 사람을 찾아 사람들의 정신적 피로감을 해소할 분노 방출의 대상으로 만든 것은 아닌지, 모든 것이 안개 속인 상황에서 그럴듯한 이야기라면 어떤 것이라도 경쟁적으로 말한 것은 아닌지 말입니다.
직업병과 산업 재해는 개인의 문제이면서 동시에 사회의 문제입니다. 그러면 의학은 단지 그 사이에 있는 중간자일 뿐일까요? 단지 개인의 부주의, 기업의 무책임, 사회의 방관과 직무 유기가 전부일까요? 의학은 분명 더 많은 역할을 할 수 있었지만,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습니다. 무엇을 놓쳤고, 어떤 일을 더 할 수 있었을까요?
또한 개인의 건강은 누구의 책임일까요? 잘못된 식습관과 무절제한 음주 흡연, 무절제한 생활로 누군가 아프다면, 이 지점에서 사회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요? 사회는 세금을 올려 술과 담배의 소비를 줄이고, 전 국민 건강검진을 도입해 개인들의 건강 상태를 파악하고, 다양한 예방 의학 활동으로 구성원의 안전을 벌입니다. 개인들의 건강에 대한 욕구가 늘면서 헬스케어 산업은 나날이 커집니다. 이 과정에서 노출되는 개인의 의료 정보는 어떻게 수집하고, 관리하고, 활용해야 할까요? 누가 무슨 병을 앓고 있는지, 어떤 신체적 특징이 있는지 모든 사람이 알게 된다면 그것만큼 위험한 일이 있을까요? 이 책은 개인이면서 동시에 사회 구성원인 사람들의 건강을 위해 의학은 어떤 입장에 서 있는지, 그리고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통해 광범위하게 수집되는 개인의 의료 정보를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엄정한 연구 윤리와 의학 산업의 발전이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짚어 봅니다. 역사 속 이런 다양한 인물과 사례를 통해 우리는 배워야 할 것과 또 피해야 할 것을 동시에 확인할 수 있습니다.


목차


들어가며
1부. 의사는 왜 소통하지 못하는가
- 의사는 왜 소통에 실패할까
- 의사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 의사의 실력은 누가 평가하는가
- 의사는 누구를 먼저 치료할까
- 의사는 남의 아픔을 잘 느낄까
- 의사는 왜 웃지 않을까

2부. 누가 ‘정상’이고, 누가 ‘표준’인가
- 남자 의사와 여자 의사는 무엇이 다를까
- 아픔에도 성별이 있을까
- 동성애는 정신질환이 아니다
- 나는 병신이다, 병든 몸이다
- 흉터, 호기심, 시선의 폭력
- 과학이 삶을 억압하는 순간

3부. 믿음과 과학, 그 사이
- 골상학은 유사과학일까, 나쁜 과학일까
- 강자가 되고 싶은 욕망, 약자를 박멸하는 수단
- 낳지 않을 권리, 골라 낳을 권리
- 정신질환자는 통제의 대상인가
- 정신질환은 사회가 만든다

4부. 의료, 개인과 사회의 각축장
- 감염병 환자의 사생활은 어디까지 보호해야 하는가
- 나도 모르게 내 몸이 의학 연구 재료로 쓰인다면
- 폐쇄적 보건의료 정책이 만든 내부 고발자
- 직업병, 사회가 책임져야 할 개인의 건강
- 감염병, 혐오와 배제의 역학
- 피 한 방울로 다 된다는 의료 마케팅

마치며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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