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앞 가득 펼쳐지는 나비의 생생한 모습
놀라운 생물, 나비와 나방들
고운 색 날개를 팔랑거리며 날아다니는 나비. 자세히 볼 겨를도 없이 금방 사라지곤 하지요. 주변에서 보는 나비는 몇 종류 안 되지만, 전 세계의 나비는 상상을 초월할 만큼 많은 종류이고, 다양한 모습입니다. 나비와 나방은 가까운 친척 사이인데, 모두 나비목이라는 무리에 속합니다. 나비목에는 18만종이 있는데, 현재 알려진 생물종의 10%에 달할 만큼 큰 집단입니다.
자연사 화가 벤 로더리는 누구라도 좋아할 만한 나비와 나방을 골라 그림을 그리고 생태와 특징을 설명했습니다. 나비와 나방이 어떻게 같고 다른지, 알부터 성충까지 한살이 과정, 나비의 날개가 화려한 까닭, 애벌레와 성체가 먹이를 먹는 방식, 포식자를 피해 위장하는 방식 등등 나비류의 전반적인 생태와 함께 나비목의 8개 집단-호랏나빗과, 부전나빗과, 네발나빗과, 팔랑나빗과, 흰나빗과, 부전네발나빗과, 미국나방나빗과, 나방류-로 나눠 각 집단의 독특한 나비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나비에 대한 설명을 읽고 그림을 보노라면 나비 하나하나가 놀라운 존재임을 새삼 느끼게 됩니다.
우리가 미처 몰랐던 나비와 나방에 대한 매혹적인 이야기
나비에 대한 매혹적이고 놀라운 이야기들은 간결하게 펼쳐집니다. 나비와 나방의 차이를 아세요? 이 둘은 원래 동일한 ‘조상 나방’에서 갈라진 친척이에요. 하지만 나비는 낮에 나방은 밤에 활동합니다. 앉을 때 날개를 위로 포개면 나비, 날개를 펴고 앉으면 나방이지요. 나비의 종류가 많을까요, 나방이 많을까요? 뜻밖에도 답은 ‘나방이 많다’입니다. 18만종의 나비목 중 10%인 2만종만 나비류이고 90%가 나방류이거든요. 둘 중 누가 더 예민할까요? 나방입니다. 야행성이라 감각이 훨씬 예민하고, 나비와 달리 소리를 들으니까요.
나비나 나방의 애벌레는 보통 식물성입니다. 식성이 까다로워 한 종류의 식물만 먹는 경우가 많지요. 그런데 바둑돌부전나비 애벌레는 완전히 ‘육식성’입니다. 개미와 진딧물 등 다른 곤충을 잡아먹고, 심지어 다른 애벌레를 잡아먹기까지 합니다! 호랑나비 애벌레는 적을 만났다 싶으면 고약한 냄새를 내뿜고, 박각시 애벌레는 뱀같이 생겨서 포식자가 꺼리지요. 이렇게 다양한 방어 전술을 써도 애벌레의 3분의 2 이상은 거미와 새에게 잡아먹힌답니다. 살아남기 위한 전술은 다양합니다. 부전나비류는 날개에 동물의 눈처럼 생긴 눈꼴무늬를 지닌 것도 많습니다. 포식자가 나비의 머리가 아니라 날개를 공격하면 나비는 몸통을 상하지 않고 달아날 수 있지요. 일부 나비와 나방은 나뭇잎이나 낙엽 색깔로 위장하기도 하고, 자신에게 독이 있음을 과시해 포식자를 따돌리죠. 몇몇 불나방은 박쥐의 초음파를 흉내 내 박쥐를 혼란에 빠뜨립니다. 시속 50킬로미터로 나는 팔랑나비류가 있는가 하면, 따뜻한 곳을 찾아 세대를 거듭하며 500킬로미터를-미국 북부에서 멕시코까지- 날아가는 제왕나비도 있지요.
커다란 책, 생명의 아름다움을 느끼게 하는 생생한 그림
커다란 판형의 이 책 속 눈앞에 가득 차게 커다란 나비 그림은 하나의 생명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새삼 느끼게 합니다. 나비 날개의 색은 ‘실제로는 없는 색’을 보여주는 거 아세요? 날개에 촘촘히 덮인 털에 빛이 반사되어 보는 각도에 따라 여러 빛깔로 보이는 거지요. 대표적인 경우가 책 표지의 ‘펠레이데스모르포나비’(본문 36-37쪽)입니다. 날개 윗면이 금속처럼 파란색으로 빛나는 화려한 나비이지요. 로더리는 경이롭게 반짝이는 빛깔의 날개뿐 아니라 몸통의 털 하나하나까지 생생하게 그려내 찬탄을 자아냅니다. 날개폭 25센티에 이르는 세상에서 가장 큰 나비 알렉산드라비단제비나비가 있는가 하면 날개폭이 1.2센티미터밖에 안 되는 꼬마푸른부전나비도 있지요. 하늘색 몸통의 큰 긴꼬리팔랑나비, 코브라를 연상시키는 아틀라스나방, 벌새처럼 공중정지비행을 하며 꿀을 빠는 흰줄박각시나방 등의 모습도 아름답습니다. 성장 단계별 특징, 먹이를 먹는 방식, 날개의 역할, 위장`의태`과시 등의 생태에 대한 설명부터 각 과의 대표적인 나비들의 섬세한 그림에 서식지 지도, 월별 한살이 도표, 실제 날개폭을 알려주는 자 등 등의 그래픽 등 200여 컷의 이미지에 실린 정보와 옮긴이의 꼼꼼한 부가 설명도 더해져 어느 페이지를 펼치더라도 흥미로운 내용이 가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