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펑롱현 사람들

펑롱현 사람들

  • 이현정
  • |
  • 책과함께
  • |
  • 2020-12-04 출간
  • |
  • 340페이지
  • |
  • 153 X 226 X 23 mm /484g
  • |
  • ISBN 97911889909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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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개혁개방 이후 중국 농촌의 현실을 면밀히 관찰한 인류학적 보고서
오늘날 한국 사회에 소개되는 중국은 어찌 보면 매우 다르고 낯선 세계이다. 서점에 가득 진열된 중국 관련 에세이와 여행기 들이 오늘날 중국 사회의 면모를 드러내주지 않는다고 할 수는 없지만, 어떤 면에서 중국에 대한 부분적이고 현상적인 이해만을 강제하는 측면도 있다. 한국 학계에서 중국 여성의 삶, 가족, 문화에 대한 관심은 오래전부터 있어왔지만, 대부분 역사와 문학 분야에서 이루어진 기존의 연구들은 내용과 분석이 지니는 깊이와 통찰력에도 불구하고 동시대에 함께 살아가고 있는 중국 여성들의 삶의 모습과 생생한 목소리를 드러내주는 데는 한계가 있다. 《펑롱현 사람들: 개혁기 중국 농촌 여성의 삶, 가족 그리고 문화》는 이와 같은 한계를 조금이나마 보완하고자 기획되었다.
이 책의 주무대는 중국 허베이성의 농촌 펑롱현이다. 개혁개방이 한창인 2000년대, 이현정 서울대 인류학과 교수는 이 농촌 마을을 현지조사하며 펑롱현 사람들과 함께 생활했고, 이때의 경험을 토대로 중국 농촌의 현실과 농민들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드러내 보여준다. 오늘날 중국의 젊은 세대들은 개혁개방 이전의 ‘배고팠던’ 삶을 상상조차 하지 못하며, 마오쩌둥 시기를 겪어본 나이 든 세대도 개혁개방 이전보다는 지금이 훨씬 낫다고 입을 모아 말한다. 그렇지만 펑롱현 주민들은 이미 시장개혁이 생성해낸 긍정적인 측면뿐 아니라 부정적인 측면에 대해서도 꽤 정확하게 인지하고 있다. 절대적인 수준에서 과거에 비해 물질적인 풍요로움을 누리는 것은 사실이지만, 같은 지역 내에서도 예전에 비슷했던 사람 간에 빈부 차이가 급속하게 벌어지는 것을 피부로 느끼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농촌 주민들에게 개혁개방은 과거에 대한 선별된 기억들과 중국 발전에 대한 정부의 화려한 선전 속에서 의심 없이 희망적인 현실 조건으로서 받아들여지고 있다.

세계가 주목한 중국 농촌 여성의 높은 자살률
“내 기억에도 두 사람은 매일같이 싸우긴 싸웠어. 하루는 어머니가 화를 내니까 아버지가 목을 매달겠다고 집을 나섰는데, 내가 쫓아가서 보니 밧줄이 몇 번 접혀 있긴 한데, 아버지는 지금 죽어서는 안 되겠다 생각했나 보더라고. 그런데 어머니는 그때 집에서 맹세를 했었다나 봐. 만일 아버지가 죽으면 앞으로 무슨 말도 하지 않겠다. 만일 죽지 않으면 사흘 동안 아무것도 먹지 않겠다. 아버지가 살아 돌아오니까, 어머니는 사흘 동안 정말 아무것도 먹지 않았어. 심지어 물도 한 방울 입에 안 댔어. 그러더니 사흘이 지나자 바로 자살한 거지.”
언뜻 보기에 이 이야기는 쑤징 어머니의 불행에 관해 이야기하는 듯이 보이지만, 실제로는 쑤징 어머니와 쑤징 두 여성의 불행에 관한 이야기이다. 쑤징의 이야기에 따르면, 쑤징의 어머니는 부모에 의해 원하지 않는 결혼을 한 후, 가족과의 불화 속에서 정신병을 얻게 되고 결국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13살의 나이에 어머니를 잃은 쑤징은 이후 계속되는 자신의 불행이 근본적으로 자신이 정신병으로 자살한 어머니를 둔 불운한 인생을 타고나서 그렇다고 생각한다.
- 쑤징의 이야기

세계보건기구로부터 ‘세계가 주목해야 할 정신보건 문제’ 중 하나로 손꼽힌 중국 농촌 여성들의 높은 자살률에 대해, “그거야 여자들이 속이 너무 좁기 때문이지”라는 마을 주민들. 농촌 여자들은 배운 것이 없어서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고, 집안에 무슨 사소한 일이라도 발생했다 하면 대뜸 농약부터 마시려고 하기 때문에 자살률이 높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그러나 경제적 곤란, 친척과 이웃 간의 질투, 배우자의 혼외정사와 도박, 강요된 혼인과 같은 ‘사소한 일’들은 사실상 개혁개방 이후 물질적 욕망 및 필요가 증대하고 도덕적 가치관이 변화하고 있는 중국의 전반적인 상황과 결코 무관할 수 없다. 결국 농촌 자살의 배경에는 ‘인민의 국가’의 실제 모습인 사회적 안전망의 부재와 도농 차별에 근간한 국가 정책의 부작용이 구조적으로 놓여 있다.

