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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생각해

너를 생각해

  • 권상혁
  • |
  • 청색종이
  • |
  • 2020-10-30 출간
  • |
  • 272페이지
  • |
  • 127 X 191 X 30 mm /345g
  • |
  • ISBN 97911891765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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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권상혁의 『너를 생각해』는 2015년 《문학사상》으로 등단한 이후 발표해온 작품들을 모은 첫 소설집이다. 권상혁의 소설에 등장하는 주요 인물들은 어딘가 병들어 있는 위태로운 상태에 있다. 대체로 과거의 사건에서 기인한 트라우마로 고통받는 인물들은 각각의 작품 속에서 마주하는 사건을 통해 심리적으로 견디기 어려운 한계상태까지 다다르며 신체적·정신적으로 붕괴의 위험에 처한다. 그 과정에서 소설은 집요한 묘사를 통해 그동안 은폐하고 있었던 인간의 혐오스럽고 추악한 부분을 전시함으로써 읽는 이에게 모종의 불편함과 불쾌함을 선사한다. 인간의 내면에 은폐된 음습한 욕망과 일상의 비루함을 추문으로 드러내는 권상혁의 소설은 일상이라는 소재를 다루는 자신만의 특유한 방식 때문에 더욱 돋보이게 된다. 소설 전반을 지배하고 있는 ‘불안’의 정서와 이를 다루는 형식은 작가만의 개성으로 소설을 주도해 나가는 동력이 되고 있다.

예컨대 「독(毒)」의 화자 이연은 고등학교 교사로 재직하며 세 번째 임신을 하고 있는 여성이다. 두 차례의 유산으로 임신의 유지에 대해 불안감을 가지고 있는 이연은 그 원인으로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폭탄 ‘리틀 보이’의 희생자를 조부로 둔 이른바 피폭 3세인 남편의 유전자를 지목한다. 마침 남성이 잘 걸리지 않는 갑상선 암에 걸린 남편은 탈모치료제를 비롯해 이런저런 정체 모를 약물을 복용한다. 이연은 남편의 삶을 구축하는 약들이 오히려 자신과 태아를 해치는 독으로 여긴다. 두 번째 유산 후 이연이 반복적으로 꾸는 불길한 꿈은 이의 유력한 방증이 된다. 마치 원자폭탄이 투하된 것처럼 검붉게 불타는 바다와 뜨거운 열선, 검은 폭풍이 가득한 꿈속에서 이연의 태어나지 못한 아기들은 뼈와 살이 녹아내린다. 그 과정에서 검은 비를 뚫고 나오며 “헤이, 리틀 보이(Hey, Little Boy)!”를 중얼거리며 불길한 미소를 짓는 남자의 모습은 이연으로 하여금 남편의 유전자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확신하게 하는 장치로 작용한다. 이후로도 이연은 남편을 병균처럼 취급하며 반복적인 묘사를 통해 강박적으로 남편의 물건을 소독하거나 버리는 방식으로 세 번째 임신 역시 실패할 것이라는 불안감을 고조시킨다.

서사를 이끌어가는 장치로 알 수 없는 불안을 다루는 형식은 「누수(漏水)」, 「비행」과 같은 작품들에서도 마찬가지다. 「누수」에서 점점 천장을 넘어 집 전체로 침식해 오는 흙물은 간단한 시술로만 여겨졌던 남편의 심장혈관 조영술과 연동되어 ‘나’의 불안한 마음을 조여온다. 동시에 이는 그동안 남편의 비루한 외양에 실망하여 낯선 청년들에게 성적 욕망을 가지는 자신에 대한 혐오감과 결부되어 남편의 시술이 장차 실패할 것이라는 불안을 야기한다.

아내는 하루 종일 집안에서 있던 일들을 주절주절 이야기했지만, 나는 그 소리들이 모두 주파수가 맞지 않는 라디오를 틀었을 때처럼 잡음으로밖에 들리지 않았다.(「비행」)

「비행」에서는 “다시 비행기를 타고 있는 기분”이라며 ‘나’에게 오래된 아파트에 사는 고통을 호소하는 아내의 말을 ‘나’는 해괴한 소리로 치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아내는 가출하게 되고 ‘나’는 여전히 이유를 모르는 채로 집안에 남겨진다. ‘나’는 아내의 가출을 이해하기 위해 시도한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아내에게 잘못한 것이 없었다.”는 것이 ‘나’의 결론이다. ‘나’가 이런 반응을 보이는 까닭은 어렵지 않다. 이는 ‘나’가 아내의 정신을 온전히 유지하는 물리적 지지대와 심리적 지지대를 혼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와 아내는 애초에 사유의 평면이 서로 다른 것이다. 그러므로 ‘나’는 “정말 아내는 왜 집을 나간 걸까?”라는 질문의 답에 영원히 도달할 수 없는 것이다.

