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루한 일상은 이제 그만!
노력보단 지름길, 계획보단 일단 저지르고 보는
무모하지만 유쾌한 한 남자의 좌충우돌 수제 맥주 도전기
다들 마음속에 사직서 하나쯤은 있잖아요?
오늘도 퇴사를 꿈꾸는 월급쟁이들을 위한 대리만족 에세이
눈뜨는 순간 퇴근하고 싶고 지긋지긋한 회사에서 벗어나 뭐든 도전해보고 싶은 모든 이들에게 유쾌한 위안이 될《루아르 계곡의 맥주》가 출간됐다.
영국 런던에서 낮에는 그래픽 디자이너로, 밤에는 스탠딩 코미디언으로 일하며 무료한 일상을 보내던 주인공. 그런데 때마침 회사에서 정리해고 바람이 분다. 보통의 직장인들에게 정리해고란 그저 비극이겠지만 주인공에게는 아니다. 해고수당까지 넉넉히 받아 진짜 인생을 찾아 떠날 절호의 기회! 무려 12년간 최선을 다해 대충 회사를 다닌 덕분에 정리해고 당하는 데 성공한 주인공은 수제 맥주로 성공해 새 출발하겠다는 계획을 세워 여자 친구와 프랑스의 한 시골마을 루아르로 떠난다. 노력보단 지름길, 계획보단 일단 저지르고 보는 막무가내 주인공의 좌충우돌 수제 맥주 도전기를 만나보자.
수제 맥주 만드는 법? 하나도 모르지만
일단 시작하고 생각은 나중에!
일단 목표했던 ‘정리해고 당하기’에 성공한 후, 수제 맥주를 만들어 성공하겠다는 야심찬 꿈을 갖고 프랑스로 떠난 주인공. 덜컥 프랑스로 이사해 수제 맥주 양조장을 열겠다고 호기롭게 외친 주인공이지만 그가 간과했던 사실이 하나 있다. 바로 ‘브루어리를 열려면 실제로 맥주 만드는 법을 알아야 한다’는 것. 수제 맥주를 만드는 데 뭐 별거 있나, 맥주 퍼마시기 경력만 20년. 척 하면 맥주가 펑펑 나올 줄 알았는데 필요한 도구들은 뭐 이렇게 많으며 효모에 피에이치, 발효 온도까지 복잡한 것투성이다. 하지만 이 모든 것들이 주인공에겐 전혀 문제 되지 않는다. 맨땅에 헤딩하듯 일단 저지르고, 생각은 그 다음에 하면 되기 때문! 맥주엔 눈곱만큼도 관심 없는 루아르 사람들을 상대로 대책 없이 도전장을 던진 주인공은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단순한 맥주 이야기가 아닌, 삶을 마주하는 이야기
‘퇴사’와 ‘귀촌’은 모든 직장인들의 꿈이다. 퇴사 후의 행복한 삶을 꿈꾸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기에 오늘도 망설이고, 가슴속 사직서를 다시 고이 넣어 둔다. 독자들은 우리의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았던 주인공이 허무맹랑해 보이는 계획을 가지고 무작정 떠나는 모습을 보며 대리만족을 느끼거나, 부실한 계획으로 떠나 좌충우돌하는 주인공의 모습을 보며 역시 회사 밖은 위험하다는 사실을 한 번 더 실감할 수도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불확실성에 과감히 몸을 던진 주인공의 단편적 모습이 아니다. 안정적인 삶이 무료해 새로운 삶을 선택했는데,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서 그럴듯한 결과만을 원했던 주인공의 성격 탓에 ‘쓰레기 냄새’가 나는 맥주, ‘땀에 절은 살덩어리 맛’이 나는 맥주를 만들기도 한다. 처음엔 그저 알코올이 들어간 음료를 만들어냈다는 것만으로도 만족하던 주인공이, 시행착오를 겪으며 더 좋은 맥주를 만들기 위해 자연스레 고군분투하는 걸 보며 결국 행복한 삶이란 어떤 선택을 하든 최선을 다해야만 이룰 수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루아르 계곡의 맥주》는 좌충우돌, 엉망진창 수제 맥주 도전기지만, 그와 동시에 우리의 삶을 마주보게 하는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