좌절과 헌신, 강인함과 자부심을 지닌 ‘펑롱현 여성’ 이야기
문화대혁명의 광풍이 몰아치던 시절, 평생 산림공장에서 일했던 쉬펑친의 아버지는 공장의 최고 결정권자였다는 이유로 당시 톈진에서 하향한 젊은 학생에 의해서 공개 비판의 대상이 되었으며, 심지어 그의 폭력행위로 인해 갈비뼈 세 개가 부러져야 했다. 그녀의 아버지는 학대 받은 이후 다른 공장에 버려졌는데, 쉬펑친은 아버지를 구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용감하게 아버지를 찾으러 나섰다.
“아버지를 보자마자, 나는 갑자기 울음이 터져 나오는 것을 멈출 수 없었어요. 아버지는 허리가 꺾여 있었고, 사람들에게 맞아서 뼈가 모두 부러져 있었어요. 그들은 방 안에 표어를 가득 붙여놓았는데, ‘쉬원헤이를 타도하자’, ‘절대로 당이나 마오 주석을 반대해서는 안 된다’와 같은 것들이었어요.”
쉬펑친은 당시의 분위기 속에서 스스로 자본주의파의 딸이라는 것을 인정해야 했다. 그 결과 홍위병 완장은 떼어내야 했고, 정치활동에 참여하는 대신에 학교에서 매일 대자보를 베껴 써야 했다. 하나의 큰 대자보를 보면서 계속 베껴 쓰는 작업을 종일해야 했기 때문에 나중에는 엄청나게 베낀 종이들이 쌓였다. 그러나 쉬펑친은 긍정적인 사람이었다. 그녀는 비록 학교에서 자본주의파의 딸이라고 비난받고 집단 활동에서 소외되었지만, 크게 개의치 않았다.
- 쉬펑친의 이야기

펑롱현 여성의 생애사는 대기근, 문화대혁명과 같은 중국 현대사의 중요한 시점들에 각자가 어떠한 경험을 개인적으로 해왔는지를 드러내줄 뿐 아니라, 농촌에서 여성의 삶이 구체적으로 어떠한 좌절과 헌신, 땀과 피 속에서 이루어져 왔으며, 그 과정에서 이들 각자는 딸, 아내, 엄마, 할머니로서, 또한 누군가의 연인이자 이웃이자 친구로서 자부심을 지니고 삶의 의미를 구성해왔는가를 보여준다. 질곡의 세월을 보낸 여성의 삶을 접함으로써, 독자들은 중국 농촌 여성의 삶과 문화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어떻게 변화해가고 있는지를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을 것이다.

책의 구성
제1부 〈개혁기 중국 농촌과 여성 문제〉에서는 개혁기 중국 농촌이라는 커다란 사회경제적 맥락 속에서 여성에 대한 문제 제기가 어떠한 학문적이고 현실적인 함의를 지니고 있는가를 살펴본다. 제1장 〈중국의 근대화와 농촌 부녀〉에서는 중국의 근대화 과정에서 농촌 여성이 국가와 지식인의 공식적 담론 속에서 어떻게 특수한 존재들로 이해되어왔는가를 살펴본다. 제2장 〈잊혀진 혁명: 집단 주체로서 여성의 실종〉에서는 개혁기 중국 사회에서 ‘집단적 주체로서 여성’에 대한 논의가 어떻게 사라지게 되었는가를 다룬다.

제2부 〈시장개혁과 새로운 문화적 실천〉에서는 중국 농촌 사회에 시장화가 진행됨에 따라 여성들의 삶이 어떻게 변화해왔는지를 자유연애, 신부대 관습의 변화, 현처양모 개념의 변화 등 세 가지 측면에서 살펴본다. 제3장 〈자유연애: 쾌락, 친밀감, 도덕성에 관한 질문〉에서는 자유연애라는 사적인 경험에 관한 개별 사례 분석을 통해 중국 농촌의 젠더 문화, 나아가 오늘날 농촌 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몇 가지 중요한 도덕적인 문제를 파악해본다. 제4장 〈신부대 관습을 통해 본 변화하는 딸의 의미〉에서는 오늘날 농촌에서 본래 신부 부모의 몫인 신부대를 부모가 혼인하는 딸에게 모조리 전달해주게 된 관습적 변화의 함의가 무엇인지를 분석한다. 제5장 〈오늘날의 현처양모: 가족과 젠더 역할〉에서는 개혁기 중국 농촌에서 자녀교육과 경제활동이 개별 가구의 선택에 따라 이루어지고 도시민과의 극심한 경쟁에 노출되는 상황 속에서, 지역적으로 어떠한 젠더 역할이 새롭게 등장하거나 강화되고 있는가에 대해서 살펴본다.

