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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에는악어가산다-08(도토리동화)

우리집에는악어가산다-08(도토리동화)

  • 김선희
  • |
  • 키큰도토리
  • |
  • 2014-07-21 출간
  • |
  • 120페이지
  • |
  • ISBN 9788998973025
★★★★★ 평점(10/10) | 리뷰(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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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애완동물 가게에서 생긴 일
내 속에는 악마가 산다
내 이름은 38번
악어를 키우는 법
우리 엄마도 학교에 올 거야
엄마와 함께 술래잡기
공개수업 날 생긴 일
동화책 읽어 주기
엄마를 보여 줘
엄마, 죽지 마
악어를 살린 위대한 손
모두에게 미안해

도서소개

《우리 집에는 악어가 산다》는 공격성이 강하고 학습 장애를 보이는 지독한 말썽꾸러기를 ‘늘 문제를 일으키는 친구’로 낙인찍고 끼워 주지 않고 왕따가 합리화되는 우리 현실을 보여주는 동화다. 학교 선생님조차 신경 쓰는 게 어렵다고 푸념을 하는 아이 승민이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선생님은 내가 너무 난폭하대요.
그건 내 속에 악마가 들어 있기 때문이라나요?
내 속에 언제 악마가 들어왔는지 모르겠어요.

‘삼십팔 번’이 이름이 되어 버린 어느 지독한 말썽꾸러기 이야기
김선희 창작동화 《우리 집에는 악어가 산다》

공격성이 강하고 학습 장애를 보이는 지독한 말썽꾸러기를 우리는 주위에서 종종 발견한다. 전문가들은 그런 아이를 ‘주의력결핍 또는 과잉행동장애(ADHD)’라고 진단한다. 친구들과 평화롭게 놀이하고, 대화하는 법을 모르는 경우가 많아서 친해지고 싶은 마음을 때리거나 귀찮게 하는 것으로 드러낼 때가 많다. 그러다 보면 또래들은 그 아이를 멀리하려 한다. 그러면 아이는 더 충동적으로 친구를 때리거나 마찰을 일으킨다. 그러면 나머지 아이들은 그를 ‘늘 문제를 일으키는 친구’로 낙인찍고 끼워 주지 않는다. 왕따가 합리화되는 순간이다. 이렇게 끊기 힘든 악순환이 되풀이된다.
《우리 집에는 악어가 산다》의 주인공 승민이도 그런 아이 가운데 하나이다. 학교 선생님조차 반 전체 아이들 돌보는 것보다 승민이 하나 신경 쓰는 게 더 어렵다고 푸념을 한다. 승민이는 꿈속에서 혼자 중얼거린다.

“넌 악마니까 죽어도 누구 하나 슬퍼할 사람이 없어. 아니, 차라리 잘 죽었다고 좋아할지도 모르지. 넌 태어나지 말았어야 했어. 아빠도, 엄마도 널 귀찮아 해. 그래 차라리 죽어 버려. 죽어 버려”

오로지 승민이 엄마 한 사람만이 승민이의 진심을 믿어 준다. 그러나 엄마는 맞벌이라 회사와 집을 오가는 생활만으로도 버겁다. 겉으로는 말썽꾸러기에 문제만 일으키는 아이지만, 승민이는 누구보다 더 엄마를 생각한다. 그런 엄마가 승민이에게 ‘악어’를 선물한다. 엄마는 승민이의 마음속에 따뜻한 사랑이 가득 차 있기에 그 사랑을 악어에게 나눠 줄 수 있으리라 믿는다. 어느 날 ‘엄마’라고 이름 붙인 악어가 아프다. 승민이는 ‘엄마’를 가슴에 꼭 안고 동물 병원을 찾는다.

‘엄마’를 키우고 나서부터 나는 많이 달라졌어요. 수의사 선생님이 ‘악어를 살린 위대한 손’이라고 말한 그 다음부터 내 손은 정말 위대한 손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어요. 다른 애들을 때리는 짓도, 여자 친구의 머리카락을 잡아당기는 짓도 하지 않게 되었거든요. 그런 짓은 ‘위대한 손’이 하는 게 아니잖아요.

대한민국 아이들의 삶은 고되다. 아이들은 유치원, 초등학교 때부터 심한 경쟁과 압박감에 시달리며 산다. 그들이 한숨 돌릴 수 있는 시간은 학원차를 타고 오가며 손바닥만한 닌텐도를 들여다보거나 TV 만화를 넋을 놓고 볼 때가 고작이다. 그래서인지 자기가 돌보는 악어를 ‘엄마’라고 부르기로 하는 승민이의 모습은 깜찍하면서도 가슴을 울린다. 이제 엄마든 선생님이든 어른들이 아이들의 손을 잡아 주어야 한다. 승민이가 악어에게 그렇게 했듯이 말이다.

수의사 선생님이 ‘위대한 손’이라고 한 내 손을 들여다보았어요. 손톱 밑에 때가 끼고, 여기저기 상처가 난 형편없는 손이에요. 이번에는 어머니 손을 들여다보았어요. 어머니 손은 하얗고 가느다랗고 예뻐요. 갑자기 엄마 손을 잡고 싶었어요. 나를 살린 손.

줄거리

내 이름은 한승민. 그러나 담임선생님은 나를 자꾸 ‘한성민’이라 부른다. 나는 선생님께 내 이름을 그렇게 부르지 말라고 몇 번이나 말씀 드렸다. 이제 선생님은 나를 그냥 ‘삼십팔 번’이라고 부른다.
2학년이 된 뒤로 우리 엄마는 벌써 다섯 번이나 학교에 불려 갔다. 선생님은 엄마에게 내가 애완동물을 길러 보면 좋을 거라고 했다. 그래서 엄마는 나를 애완동물 가게에 데려갔다. 하지만 강아지 따위는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바닥에 배를 붙이고 눈만 깜박이던 악어, 난 이 녀석이 마음에 들었다. 주인아저씨도 악어는 팔려고 갖다 놓은 게 아니라고 했지만, 아무도 내 고집을 꺾을 수는 없다.
악어 이름을 뭐라고 지어 줄까? 엄마! 엄마라고 하는 거다. 진짜 엄마는 어머니라고 부르기로 하자. 엄마들이 수업을 보러 오는 공개수업 날, 죽어서 하늘나라에 간 찬민이 엄마와 회사에 다녀서 못 오는 우리 엄마, 아니 어머니……. 하지만 나는 대신 엄마를 데려갔다. 내가 잠깐 조는 사이에 엄마가 교실을 돌아다닐 줄은 몰랐지만 말이다. 아줌마들은 꺅꺅 소리 지르고, 아이들은 책상 위로 도망 치고!
나는 이 일로 또 된통 혼날 줄 알았는데 어머니는 그냥 울기만 했다. 어머니의 이런 모습은 처음이다. 그런데 그 사건 이후 달라진 게 있다. 나보고 자기 모둠에 끼지 말라고 팔로 X 자를 만들던 형진이도, 나랑 주먹 싸움을 했던 찬민이도, 내게 자꾸 말을 건다. 웬일이지? 소풍 가는 날도 나는 늘 혼자였는데, 친구들이 먼저 말을 걸고 다가오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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