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가능성을 사랑하는 패션칼럼리스트 심우찬과 함께하는
아름다운 시대 ‘벨 에포크’로의 여행
클리셰처럼 느껴지던 ‘벨 에포크’를 이처럼 새로운 관점에서 재조명한 저자는 전작 『프랑스 여자처럼』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1세대 패션칼럼리스트 심우찬. 그가 초대하는 벨 에포크로의 여행은 감각적인 아름다움과 예상 밖의 놀라움으로 가득하다. 아르 누보로 대표되는 벨 에포크의 미술을 공예와 회화뿐만 아니라 건축, 주얼리 디자인, 홍보물과 패키지 디자인의 영역까지 확대해 살펴보는 것은 물론, 당대 예술계 전반을 뒤흔들어놓고 패션의 역사에까지 영향을 미친 ‘발레 뤼스’나 시와 음악 사이, 극상의 언어적 아름다움에 도전하는 ‘멜로디 프랑세즈’처럼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영역을 직접 보고 들어볼 수 있는 자료들과 희귀 도판들로 생생하게 펼쳐 보인다. 또한 사라 베르나르와 알폰스 무하를 통해 뮤즈와 예술가의 관계를 재해석하고, 에펠 탑과 ‘전기의 성’, 1900년의 만국박람회를 통해 전쟁과도 같았던 열강의 산업화 경쟁과 식민지와 약소국에 드리운 그 그늘을 돌아보게 해준다.
“여성이 사형대에 오를 권리가 있다면, 당연히 의정 연설 연단에 오를 권리도 있다“라는 말과 함께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진 ‘혁명의 또 다른 얼굴’ 올랭프 드 구즈와 모든 스텝과 기자가 여성으로 이루어진 잡지 『라 프롱드(La Fronde, 반항)』를 창간, 무려 5년 동안 유지하는 등 현실적이고 지속 가능한 여성운동을 주장했던 마르그리트 뒤랑, 스캔들 그 자체였던 삶을 통해 통념과 편견을 호쾌하게 비웃은 쿠르티잔 리안 드 푸지와 찰스 워스의 오트 쿠튀르 드레스와 마리 퀴리의 라듐 연구소를 함께 지원했던 벨 에포크의 진정한 후원자 그레퓔 백작부인처럼 시대의 새로운 단면을 보여주는 독보적인 여성들의 발자취를 발굴해내는 그만의 감각이 여기에서도 여실히 빛을 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