권상혁의 소설을 특징지을 수 있는 또 하나의 지점은 감각적 이미지들의 배치이다. 이는 소설의 기저에 놓여 있는 불안의 정서와 결부되어 해당 서사의 인물과 사건의 분위기를 결정짓는다. 그중에서도 가장 자주 사용되는 감각이 바로 후각 이미지이다. 그가 후각 이미지를 즐겨 사용하는 이유는 무얼까? 이유는 어렵지 않다. 가시성을 바탕으로 비교적 명료한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는 시각에 비해 후각은 그 자체만으로는 대상을 재구성하는 것이 그리 용이하지 않기 때문이다. 후각의 재현성은 그래서 추상적이다. 후각이 가지는 장점 또한 여기에 있다. 불안이 가지는 모호한 대상성을 관념을 통해 더욱 확장시킬 수 있는 것이 바로 후각 이미지가 가지는 특징이기 때문이다.

장미여인숙에 장미는 없었다. 음식물 쓰레기봉투에서 나오는 악취만이 띠를 두르듯 장미여인숙을 감싸고 있을 뿐이었다.(「황혼시장」)

「황혼시장」에서도 인물과 배경, 사건의 성격을 묘사하기 위해 이러한 후각 이미지들이 주로 사용된다. “쉰내”라든지 어딘지도 모르게 사방에서 올라오는 “쿰쿰한 곰팡내”는 후각 이미지를 통해 삶의 열악함과 그 안에 거주하는 사람의 이미지를 부정적으로 형성한다.

「너를 생각해」의 서사를 이끌어가는 서주는 유방암으로 유방절제술을 받은 뒤 복직한 교사이다. 자신의 기분이 조금 상했다고 서주의 처지를 배려하지 않는 교장과 복지부동의 자세를 유지하는 진로진학부 선생들, 인간에 대한 기본적 예의를 지키지 않는 행정실 직원들로 둘러싸여 있는 학교에서 서주는 분노와 함께 고립감을 느낀다. 그 과정에서 서주는 직업학교에 가지 않고 다시 학교로 복교하겠다는 준섭을 만나고 20년 전 연인이었던 영호의 전화를 받는다. 하지만 영호의 기억은 지우고 싶은 서주의 트라우마이기도 하다. 서주는 임신 사실을 알리기 위해 영호를 만나려 하지만 운명의 장난으로 영호를 만나지 못한다. 영호의 고향까지 찾아보지만 끝내 찾지 못하고 낙태를 하였기 때문이다. 과거의 트라우마와 함께 준섭의 복교를 돕던 서주는 뜻밖의 사실을 알게 된다. 마냥 순진해 보였던 준섭이 복교를 원한 것은 직업학교에 적응하지 못한 것이 아니라 다른 이유 때문이다. 서주는 20년 전 지키지 못했던 것을 지금이라도 지키겠다는 듯이 준섭의 죄를 공론화하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이 과정을 통해 서주는 영호의 기억이 가져다준 상처를 마주하는 데 성공한다.

권상혁의 소설을 읽는다는 것은 “숨을 조여오는 기계음”(「누수」)을 듣는 것과 같은 느낌을 가진다. 후각과 청각 등 소설의 전반에 걸쳐 다채로운 감각적 이미지를 통해 부과하는 불안의 정서와 조금은 가혹할 정도로 인물에게 부과하는 그로테스크한 묘사들이 그 원인이다. 이는 흡입력을 부여함으로써 읽는 이로 하여금 온전히 몰입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물론 서술트릭을 통해 소설가가 말하고자 하는 진정한 주제를 은폐하는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마지막까지 호기심을 유지하는 서사적 장치로 작동한다. 동시에 이는 일상의 비루함을 있는 그대로 때로는 극적으로 재현함으로써 분명히 존재하고 있었음에도 인지하지 못하는 동시대 삶의 양상들을 드러낸다.


목차


005 작가의 말

013 독(毒)
039 누수(漏水)
072 황혼시장
100 너를 생각해
152 길 위에서
177 블루데이
201 비행
232 강이가 온다

255 평론 | 김대현(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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