제3부 〈몸에 각인된 삶: 가족과 문화〉에서는 토지에 뿌리내린 농민들의 공동체로서 개혁기 중국 농촌 사회 속에 지속되고 있는 여성과 가족 문화의 측면이 무엇인가를 살펴본다. 특히 이 책의 핵심이라고 볼 수 있는 3부에서는 중국 농촌 여성의 자살 문제를 심도 깊게 다루고, 펑롱현에서 일생을 보낸 두 여성의 생애사를 통해 대기근, 문화대혁명과 같은 중국 현대사의 중요한 시점들에 각자가 어떠한 경험을 개인적으로 해왔는지를 드러내준다. 또한 농촌에서 여성의 삶이 구체적으로 어떠한 좌절과 헌신, 땀과 피 속에서 이루어져 왔으며, 그 과정에서 이들 각자는 딸, 아내, 엄마, 할머니로서, 또한 누군가의 연인이자 이웃이자 친구로서 자부심을 지니고 삶의 의미를 구성해왔는가를 보여준다.
제6장 〈체현과 문화적 재생산: 중국 농촌 여성의 자살 문제〉에서는 농촌 여성의 고통스러운 삶의 맥락들이 어떻게 그들의 몸에 체현되어왔으며 그것이 ‘자살’이라는 불행하고도 끔찍한 행위를 세대를 거쳐서 실천해왔는지에 대해서 살펴본다. 제7장 〈두 여자 이야기: 좌절, 헌신, 자부심의 생애사〉는 중국 농촌에서 어린 시절부터 노년까지 60여 년을 보낸 두 여성의 생애사를 통해, 개혁기 중국 농촌의 급변하는 흐름이 농촌 여성들의 삶과 사랑, 현재와 과거의 경험을 어떻게 다르게 주조하고 의미 부여해왔는지를 살펴본다. 제8장 〈‘자궁가족’을 넘어: 변화와 지속성〉에서는 일찍이 인류학자 마저리 울프가 지적한 것처럼, 남편 집으로 시집온 젊은 여성이 자신이 직접 낳은 자식들을 더해가면서 점차 여성 자신의 세력권을 구축해나가는 ‘자궁가족’ 현상이 오늘날 시장개혁과 도시 이주가 급격하게 진행되는 농촌 사회에서 어떻게 지속되고 또 변화해가고 있는지 살펴본다.

펑롱현은?
펑롱현(風龍縣)은 중국 허베이성 동북 지방의 끝자락으로, 베이징시에서 250킬로미터 정도 떨어져 있으며 만리장성의 동쪽 끝 산지에 자리 잡고 있다. 펑롱현은 총 11개의 진(鎭)과 14개의 향(鄕)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총 인구는 54만 명이다. 펑롱현의 중심지는 펑롱진(風龍鎭)으로, 펑롱현 정부 건물을 비롯하여 각종 관공서와 주변 도시로 이동을 가능하게 해주는 버스 터미널이 이곳에 있다. 펑롱현은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허베이성 내에서 가장 빈곤한 현 중 하나로 꼽혔지만, 2012년 개통된 친황다오시와 탕산시를 잇는 고속도로가 펑롱현을 지나가게 되면서 가장 빈곤한 지역에서 벗어나게 되었다.


목차


머리말

제1부 개혁기 중국 농촌과 여성 문제
제1장 중국의 근대화와 농촌 부녀
제2장 잊혀진 혁명: 집단 주체로서 여성의 실종

제2부 시장개혁과 새로운 문화적 실천
제3장 자유연애: 쾌락, 친밀성, 도덕에 관한 질문
제4장 신부대 관습을 통해본 변화하는 딸의 의미
제5장 오늘날의 현처양모: 가족과 젠더 역할

제3부 몸에 각인된 삶: 가족과 문화
제6장 체현과 문화적 재생산: 중국 농촌 여성의 자살 문제
제7장 두 여자 이야기: 좌절, 헌신, 자부심의 생애사
제8장 ‘자궁가족’을 넘어: 오늘날 중국 농촌의 현실과 농촌 여성의 주체성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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